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온라인 GSAT 30~31일 오전·오후 총 네 차례로 나눠 진행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시험...생소한 방식에 응시생 ’긴장'
감돋관 시험 보는 모습, 스마트폰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컨닝 잡아낸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기업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취업문이 꽁꽁 얼었다가 최근 조금씩 풀리고 있는 중이다.

공공기관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신규채용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으나 더이상 채용이 미루어지면 안된다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코로나19의 사태를 확인 하면서 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간기업들 역시 신입사원의 채용에 다소 차질을 빚기는 했으나 지난 4월 초 부터 5대 그룹에서 먼저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5대그룹중에서 먼저 현대차와 SK, 롯데에 이어 삼성이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확정했다. LG도 채용 공고를 내면서 젊은 청춘들에게 취업이라는 희망을 선사했다.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올라온 것은 지난달 6일이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들이 채용 홈페이지에 '2020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올렸다. 입사지원은 지난달 6일부터 13일까지 원서접수를 받았다. 2020년 8월 이전 졸업자 또는 졸업 예정자들이 지원 대상으로, 7~8월 입사가 가능한 사람들이 지원했다.

앞서 삼성은 오프라인 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국내 5개 지역(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과 해외 2개 지역(미국 뉴저지·로스앤젤레스)에서 5월 중으로 실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행 방식 등은 코로나19 추이를 살핀 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결국 삼성은 코로나19의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필기시험, GSAT를 30일 온라인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번 삼성의 채용은 지난해와 비교해 한 달가량 늦춰졌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GSAT)가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실시된다.(중앙뉴스 DB)
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GSAT)가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실시된다.(중앙뉴스 DB)

▲삼성 오프라인 시험 직무적성검사(GSAT)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실시

삼성의 신입사원 채용은 대기업들 중에서도 난이도가 있는 시험으로 취업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린다.

삼성은 지난해 실시한 시험에서 "언어논리를 제외하고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삼성의 GSAT는 연간 약 10만명이 응시하는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이다. 시험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국내 5개 도시와 미국 뉴어크, 로스엔젤레스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시험 과목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4과목으로 115분간 총 110문항이 출제됐다.

삼성고시를 지원했던 지원자들은 언어논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의 체감 난이도는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매년 까다롭게 출제되던 시각적 사고 역시 어렵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문제가 출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삼성은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치르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채용 필기시험 모의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모의 시험을 실시한 결과 다양한 ‘커닝’ 수법들이 등장했다.

모의 테스트에 참여한 삼성 직원들은 실제 시험에서는 커닝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시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응시생들 역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모의 테스트 감독관으로 참여한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래서 응시생을 촬영하고 있기 때문에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감독할 수 있었다"며 “온라인 시험의 커닝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시험장에서는 30명가량의 응시생을 감독해야 했는데 온라인 시험에서는 한 감독관이 9명의 응시생만을 감독하기 때문에 충분한 감시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모의 테스트에 참여한 한 삼성 관계자는 비록 자신이 진짜 수험생은 아니지만 “시험을 치르는데 시간이 부족해 문제 풀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기존에는 시험용지에 문제를 풀었기 때문에 시험에 어느정도 익숙했지만 달라진 온라인 환경에서 적응하는 시간 때문에 시간에 쫓겼다고 말했다.

▲온라인 삼성고시 앞두고 예비소집…응시자 키트 발송 완료

삼성은 서류에 합격한 합격자들에게 온라인 시험에 필요한 도구를 담은 꾸러미(키트)를 우편 발송했다.
삼성은 서류에 합격한 합격자들에게 온라인 시험에 필요한 도구를 담은 꾸러미(키트)를 우편 발송했다.(삼성 온라인 직무적성검사 응시자용 키트,유튜브캡처) 

삼성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삼성고시를 앞두고 지난 26일(화요일) 서류시험에 합격한 합격자(응시자)들을 예비 소집했다. 예비소집은 30~31일 치러지는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의 원활환 진행을 위해서다. 응시생들은 접속 시스템 등을 점검한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에 입사지원서를 받아 서류에 합격한 합격자들에게 온라인 시험에 필요한 도구를 담은 꾸러미(키트)를 우편 발송했다. 키트에는 개인정보보호용 신분증 가리개와 스마트폰 거치대, 영역별 문제 메모지, 응시자 유의사항 안내문이 담겼다.

