이해찬과 김태년의 ‘엄포’ ·· 한국당 교섭단체? ‘법대로 간다’
이해찬과 김태년의 ‘엄포’ ·· 한국당 교섭단체? ‘법대로 간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5.1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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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협상 강공
법대로 하면 싹쓸이도 가능
신장식 변호사의 예상
법사위와 예결위 안 넘기나
공수처장 문제도 실익 없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래통합당의 공식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총선 이후 합당을 추진하지 않고 독자 행보로 가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한 경고를 날리고 있다. 특히 19석의 한국당이 1석만 추가하면 원내교섭단체가 될 수 있는데 민주당은 그렇게 되더라도 국회 협상 파트너로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2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꼼수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은 21대 국회의 정상 작동을 방해하는 몰염치한 행위다. 결코 용납하지 않고 특단의 대응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4월29일에도 같은 내용으로 경고한 바 있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법대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위한 2+2 회동(이해찬·김태년+주호영·원유철)을 제안해놓은 상태다. 일종의 교섭단체 정당들이 협상 테이블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국민의당이나 통합당의 도움을 받아 교섭단체 구성에 나설 기세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된다고 해도) 국회 운영상에 있어서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대표가 경고한 특단의 대응책은 ‘법대로’ 상임위원장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4년 동안 두 번(전반기+후반기)의 원구성 협상이 관행적으로 진행되어왔고 여기서 18개 상임위원장이 결정됐다. 협상에 따라 낙점된 상임위원장 후보는 본회의에서 홀로 입후보하고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되는 관습적 패턴이 있었다. 민주당은 그걸 따르지 않고 후보를 자유롭게 받은 뒤 제대로 된 투표로 결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면 단독으로 177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할 수 있다. 

국회법 41조 2항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은 제48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따라 선임된 해당 상임위원 중에서 임시의장 선거의 예에 준하여 본회의에서 선거한다”고 돼 있다. 

정의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는 8일 방송된 MBC <정치人싸>에서 “이해찬 대표가 너네 그렇게만 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이게 뭘까. (더불어시민당과) 합치기로 했는데 우리도 (교섭단체를 하나 더) 만든다가 아니다. 고민을 해보니까 법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의석수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것은 관행이다. 법대로 하면 180석 있으면 싹 다 가져갈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관행대로 할래? 꼼수 교섭단체를 만들면 법대로 한다? 이런 얘기가 아닐까라고 추측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12대 국회까지는 전부 다 법대로 했더라. 13대 국회(1988년~1992년)에 와서 DJ(故 김대중 대통령)와 JP(故 김종필 국무총리) 있을 때 의석수대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이런 게 생겼다”며 “통합당도 이걸 알고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들끼리의 경선 중에도 (한국당과) 합치겠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관측했다.

실제 몇몇 통합당 의원들은 빨리 한국당과 합당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시간을 갖고 정무적 노림수를 살피고 있다. 한국당이 보는 실익은 공수처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추천권이다.  

신장식 변호사(오른쪽)는 민주당이 원구성협상의 관행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했고 실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캡처사진=MBC)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욕만 먹고 실리는 없을 것”이라며 “현행법으로 공수처장추천위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권한이 여야 두 명씩 할당되어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제2 교섭단체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실익이 없다. 어차피 야당은 2명”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의석수 비율에 따라서 상임위원장을 배정하는 게 13대 여소야대 때 시작된 것이고 그게 관행처럼 되어 왔는데 이게 제대로 된 것인지 한 번 따져볼 생각”이라며 “그런 관행들이 국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 살펴볼 생각이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야 된다”고 밝혔다.

물론 김 원내대표는 “관행이니까 가급적이면 지키는 게 좋겠다는 기본적 생각은 갖고 있다”고 전제했다.

허나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 국회 차원의 대응을 강조하고 있고 ‘일하는 국회’라는 슬로건으로 입법 절차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법대로 카드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는 “예전처럼 개원을 무기로 한 야당의 발목잡기나 트집잡기에 끌려가는 것을 국민들이 바랄까 하는 생각”이라며 “지금 꼭 그렇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법대로 표결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공언했다.

김 원내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간의 원구성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미지=연합뉴스)

상임위원장 싹쓸이도 가능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통상 17대(2004년~2008년)부터 제1야당에게 배정됐던 법사위원장(법제사법위원회)과 예결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몫으로 실력행사를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협상을 통해 가급적 타결을 해야 하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야당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악용했던 사례를 환기했다.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맡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13일 예정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부친상을 당한 주 원내대표에 대해) 조문을 가서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상주를 위로하고 조문하는 자리라서 우리가 해야 될 일과 관련해서 깊은 얘기를 나누기엔 적절한 자리는 아니었다”며 “여야 간 협상과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는 나눴지만 방송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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