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공약 패키지화
일단 에너지량 줄여야
재생에너지 협력
중국과 미세먼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고은영 제주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사실 이번 공약을 짤 때 녹색당은 보수적으로 했다. IPCC 국제 기준을 따른 것 뿐”이라고 말했다.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2030년까지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감축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2028~2030년 안에 지구의 표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구의 생체리듬이 파괴되고 인류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도 각국 정상들에게 편지를 보내 탄소 제로 플랜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중앙뉴스>는 4월10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후위기 대응 관련 대담을 열었다. 향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이번 대담에는 이현정 정의당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장, 고 위원장, 손상우 미래당 부산시당 대표 등 3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공약이) 녹색당 입장에서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 위원장은 “한국에서 따로 연구된 바가 많지 않기 때문에 IPCC 목표 수치를 따르고 거기에서의 이행 전략을 제시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그 이행 전략이 에너지 뿐 아니라 시민의 삶 전체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저희 시선을 담은 것이다. 왜 우리가 토건으로 신도시를 개발해서 1시간 반, 2시간 반 지옥철을 타고 서울에 출퇴근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그렇게 굳이 가해자로 살아가야 하는지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계 공약으로 전국민 3주택 이상 소유 금지가 있다. 녹색당은 주거에 대한 관점을 전환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금지라는 것은 규제를 한다는 의미다. 공약집에 담지 않은 추가 공약으로 제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고은영 위원장은 녹색당의 그린뉴딜 공약이 종합 패키지 차원에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기후위기 시대에는 일단 줄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고 위원장은 “녹색당이 탈핵과 탈탄소의 우선 순위에 대한 질문부터 되게 다양하게 기존의 시각에서 자주 받는 질문들이 있다. 그때마다 가장 먼저 일단 줄이는 게 먼저(라고 답한다)”며 “줄이기 위한 정책과 산업에 투자하는 것들 거기서 일자리 만들고 어떻게 살 것이냐를 다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의 에너지 기본 계획은 에너지 사용량이 점점 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수요 관리나 줄여가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의당도 산업용 전기 가격을 거론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 수요를 줄이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고 환기했다. 

이어 “내가 정의당 비례 경선을 할 때 미세먼지 케어 3총사 가전제품이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이다. 진짜 아이러니한 것은 전기 많이 먹는 가전제품을 사라고 하면서 미세먼지 킬러라고 하더라. 전자랜드 광고에서 킬러라고 했다가 나중에 케어로 바뀌었다”며 “걔네들 때문에 화력발전소 더 돌려서 미세먼지를 더 만들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이런 아이러니다. 우리 사회가 에너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려면 그런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기 사용량의 흐름이 여름보다 겨울에 집중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국에서 전기 사용량 계절 패턴이 바뀌었다. 여름에 에어컨 많이 틀어서 전기 사용량 피크였지만 지금 겨울로 바뀌고 있다. 전기장판도 있지만 요새 큰 건물 가면 냉난방이 다 공조 시스템”이라며 “공기를 뎁혀서 난방을 하는 것이다. 온돌이나 라지에이터가 아니라 전기를 써서 난방을 하는 것이다. 엄청나게 에너지 비효율적이다. 에너지 효율을 생각하면 난로나 온돌이나 라지에이터가 낫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손 대표는 “물 내리는 것도 자동화되어 있고 다 과잉 자동화 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도 “재난 사회가 온다고 치면 에스컬레이터가 멈추고 많은 도시 속 자동화 시스템이 멈추면 오히려 그게 대피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완전 혼란의 도가니가 올 수 있다”고 호응했다. 

녹색당도 이번에 처음으로 공약을 포괄적으로 짜봤다.

고 위원장은 “저희도 이런 형태의 통합 정책은 처음 내봤다. 이렇게 패키지화는 처음이다. 누군가는 백화점식이냐 왜 이런 것도 들어가 있냐. 다 모였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희는 이렇게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유럽의 그린딜처럼 먹거리 플랜, 전환, 농업, 에너지 생산 등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짜고 싶었다. 녹색당의 활동은 이걸 보강하고 구체화시켜서 실현 전략을 세워서 지역에서 이행 전략을 짜는 것 그런 형태가 될 것 같다. 저희가 좀 방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총선 공약으로 끝낼 게 아니고 사회 대전환도 한 번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며 “총선 정국에서 지금으로서는 그린뉴딜이 물론 3당(정의당·녹색당·미래당)이 모여서 핵심적으로 가져가자고 했고 민주당도 공약 발표를 했지만 나는 더 큰 압박과 더 큰 사회적 요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현정 위원장, 고 위원장, 손상우 대표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정의당과 녹색당의 차이는 ‘재생에너지 협력’ 부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고 위원장은 “정의당과 많이 다른 것이 재생에너지 협력체계 부문이다. 에너지는 곧 안보이기도 하다. 안보와 크게 밀접하게 관계돼 있는데 전기 사용 시스템 그리드와 관련 유럽과 한국이 많이 다르다. 한국은 북한이 또 있다”며 “저희는 남북 중심이다. 에너지 교환 시스템과 신재생 에너지로 평화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한중일로 제시했던 이게 그린뉴딜이 통일 정책일 수도 있다. 이 부분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기후위기라는 말보다 미세먼지가 좀 더 크게 다가오는데 정부는 중국 탓을 하기 마련이다.

이 위원장은 “미세먼지 얘기만 하면 중국 얘기를 하는 것에 비판적이다. 고농도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대부분 자체 발생원의 비율이 높아서라고 생각하고 있고 내가 본부장(정의당 생태본부)할 때 미세먼지 관련 논평을 내서 그게 기사로 나가면 댓글로 왜 중국 얘기는 안 하냐. 욕하는 분들이 되게 많다”며 “작년 초 미세먼지를 생각했을 때 다들 중국 욕만 하더라. 그것에 대해 정부와 언론도 잘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프레임이 바뀌어야 한다. 나도 천식 환자라 에어 비주얼 앱을 보고 미세먼지에 되게 민감한데 대기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중일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만 욕하는 데에 비판적인 이유가 있다. 중국 욕하려면 메이드 인 차이나 물건 하나도 없는 사람만 욕을 할 수 있다. 중국에 그렇게 오염 산업이 많이 모이게 된 데에는 국제사회의 책임이 크고 거기에는 한국의 책임도 있는데 중국 탓만 그렇게 하고 있느냐. 그런 면에서도 한중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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