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국민 47.5% 우울감 호소
대구시민 가장 높아...65.3%

코로나19 장기화에  노인복지 시설이 문을 닫자 갈 곳을 잃은 노인이 시민청을 찾아 졸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노인복지 시설이 문을 닫자 갈 곳을 잃은 노인이 시민청을 찾아 졸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 절반 수준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업주부가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A씨도 그 중 한 사람으로 감염에 대한 걱정과 심리적 불안감에 수면장애를 호소했다. 즉, 이는 이미 코로나19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개개인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연구원은 지난 4월, 전국 17개 광역시도 15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에 달했다.

‘매우 심하게’ 느끼는 비율은 1.8%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절반 가까운 국민이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했다. 이는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비율은 높아져 50대 52.2%, 30대 46.5%, 10대 40.0%가 불안,우울하다고 응답했다.

경기연구원(2020), 코로나9로인한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 (자료= 경기도)
경기연구원(2020), 코로나9로인한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 (자료= 경기도)

직업별로는 전업주부가 59.9%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54.3%), 계약직 근로자(53.4%), 중고등학생(46.8%), 무직자(46.7%)가 뒤를 이었다.

특히 대구시민의 불안,우울감이 전국 평균보다 약 20% 높은 65.3%로 나타났다. 부산은 55.4%, 대전은 54.5%이었으며 경기도는 47.6%로 평균 수준이다. 국민 20.2%는 코로나19로 수면장애를 경험한다고 말했으며, 대구시민은 그 비율이 30.6%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스트레스는 메르스의 1.5배, 경주,포항 지진의 1.4배, 중증질환의 1.3배, 세월호 참사의 1.1배 등 타 재난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5점 척도 기준 4.1점으로 나타나 메르스(2.8점), 경주, 포항 지진(2.8점)보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국민 대부분은 확진자에 대해 위로와 동정을 느끼고 있으며(67.3%), 분노와 원망은 16.2%, 무감정은 16.5%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면 ‘특정 개인, 단체의 일탈행동에 대한 원망’이 22.7%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될 것이라는 절망감은 16.3%로 나타난 반면, 일선 의료인력에 대한 응원(19.2%), 정부와 방역정책 응원(12.3%) 등 긍정적인 답변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 응답자 절반(49.6%)은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심리정신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30대(53.8%)연령에서 에서 가장 높았다.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경제위기 못지않게 국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민 트라우마 확산, 즉 멘탈데믹(mentaldemic)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도민 힐링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계층・대상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들의 심리정신적 트라우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계층,대상별 국민 맞춤형 심리정신 회복지원 프로그램 도입으로 국공립 의료기관의 감염병-정신응급 대응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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