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신세계 1분기 최악 성적표…백화점 영업익 1000억 증발
롯데쇼핑, 현대백화점도 1분기 영업익 7~80% 하락…코로나 인한 휴점 탓
2분기 ‘보복소비’ 타고 반등 가능할까?…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달려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서울시의 한 백화점 (사진=우정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서울시의 한 백화점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신세계·현대백화점·롯데 쇼핑 등 국내 백화점 빅3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백화점은 그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패션·잡화·화장품 등의 소비를 줄이는 상황에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연초에 비해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된 데 따라 2분기엔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충격’ 신세계 1분기 최악 성적표…백화점 영업익 1000억 증발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급감한 33억원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분기에만 1000억원이 줄었다. 매출은 1조1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감소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업은 면세점이다. 면세점의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30.5% 줄어든 4889억원,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6억원이다. 

시내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줄었고 공항점은 40%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마트도 코로나 악재 속에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줄었다. 반면 매출은 5조2108억원으로 13.6% 늘었다. 물건을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

이는 직전 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잘 나타난다.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100억원)보다 584억원 늘어 흑자 전환했다. 매출(4조8332억원)도 7.8% 신장했다.

별도 기준으로 할인점의 영업이익은 84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비교해 601억원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작년 1분기보다는 2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이 이어졌던 2~3월이 포함돼 있는 만큼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마트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3월 말까지 23개 점포가 37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을 했다.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사진=우정호 기자)

롯데쇼핑, 현대백화점도 1분기 영업익 7~80% 하락…코로나 인한 휴점 탓

롯데쇼핑 역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하락했다. 백화점과 영화관의 타격이 컸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6% 줄어든 521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은 8.3% 감소한 4조767억원,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대형 집객시설을 기피하고, 소비 심리 악화로 백화점·컬처웍스 등의 매출 부진이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백화점은 1분기 매출 6063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82.1% 급감했다. 코로나 19 탓에 다중 집객시설인 백화점 방문을 기피하고, 소비 심리가 침체하면서 고마진 패션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해외 백화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집객 감소 및 휴점, 션양점 영업종료(2020년 4월)의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4월 이후 기존점 성장율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할인점의 1분기 매출은 1조6023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1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6.5%로, 코로나19 영향에도 온라인 매출액이 42.5%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집객 감소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단, 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10.6% 증가했다.

해외 1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1.5%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매출이 지속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14.2% 증가했다.

슈퍼는 1분기 매출 4913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근거리 쇼핑 채널 선호 경향이 나타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와 판관비 절감으로 적자를 112억원 줄였다.

홈쇼핑 매출액은 2690억원, 영업이익은 367억원이다. 헬스케어 및 감염 예방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6% 늘었다. 방송수수료 증가분이 134억원 반영됐지만, 매출이 증가하며 4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기피 및 소비 심리악화로 국내 유통 기업들이 어려움이 많았다"며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을 활용해 e커머스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백화점·마트·슈퍼 등 점포의 수익성 기준으로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매출 4496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80.2%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백화점만 놓고 보면 매출은 3926억원으로 17.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65.3% 줄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사업은 2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문을 연 시내 면세점 영향으로 매출은 8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 영업손실도 236억원에서 194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현대백화점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점포 문을 수시로 닫고, 소비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다중이용시설을 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

2분기 ‘보복소비’ 분위기 타고 반등 가능할까?…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달려

다만 2분기나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반등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쇼핑’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이 3월을 바닥으로 4월부터 반등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3월 28.7% 역신장하였으나 4월에는 역신장폭이 8.7%로 줄어들었다.

황금연휴 나흘(4월30일~5월3일)간 이어진 연휴기간 매출액은 지난해 5월 초 연휴 기간(5월3일~6일) 대비 3.3% 올랐다. 특히 명품(22.1%), 아웃도어(21.8%), 생활(21.2%) 부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5% 줄었다. 그러나 해외패션(21.7%), 리빙(19.9%), 골프(11.9%) 등이 사치제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목·금·토·일과 비교하면 8.8% 증가했고, 이 기간 아울렛 매출은 전년 동기 대 25.7%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도 올 2분기가 매출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백화점의 매출이 회복세에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직격탄을 받은 면세점도 2분기에는 재고품의 내수 판매 허용과 제3자 국회 반송(수출)이 가능해지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3자 국외 반송이 되면 항공길이 막혀 국내 입국이 힘들었던 중국의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면세점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임차료 감면도 실적 반등에 좋은 기회다. 

신세계면세점의 임차료 감면 추정치는 400억원가량이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소 늦게 진행한 정기세일에서 매출 감소폭이 줄었고 황금연휴 동안 매출이 오르는 등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2분기부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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