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광주형 일자리는 전시성 일자리”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1일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광주형 일자리 강행 규탄 및 전면 재검토 축구’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반쪽 짜리 반노동 일자리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우정호 기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1일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광주형 일자리 강행 규탄 및 전면 재검토 축구’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반쪽 짜리 반노동 일자리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광주형 일자리 재개를 강하게 비판하며, 광주형 일자리의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1일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광주형 일자리 강행 규탄 및 전면 재검토 축구’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반쪽 짜리 반노동 일자리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형일자리는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사업이다. 기존 완성차업체의 절반 수준으로 임금을 정해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와 지자체가 복리후생 비용 등을 지원해 노동 처우를 보전한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광주형일자리를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나쁜 일자리'로 규정하며 줄곧 반대해왔다. 반면 한국노총은 광주형 일자리에 찬성해왔고, 지난해 1월 광주시·현대차와 노사상생발전협정을 맺었다.

그러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3월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촉구하며 공식 파기를 선언했다가, 지난 29일 이를 철회하고 복귀했다. 한국노총의 복귀로 광주형일자리는 재시동을 걸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광주형 일자리는 노조 혐오에서 출발한 것으로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노동자들이 사업자에게 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차 시장은 축소되고 있고 광주형일자리의 공장은 경차 생산을 예고하고 있어 경차시장의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등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몰이해'와 문재인 정부의 성과중심 주의 '강박'이 결합해 ‘좋은’ 일자리로 포장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대표적 정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시장 경차(배기량 1,000㏄ 미만) 판매량은 11만5,859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12년만 해도 20만2,844대의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약 7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판매량 10만대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금 생산하는 경차도 팔리지 않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는)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한바 있다.

광주형일자리 공장의 사업주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1000cc급 경형 SUV를 연산 10만대 규모로 위탁 생산키로 했다. 같은 종류의 경형 SUV는 현대차와 한국GM에서 생산하고 있고 정해진 시장 안에서 타 지역의 경차 생산 수요를 뺏어 올 수 밖에 없다고 금속노조는 주장하고 있는 것.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 아닌 대화채널을 오픈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광주형일자리는 초 헌법적인 조치로 노동3권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현대차 노조로서 광주형 일자리가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보면 아니라는 결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며 “경차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중대형 차종 일자리에도 영향을 끼칠것이 자명하고 자동차 제조업의 임금하방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논의도 없는 광주형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의 공멸을 이끄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국가 정책에서 2030 미래차 로드맵은 친환경 전기차·수소차 중심의 전략을 취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는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를 생산하겠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이율배반적이고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광주형일자리에 대해 “광주시가 장단을 치니까 정부가 노래를 부르고 한국노총이 춤을 추는 한 판의 광대놀음을 보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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