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소통관 마비시킨 ‘윤미향’ 기자회견 ·· 준비된 ‘톤다운’
국회 소통관 마비시킨 ‘윤미향’ 기자회견 ·· 준비된 ‘톤다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5.29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회견의 분위기
14가지 메시지
안성 쉼터와 후원금
개인 주택 문제
운동 방식
이용수 할머니와의 관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1대 국회 임기를 시작하기 하루 전(29일)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입장을 밝힌 이후 해명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고 자취를 감췄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5월7일 기자회견을 열어서 문제제기를 한지 3주가 흘렀고 그동안 제2의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비견될 만큼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이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에도 윤 당선인은 무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윤 당선인은 관련 질문을 받고 “30년을 되돌아보는 세월이 너무 길었다. 하나 하나 지난 세월 장부와 통장과 내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지난한 시간이었다”며 “사실 아직도 30년 동안의 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의 시간들을 다 기억해낼 수 없었다. 앞으로도 계속 검찰 조사과정에서 내게 남은 숙제는 30년의 기억을 다 소환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윤미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의 타이밍이 임기 시작 직전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래도 이제쯤이면 지금은 뭔가 내 입장을 밝혀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요구들이 굉장히 강했다”며 “왜 그렇게 오래 잠행을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내 치부가 내 아픈 잘못했던 실수와 오류가 드러났던 게 아니고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내 역사와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 그것은 너무나 내게 사실은 깊은 반성의 시간이기도 했고 시간이 또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긴 시간 여러분들 앞에 나타날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 내가 조금 미숙한 점들이 있었다. 나를 변호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고 허나 그게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또 다른 오류를 낳게 되고 의혹을 낳게 되는 모습들을 봤다”며 “솔직히 말하면 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답변으로 어떤 목소리로 내가 처해 있는 이 삶(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그런 질문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11일간 잠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정무적으로 치밀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윤 당선인은 “오늘 왜 오후에 하게 됐는가도 장소와 시간 등등 여러가지 내 나름대로 고려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 스스로 조리있게 뭔가를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지난 20일 동안 내게 있었다”며 “오늘은 정말로 용기를 내고 국민들께 내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은 14시였다. 국회 사무처 미디어담당관실은 오전부터 단체 문자를 발송해서 “취재 질서 유지를 위하여 포토라인이 운영될 예정이오니 반드시 준사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 정도로 취재 인파가 몰리고 과열될 것이라는 게 눈에 선했다.

1시간 전부터 국회 소통관의 △정문 앞 △안내 데스크 △기자회견장 뒤편 카메라 기자석 △타이핑 좌석 좌우 공간 △공식 백블 공간(백그라운드 브리핑) 등에는 펜기자, 사진기자, 국회 직원 수 백명이 운집해 있었다. 작년 9월6일 조 전 장관이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끝장토론 청문회를 진행했던 때가 연상됐다. 

국회 소통관 정문 앞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취재진.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소통관 안내 데스크 쪽에도 카메라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사진=박효영 기자)
기자회견장 내부에 기자들이 엉켜 있는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고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이 내놓은 메시지는 대략 1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후원 모금 관리 부실 
②안성 쉼터
③개인 주택  
④딸 유학 자금 
⑤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⑥탈북자 관련 문제
⑦개인 계좌 모금
⑧정의연(정의기억연대)의 일감을 남편 신문사가 수주
⑨논란에 대한 사과
⑩위안부 운동의 정당성
⑪적대감만 증폭시키는 운동 방식의 변화
⑫이용수 할머니의 2012년 총선 출마 만류
⑬이용수 할머니와의 관계
⑭검찰 수사와 의원직 사퇴 여부

먼저 윤 당선인은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이미 정의연 등에서 사실관계를 소명하여 알고 계시는 사항은 가급적 중복을 피하고 말씀드리겠다. 오늘 다 소명되지 않은 내용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들께서 충분하다고 판단하실 때까지 한 점 의혹없이 밝혀 나가겠다”면서도 “다만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세세한 내용을 모두 말씀드릴 수 없음을 미리 양해드린다”고 전제했다.

특히 ⑩에 대해 윤 당선인은 “지난 26일 또 한 분의 피해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먼저 30년의 수요시위의 버팀목으로 병마와 시달리면서도 전세계를 돌며 참혹했던 피해를 증언했지만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도 못 받고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영령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고 “정대협(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30년은 피해자 할머니들과 국민 여러분, 세계 시민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사태 초기에 페이스북을 통해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며 “겁나지 않는다. 친일이 청산되지 못 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강경한 기조였다. 

마찬가지로 11일 이나영 이사장을 비롯 정의연 관계자들이 공식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취재진을 훈계하는 등 진솔한 사과보다는 억울한 정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스피커들 간의 해명 내용도 제각각이었고 기자들과 소동을 빚고 얼굴을 붉히는 등 뭔가 준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윤 당선인의 이날 기자회견은 전혀 달랐다. 