응시자는 응시자 키트를 안내없이 미리 개봉하지 말아야하며, 생소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 모의고사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좋다. 부정행위는 절대적으로 금물이며, 안정적인 온라인 시스템 환경 구축을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시험 당일 응시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감독관이 시험 전 책상 위·아래, 손목과 귀 등 주변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이 작동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막는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녹화된 영상으로 응시자의 문제 풀이 과정을 다시 확인하며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해 약식 확인도 거칠 예정이다.

응시자는 발송된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컴퓨터로 삼성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봐야 한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응시자와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 등이 모두 나와야 한다.

이 영상은 감독관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감독관은 부정행위가 의심되거나 주변 소음이 생기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응시생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험 장소는 응시자의 집이나 기숙사 등 개별 공간으로 한정해서 여럿이 모여 시험을 치지 못하도록 했다. 삼성은 철통같은 방어를 뚫어낸 부정응시자를 위한 후속 방안도 마련했다.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응시자는 시험 결과가 원천 무효 처리되고 향후 5년간 응시가 불가능해진다. 민·형사상 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

삼성 온라인 GSAT는 오는 30~31일 이틀간 오전·오후 총 네 차례로 나눠 치러진다. 모두 17개 계열사에 지원한 응시자들이 시험을 보게 된다.

삼성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GSAT를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서 최근 SK이노베이션과 현대자동차가 화상 면접을 도입하는 등 '언택트 채용'은 확산하는 추세다.

박영진 인크루트 홍보팀장은 언택트 채용은 감염 우려를 낮출 수도 있고 기존 채용 절차에 들어갔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작은 비록 코로나19로 본격화됐지만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사태 이후에도 계속해서 고려해볼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국내 대기업 중 최대 규모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삼성의 필기시험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코로나19를 계기로 채용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첫 온라인 GSAT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철저히 대비했다. 실제 상황에서 커닝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모의 테스트를 진행, 끝날 때마다 피드백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했다. 공채 실시를 앞둔 다른 기업들이 초유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삼성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사상처음 실시하는 삼성의 온라인 GSAT...과목과 시간은

수험생이 시험을 응시하는 장소가 꼭 집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시험이 치러지는 2시간 동안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이어야 한다.
수험생이 시험을 응시하는 장소가 꼭 집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시험이 치러지는 2시간 동안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이어야 한다.(삼성 온라인 직무적성검사 응시자용 키트,유튜브캡처) 

삼성은 시험 응시생들의 코로나19로 인한 안전을 고려해 5월30일과 31일 이틀간 온라인 GSAT을 4차례로 나눠 온라인 시험을 진행한다. 회차별 문항은 각각 다르게 출제할 예정이다.

GSAT 응시자는 집에서 자신의 PC를 활용해 온라인 GSAT 시험을 진행하고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본인과 PC모니터를 촬영해야한다.

수험생이 시험을 응시하는 장소가 꼭 집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시험이 치러지는 2시간 동안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이어야 한다.

시험은 →수리 영역, →추리 영역 만으로 구성된다. 기존 GSAT은 →언어 논리와 →시각적 사고까지 총 4과목으로 진행됐으나 온라인 GSAT에선 두과목만 치러진다. 장시간 집중력 유지가 쉽지 않은 온라인 시험 특성을 감안해 →문제 해결력, →논리적 사고력 검증이 가능한 →수리 영역(20문항), →추리 영역(30문항)만으로 평가로 진행한다. 온라인 GSAT은 →사전 준비 60분, →수리 논리 30분, →추리 30분 등 총 2시간 동안 진행된다.
 
한편 삼성은 해외 응시자들도 시험을 볼수 있도록 별도의 날짜를 정해 온라인 GSAT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외응시자들에게도 응시자 유의사항, 휴대전화 거치대, 개인 정보 보호용 커버 등을 담은 ‘응시자 키트’를 발송한다.

삼성의 이번 신입사원에 대한 채용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8월 향후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예년과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코로나19 여파에도 채용과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며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온라인 GSAT 개요

1.응시일자 : 5/30(토), 5/31(일)
2.응시과목 : 수리논리, 추리 등 2과목 각각 30분씩.
3.약 일주일전 온라인 예비소집 시스템 점검 : 5/25(월)~5/27(수)
4.개인정보카드 사본등록 : 5/22(금)
5.SW(소프트웨어)직 코딩 테스트 : 6/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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