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의제 ·· 청와대 3자 회동 ‘무슨 내용’ 오갔나?
‘14개’ 의제 ·· 청와대 3자 회동 ‘무슨 내용’ 오갔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5.28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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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가지 의제
원구성협상 내로남불
경제 문제
정무장관 제안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분위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청와대 3자 회동을 통한 여야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사회의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고 마침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정오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배석자를 최소화(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실무진만 배석)하고 대화 시간도 2시간 반이나 될 만큼 격의없는 소통이 이뤄졌다. 

두 원내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17시부터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동에서 오고간 논의 내용을 브리핑했다.

상춘재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를 맞이하는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연합뉴스)
상춘재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와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를 맞이하는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청와대)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가 국민통합을 위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과 故 노무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행보를 평가했고 “국회의원 시절 국방위원회 동기였는데 합리적인 면을 많이 봤다”고 발언했다.

이어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다. 아무런 격식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다. 과거에는 뭔가 일이 안 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 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시간 동안 식사 회담이 진행되고 40여분간 산책이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두 원내대표에게 석조여래좌상을 직접 소개했다. 내려가는 길에 김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오늘 우리들을 위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를 보고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내가 업어드리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주 원내대표에 따르면 이날 논의된 의제는 14개다. 

①원구성협상 
②대북 정책 
③위안부 문제 
④확장적 재정정책
⑤기업 활성화
⑥탈원전 
⑦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⑧특별감찰관 
⑨전국민 고용보험제 
⑩대학생 등록금 
⑪이천 화재 산업재해 사건 
⑫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보상 문제 
⑬국민통합 
⑭정무장관

우선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사실 녹취록을 만들어서 저희에게 주기로 해서 저희들이 말한 것을 일일이 메모하지 않았다. 그런데 녹취록을 주는 것이 대통령기록물법상 문제가 있어서 받지 못 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 기억을 더듬어서 말해야 한다. 용어나 정확한 표현상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양해 부탁한다”고 전제했다. 

통상 이런 자리가 있을 때마다 대통령은 야당 대표에게 국회 차원의 신속한 협조를 부탁하고는 한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는 상생과 협치를 말했고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맞아서 국회에서 신속한 조치와 협초를 부탁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상생과 협치는 저희들도 준비가 돼 있다. 야당을 진정한 국정 동반자로 생각하면 저희들도 적극 돕겠다고 말을 했다. 좋은 판결은 나쁜 화해보다 나쁘다는 말이 있듯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상생과 협치를 하면 정책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집행력도 높아지고 갈등도 줄어들기 때문에 그 상생과 협치의 자세만 돼 있다면 저희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그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대화 형식은 주 원내대표가 현안에 대한 자기 견해를 피력하고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중간에 김 원내대표가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했고 간혹 노 비서실장도 보충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동 내용을 설명하는 주 원내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먼저 ①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초기에 주로 국회 개원 협상과 관련된 일들 한 30분 가까이 김 원내대표와 대화를 했고 간혹 대통령도 의견을 냈다”며 “김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주로 주장했고 그래서 회의는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열리게 하는 문제, 그 다음에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를 없애는 문제 뭐 이런 주장이 있었고 나는 일하는 국회가 졸속 입법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의 경우는 양원이 있고 법제실의 기능이 강화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당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늦게 가는 것 같지만 위헌 법률 하나가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도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주 원내대표는 “원구성은 국회의장단을 뽑고 상임위를 배정하고 표결하는 그런 과정인데. 국회의장을 뽑으면 그 다음 단계가 상임위 배정이 안 되면 국회의장이 강제 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야당으로서는 협상력이 떨어져서 국회의장을 못 뽑는 사정이 있다”며 “그런 것들이 다 합의에 이르면 (법정시한 6월8일까지) 지킬 수 있다. 그것은 민주당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 가급적 국가적으로 위기의 순간에 기간을 지켜서 잘 할 수 있으면 좋은데 내 경험에 의하면 서로 간의 주장을 하고 80일 넘게 겨루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더라”고 주장했다. 

사실 민주당은 연일 법사위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상원 갑질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름(유선호·우윤근·박영선·이상민)까지 대서 이런 법사위원장들이 다 한 것 아닌가. 그래서 국회가 여야가 입장이 바뀔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 국민들의 신뢰를 못 받는 측면이 있다”며 “여야가 어느 상황에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룰을 만들고 그걸 다음 국회 때부터 시행하면 되는데 야당일 때는 이런 주장을 하다가 여당이 되니까 다 바꿔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면 상대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론했다. 

②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북한의 개방, 대화, 교류를 반대하는 국민은 없지만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께서 적어도 북핵 미사일이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확실한 안보가 보장되는 확신이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주 원내대표의 전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도 핵을 가지고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든지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그런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여러가지 국제 규정으로 인해 그걸 할 수 없어서 압도적인 재래식 전력으로 커버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북한이 국제적 주목을 끌기 위한 군사적 행동 외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하는 적대적 행위에 대해서는 상황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③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2011년 8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은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주 원내대표는 이 점을 거론하며 “지난 정권에서 합의가 있었는데 이 정권이 그 합의를 무력화하면서 3년째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위헌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당시) 일본과의 합의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게 있었는데 그런 문제도 언급이 있어서 그런 과정에서 윤미향 사건도 나온 것이라고 이 정도로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 문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가장 많이 당부하고 싶은 것은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이다. 동시에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심각하니 ④의 필요성을 어필했을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한 해 들어서 3번이나 추경을 해야 되는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다음에 추경이 필요하다면 어느 항목의 추경이 필요하고 그 효과는 어떤 것이고 재원 대책은 어떤 것인지 국민들이 소상히 알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며 “대통령께서는 야당으로서는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고 3차 추경을 하게 되면 그런 점들을 국회에 자세히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3차 추경까지 통과되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6.5%까지 상승할 수 있는데 주 원내대표는 이런 지점에서 우려의 표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작년에 추가 세수로 26조원 정도 더 들어왔기 때문에 아직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응수했다. 

