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대 기업 중 30곳 매출 하락…영업이익 61% 하락
매출 성장 한계점 도달…신성장 동력 발굴 절실

SK하이닉스는 한 해 사이 매출이 37.2%(40.3조원→25.3조원)나 떨어져 조사 대상 기업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한 해 사이 매출이 37.2%(40.3조원→25.3조원)나 떨어져 조사 대상 기업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사진=SK하이닉스)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국내 매출 상위 50대 기업 중 60%에 해당하는 30곳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대 기업 중 30곳 매출 하락…영업이익 61% 하락

21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가 ‘1984년부터 2019년까지 36년 간 매출 50위 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대 기업 중 60%인 30곳은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 덩치가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61%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984년부터 36년 연속 매출 50위를 유지한 곳은 8곳이었고, 지난해 매출 50위 클럽에 호텔신라, LG생활건강, HDC현대산업개발 세 곳은 새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따르면 50대 기업 중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하락률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대우건설(20.7%↓), 대림산업(20.6%↓), GS건설(19.5%↓) 등으로 2018년 대비 2019년에 평균 2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1년 만에 매출 외형이 2조 7935억 원에서 4조 2111억 원으로 50.7%나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외주주택 사업부문 매출이 1조 9700억 원에서 2조 86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도 4조 8000억 원대에서 7조 원대로 47.3%나 매출이 높아졌으나, 2년 연속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소 빛을 바랬다.

한편 2019년 매출 50위 클럽에는 세 곳이나 신규 기업이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신라’는 2018년 72위에서 45위로 27계단이나 점프했고, ‘LG생활건강(66위→46위)’, ‘HDC현대산업개발(87위→48위)’도 각각 20계단, 39계단 순위가 높아졌다.

반대로 한국조선해양(32위→54위), SK가스(46위→79위), 두산중공업(50위→53위) 세 곳은 2019년에 매출 50위 클럽에서 빠졌다.

매출 TOP 10에도 순위 변화가 생겼다. 2018년 매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던 ‘LG화학’은 2019년에 12위로 TOP 10 자리를 내줘야 했다. 대신 그 자리를 2018년 11위였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꿰찼다.

지난 1984년부터 2019년까지 36년 연속 매출 50위에 포함된 곳은 8곳으로 2018년과 기업 숫자는 동일했다. 해당 기업은 삼성전자(18년 1위→19년 1위), 현대자동차(3위→3위), LG전자(7위→6위), LG화학(10위→12위), 삼성물산(13위→14위), 대한항공(19위→20위), 현대건설(27위→23위), 대림산업(29위→32위)이다.

포스코와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상장 시점이 1984년 이후였지만 두 회사 모두 30년 넘게 매출 50위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한 해 사이 매출이 37.2%(40.3조원→25.3조원)나 떨어져 조사 대상 기업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두 회사에서 올렸던 2018년 영업이익은 모두 64조 원 수준이었으나 이듬해 16조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5%(48조 원)나 감소했다. 

매출 50위 영업이익 현황(자료=지속성장연구소)
매출 50위 영업이익 현황(자료=지속성장연구소)

매출 성장 한계점 도달…신성장 동력 발굴 절실

한편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상위 50대 기업의 매출 덩치는 지난 1984년 34.3조 원에서 2019년 830.9조 원으로 35년 간 21.6배 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매출 외형 성장 흐름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2019년 매출 50위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이전해보다 외형이 감소한 곳은 60%인 3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2011년 801.2조 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800조 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후 8년 동안 900조 원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이후 2012년 851.8조 원, 2013년 864.3조 원으로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그러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4년 845조 원→2015년 795.5조 원→2016년 772.6조 원으로 하락한 것.

2017년(835.9조 원)과 2018년(872.9조 원) 2년은 다시 성장세로 전환했지만 900조 원 벽을 돌파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작년 매출은 이전해보다 34.5조 원 감소한 830.9조 원으로 주저앉았다. 4% 정도 매출 외형이 줄어 든 것이다. 

2015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작년 50대 기업의 매출은 사실상 2012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로 매출 덩치를 키워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신경수 대표는 “지난 해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간판급 대기업들의 매출과 영업내실은 내리막길로 진입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고 가야 하는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조차 하반기에는 생존을 위해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비용 감축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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