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액 377억원…소멸 금액 1/3에 그쳐
SKT 557억원·KT 462억원·LGU+135억원

이통3사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이통3사 본사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이동통신사에서 요금 지불 후 제공하는 마일리지 가운데 75%가 사용되지 않아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소멸된 통신 마일리지가 1154억원 규모다.

아울러 소멸된 통신 마일리지는 이용한 통신 마일리지 377억원의 3배 가량 된다. 소멸 금액이 이용금액보다 3배나 많아 여전히 통신 마일리지 활용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2015∼2019년 통신 마일리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통신사별 마일리지를 보면 SK텔레콤은 557억원, KT는 462억원, LG유플러스는 135억원 가량이 사용되지 못했다.

통신 마일리지는 이동전화와 데이터 사용량이 정해지지 않은 종량제 요금제 사용자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월 납부한 금액 중 일정 금액을 돌려받는 형태다. 그동안 마일리지 존재나 사용법을 모르는 고객이 많아 해마다 수백억 원 규모의 마일리지가 사라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통신 마일리지는 적립 후 7년이 지나면 소멸되고 통신료 납부 등에 현금 대신 활용할 수 있다. 제휴업체 매장에서 쓰는 멤버십 포인트와는 다른 개념이다. 

(자료=소비자주권)
(자료=소비자주권)

자료 분석에 참여한 김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정책팀장은 “정액형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멤버십 포인트에 비해 마일리지는 사용처가 통신요금, 부가서비스 이용료, 단말기 유지보수 등으로 제한돼 있고 홍보도 부족하다. 사용처를 영화·외식·쇼핑·생활레저 등 110여곳에 이르는 멤버십 포인트 수준으로 넓히고, 사용기한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주권은 "종량제 요금제가 주류를 이뤘던 2G와 3G 시대에는 통신 마일리지 활용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LTE 이후 정액제 요금제 가입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소멸되는 마일리지가 늘어났다"면서 "이통사들이 통신 마일리지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아, 기존 2G, 3G가입자들이 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 적립된 통신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전에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이들이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동통신 마일리지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이동통신사들은 2010년 이후 신규 가입을 받지 않는 옛 요금제 가입자들한테 국한된 것이고, 말 그대로 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이라 사용 기간과 사용처를 제한해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동통신 가입자와 소비자단체들은 “이동통신사가 어떤 목적으로 주었든 상관없이 이미 가입자 손에 들어간 것이고 금전적 가치가 있는 만큼 사용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