⑤에 관하여 주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보수진영의 관점에서 “기업이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리는 것인데 기업이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각종 규제완화, 글로벌 기준에 맞는 세제라든지 반기업 정서가 없어지고 고용 유연성이 유지돼야만 리쇼어링이 가능하고 리쇼어링이 되면 국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 아닌가”라고 어필했고 문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⑥ 문제는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 자체가 해당 원자력발전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원전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고 그에 따라 △기존의 원전 수리와 부품 △수출 등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 에너지 수요가 최상까지 와 있어서 더 늘지 않고 있고 그 다음에 전기 비축율이 30%를 넘는 상황이어서 추가 원전 건설이 불필요하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나 (제조사인) 두산중공업에 관해서는 피해가 없도록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⑦과 ⑧은 연결되는 문제다. 청와대 인사 친인척의 부패 문제를 관리하는 게 ⑧의 역할인데 이는 ⑦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7월 출범을 위해 공수처장 인사 청문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공수처에 대해 “검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인사청문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지금 해달라는 것 자체가 졸속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과 김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천하는 공수처장추천위원회 위원 2명은 민주당이 법 제정 과정에서 야당에게 비토권을 준 것이고 그 2명이 반대하면 맘대로 임명 못 한다”는 점을 거듭해서 환기했고 주 원내대표는 “그걸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⑧과 관련 문 대통령이 “특별감찰관과 공수처가 중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같이 둘지 특별감찰관제를 없앨지 국회에서 논의해달라는 말씀을 주셨고 그 임명에 대해서도 양당이 협의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주 원내대표는 규제완화와 함께 고용보험 확대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⑨은 ④⑤과 연결된다. 

주 원내대표는 “특고(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부담 0.8%에 관하여 9개 부문의 사용자들이 이걸 기꺼이 부담할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서 재원 대책이 문제”라며 “(고용보험)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재원 대책을 세워야 하고 그 다음에 고용보험이 확대되면 그것과 상관관계에 있는 고용 유연성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고용보험만 확대되고 유연화가 안 되면 리쇼어링도 안 되고 기업 활성화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⑩은 오프라인 수업을 전제로 등록금을 냈지만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감면을 받거나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차원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가 일괄적으로 이 문제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곤혹스럽고 부담스럽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⑪에 대해서는 노 비서실장이 “피해자들과 회사 사이에 법률 대리인들이 들어서서 금액에 관해 합의를 하고 있고 계획이 있긴 한데 잘 처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⑫은 주 원내대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 꺼낸 것인데 “우리 사회공동체를 위해 의로운 일을 한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전적으로 혼자 감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코로나 거점 병원들이나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병원의 손해를 완전하게 회복하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수치나 자료로 드러난 것이 있다면 정부가 다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발언했다. 

⑬은 적폐청산과 내로남불의 문제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도 국민 통합을 말했고 대통령의 통(統)자도 통합할 통자인데 진정으로 나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전에 모두발언에서도 대통령이 국민 통합에 대해 말씀하셨다. 나는 국민통합의 요체는 공정과 법치주의라고 했다”며 “적폐청산과 관련해서 상대편에 대해서는 가혹하게 하고 내편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하는 일반 국민들의 정의 감정에 맞지 않는 그런 일들이 있어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 대법원, 헌법재판소 이런 곳들의 구성도 중립적이지 못 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 관해서 대통령께서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말씀했다. 낙하산 문제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언급됐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면이라는 이야기를 정식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국민통합과 협치의 환경 조성 이런 부분으로 말씀드렸고 직접 사면을 말씀드리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재선이던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특임장관으로 임명된 바 있는데 ⑭과 관련 비슷한 취지의 장관이 신설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주 원내대표는 “(2009년) 특임장관실 마지막 예산이 100억 정도 배정됐는데 사실 월급과 인건비가 60억이 넘고 사업비는 금액이 많지 않은데 그 공무원들도 타부처에서 파견을 받았고 새로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며 “특임장관실에서 정부 제출 법안을 관리하니 전년도 보다 정부 법안 통과율이 무려 4배나 늘었다.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 상생과 협치를 하려면 정무장관실 부활을 해보면 좋겠다고 말씀을 했다. 대통령께서는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정무수석과 정무장관을 한 사람인줄 알았던 것 같다. 이름을 정무수석으로 부르다가 정무장관으로 부르는데 그렇게 알았다고 말씀을 하시더라”며 “야당 의원들은 정무수석과 만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동료 의원이 정무장관을 하면 그때는 좀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여러 현안들이 해결됐는데 검토해보라고 말씀드렸고 대통령도 검토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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