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청와대로 원내대표 초대
주호영 원내대표 원구성협상 서운함 표해 
형식 간소화하고 의전 최소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청와대 3자 회동이 2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 간의 만남은 1년 반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28일 정오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맞이했다. 한옥 구조의 접견실인 상춘재에서 가볍게 인트로 대화를 이어갔는데 드레스 코드는 노타이 정장 차림이었다.

구체적으로 무슨 주제로 대화를 나눴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대비용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경제정책 전환 △21대 국회 협치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종종 여야 당대표 또는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서 국정 현안을 논의해왔다. 원내대표를 불러 실무 논의를 한 사례는 △집권 초 여야 5당 초대(2017년 5월19일) △첫 번째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2018년 8월16일) △두 번째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2018년 11월5일) 딱 세 번이었다. 상설협의체는 분기별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합의했었지만 2019년 이후 패스트트랙(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대치 상황과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가 펼쳐지는 등 극단적인 갈등이 부각되어 한 동안 요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김태년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마침 날씨가 화창했는데 김 원내대표는 “날씨처럼 대화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원구성협상 과정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간다 얘기만 안 하시면”이라며 뼈 있는 말로 응수했다.

177석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협상 테이블에서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와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다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18개를 독식하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듣고 있던 문 대통령은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서둘러 공식 포토타임을 가진 뒤 상춘재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당초 예정된 회동 시간은 70분이었지만 실제로는 두 배 넘게 진행됐다. 상춘재 회동과 청와대 경내 산책까지 다 마치고 14시37분에 끝났다. 

이번에는 공개 모두발언을 생략했고 전부 비공개로만 대화를 나눴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배석하지 않았고 오직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최소한의 청와대 실무진만 배석했다. 카메라 없이 정치인 배석자를 최소화했다는 것은 ‘정의기억연대 사태’ 등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배제하고 오직 정책 의제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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