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 인하
대내외적 경제 너무 안 좋아
정부와 중앙은행 ‘돈 무조건 풀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사상 최초 제로금리로 돌입(3월16일)한지 두 달여만에 또 다시 기준금리를 내렸다. 0.75%에서 0.5%가 됐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정부의 압박에도 금리 동결로 버텨왔던 이주열 총재 체제의 한은이 한국판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 기조에 완전히 빠져들어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8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연 0.75%의 기준금리를 0.5%로 낮췄다. 다른 이유는 없다. 코로나발 실물경제 침체가 금융경제를 넘어 기간 산업 전체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한은은 돈을 푸는 데에 올인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0.5%로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은 현재 유동성 확대 기조 차원에서 △제로금리 △환매조건부채권 무제한 매입(한국판 양적완화)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 등 크게 3가지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최대치로 구사하고 있는데 △2월28일 ‘코로나19 민생경제 종합대책’으로 20조원 마련 △3월17일 1차 추경(추가경정예산) 11조7000억원 △4월30일 2차 추경 14조3000억원 △30조원 규모의 3차 추경 제출 예정 △재원 조달을 위해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 등을 단행했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가 너무 어렵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자체가 불황기로 접어들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는 물건을 사줄 국가들이 수입량을 줄이고 있어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출액 금갑은 정말 심각하다. 

이를테면 △올해 4월 수출액 작년 동월 대비 24.3% 감소 △2016년 2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저 △무역수지도 8년 3개월만에 적자 △5월20일까지의 수출액도 20.3% 감소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도 작년 4분기 대비 –1.4% 등만 봐도 그렇다.

미중은 –30%대이거나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 자체를 제시하지 못 할 정도로 더더욱 심각하다. 체감 경기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이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은 기준금리를 0.00%~0.25%로 내려놨다. 역대급 제로금리 수준인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강하게 압박한 결과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 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 투자 조정이 이어졌다”며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됐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최근 임명된 조윤제 금통위원은 이번 정례회의 의결 과정에서 스스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상 최초로 셀프 제척을 실행한 것인데 조 위원이 보유한 비금융 중소기업 3개 주식에 대한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