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고용보험’으로 뭉친 서울시장과 민주노총
‘전국민 고용보험’으로 뭉친 서울시장과 민주노총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5.28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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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과 김명환 위원장
전국민 고용보험
4가지 요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총선 정국에서 띄운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여권에서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합회)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0만 조합원의 제1의 전국노조가 된 만큼 일찌감치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노사정 대화를 제안해서 지난 20일 첫 회동이 이뤄졌는데 이제부터는 광역단체장과 만나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계셔서 노동계 입장에서는 반갑고 감사하다”며 4가지를 당부했다.

그것은 아래와 같다.

①고용유지·실업급여·사회보험 지원 등 서울시와 연대 방안 모색
②전국민 고용보험제를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대비
③지역고용안정기금과 한시적 실업급여 정책 병행
④서울시 추경(추가경정예산) 확대 편성을 통해 사각지대 노동자 지원

김명환 위원장과 박원순 시장의 모습. (사진=민주노총)

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서울 차원에서 박 시장의 역할을 요청하고 공동 협력과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코로나 위기는 간접고용·특수고용노동자·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중소영세 자영업자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고 환기했다.

관련해서 김 위원장은 △재난 시기 모든 해고 금지 △생계소득보장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등을 “핵심 요구로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고 가장 취약한 노동자부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환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지난주 시작됐고 그 이전부터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의 노정 협의도 병행하고 있다. 오늘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이라며 “그동안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해온 서울시가 이번에도 모든 지역의 모범과 모델이 되는 선도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공조와 협력을 위한 공동의 노동행정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며 “지방정부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예산을 투입할 때는 중앙정부의 복잡한 행정절차나 허가 조건을 향후 6개월 또는 1년 동안 특례 또는 지침 등으로 간소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②에 대해서는 “포스트 코로나는 이전으로의 원상회복을 넘어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과 새판을 짤 것을 우리에게 주문하고 있다”며 “핵심은 전국민 고용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촘촘한 사회안전망 확대다. 그동안 재원 부족과 소득 파악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실현하지 못 했던 과제들을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의 반쪽 고용보험을 넘어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 이주노동자 등 모든 취업자가 함께하는 고용보험 전면 도입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③과 관련 김 위원장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제화, 쥬얼리, 봉제 노동자들은 노동 이력에 증빙조차 안 되고 있어 고용유지 지원책을 못 받고 있다”며 “노조와 당사자 조직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관련 업계의 경우 고정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임대료이고 인건비 순인데 사업주 중심의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도심 제조업 종사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서울시에서 지역고용안정기금과 한시적 실업급여 혹은 실업부조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④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서울시 추경을 확대 편성해서 서울시 차원에서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노동자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지역 차원에서 일상적인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서 노동존중특별시로서 더욱 소통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4가지 당부사항을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박 시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달리 대권 주자로서 정책 시그니처가 없다. 그래서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연일 밀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나름 진정성이 있다.

박 시장은 김 위원장에 “민주노총 위원장의 공식적인 시청 방문은 처음 아닌가. 시청 광장에 데모 말고 대화하러 (청사 안으로) 온 것은 처음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K-방역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전국민 건강보험이다. 각자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서로 나누는 것이 건강보험의 존재 의의이고 그것이 대한민국을 방역과 의료의 모범 국가로 만들었다”면서도 “일자리 방역은 완전히 달랐다. 지금의 고용보험은 산업화 시대의 일반적 노동을 중심으로 구성돼 탈산업화, 경제의 서비스화, 디지털화 시대의 변화를 담지 못 했다”고 환기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와는 달리 사회 연대의 방식으로 풀어내야 한다. 전면적인 전국민 고용보험 실시가 그 핵심”이라며 “조금 더 좋은 일자리의 노동자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전국민 고용보험을 먼저 제안해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박 시장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존중하는 편인데 20일 출고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 가운데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고임금 노동자들도 많다. 전국민 고용보험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한 노동자나 자영업자들을 포괄하는 제도”라며 “새로운 노동자 군이 대거 배출되고 사회적 연대를 고민한 결과를 민주노총이 내놓은 것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런 시기에는 계급적 이해를 넘어 사회공동체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노조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노조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파했다.

이런 차원에서 박 시장은 김 위원장에게 “전국민 고용보험은 노조가 사회개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국민에게서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며 “20세기 산업화 시대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21세기 복지국가를 만들자”고 복돋았다.  

한편, 박 시장은 29일 김동명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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