한층 톤다운된 상태에서 기자들의 반복되는 질문에 답변했고 자극적인 문장이나 낱말을 구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장문도 검찰 수사까지 고려해서 충분히 검토된 내용으로 구성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윤 당선인은 23분간 준비된 입장문을 낭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입장문 낭독 23분과 질의응답 17분을 모두 소화한 윤 당선인은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쏟았고 그만큼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기도 했다.

⑨의 측면에서 윤 당선인은 “믿고 맡겨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몰아치는 질문과 의혹제기 때론 악의적 왜곡에 대해 더 빨리 사실관계를 설명하지 못 한 점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피해자를 넘어 인권운동가로 정대협 운동의 상징이 된 피해 할머니의 통렬한 비판에서 비롯됐기에 더욱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30년 평탄치 않았던 정대협 운동 과정에서 더 섬세하게 할머니들과 공감하지 못 한 점, 한시라도 더 빨리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피해자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야겠다는 조급함으로 매순간 성찰하고 혁신하지 못 한 나를 돌아보고 또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명 윤 당선인은 “다시 한번 국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합하지 못 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30년 정대협 운동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철저히 소명하다.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지만 ⑩을 부각하면서 자신에 대한 공세에 방어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이를테면 “피해자와 국민들, 정대협과 정의연이 함께 이룬 성과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폄훼와 왜곡은 멈춰주기를 부탁한다. 나는 내 의정 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故 김복동 할머니와 故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나섰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이 할머니의 문제제기가 ①⑪에 맞춰졌는데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여러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 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⑪에 대한 입장 표명도 이 할머니의 메시지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뭔가 반박하는 모양새였다. 또한 정의연에 타겟팅을 맞춘 이 할머니의 문제제기를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일반화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당선인은 “사실 나는 정의연에 사표를 지난 3월20일에 냈다. 정의연에서 운동 방식은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하고 할머니께서 제안한 말씀에 경청해서 새겨서 반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할머니의 말씀 속에 가장 중요한 것이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 세대들에게 역사 교육을 시키는 문제 이런 문제를 강조해서 우리가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김학순 할머니 등 수많은 할머니들이 수요시위에서 목소리를 냈던 것은 증오를 키운 것이 아니고 분쟁을 키운 것이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 만들고 싶어했던 그런 운동이었다는 것”이라며 “자기 자신들의 아픔을 넘어서서 세계 무력분쟁지역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평화와 안정을 만들어주고 싶어했던 운동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용수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한일 청소년간의 교류, 진정한 미래 지향적인 관계. 그것은 사실 할머니들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 시민사회만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 정부와 국회, 일본의 시민사회·정부·국회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이뤄야 할 과제”라며  “그것은 나 또한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 삶 속에서 그것을 슬기롭게 지혜를 내서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강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백블 공간에서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윤 당선인.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①~⑧을 클리어하게 해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⑩을 독점한 정의연의 ⑪에 대해 성찰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여러 의혹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①에 대해 윤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정대협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게 역사적 사실 인정, 진실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역사교과서에 기록하고 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생존자 복지 활동을 포함해서 다방면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이러한 활동 모두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1992년 국민 모금(신고한 피해자들에게 250만원씩 지급) △1996년 아시아여성국민기금에 대항해서 국민 모금+한국 정부 지원(4300만원 일괄 지급)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무효화하기 위한 국민 모금(10억엔 수령 거부하는 할머니들에게 1억원씩 전달) 등 3가지 모금 사례를 소개하면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 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②은 가장 뜨거운 쟁점인데 윤 당선인의 해명을 요약하면 △실평수 60평+신축 건물+스틸하우스 공법 건축 등 9억원의 매물을 7억5000만원에 매입 △2015년 9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정 기부금 사용에 따른 중간 평가 결과 매각이 통보되어 팔 수밖에 없었음 △매수 희망자가 5년째 나타나지 않고 잔여 사업비 반환 명령을 계속 미룰 수 없어서 4억2000만원에 매도 결정 등이다. 

부친을 쉼터 관리자로 고용한 것에 대해 윤 당선인은 질의응답을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현실 다른 한편 주택을 빈집으로 관리없이 놔둘 수 없는 그런 여러가지 현실과 최소한의 방법을 강구한 끝에 저희 아버지께 부탁을 드렸다”며 “인건비를 제대로 산정할 수 없었고 그런 급여를 지급하고 일을 하게 됐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친정 아버지를 직원으로 채용한 것을 잘못됐고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③은 대출없이 현금으로 매입한 것에 대해 돈의 출처 문제가 있는데 윤 당선인의 언론 해명이 하루만에 뒤바뀐 적이 있어서 논란이 커졌다. 

윤 당선인은 “현재 살고 있는 수원 권선구 금곡 엘지아파트의 경매 매입과 가족들이 현금으로 주택 5채를 구매했는데 내가 정대협의 자금을 횡령해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일은 단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매 취득가는) 2억2600만원이었다. 한 차례 유찰된 후 2회차 경매에서 저희만 단독으로 입찰했다. 나는 경매 과정을 모르고 남편이 진행했다. 자금은 내가 가지고 있던 예금, 남편 돈, 가족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해결했다”며 “내 개인 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다. 현재 아파트 경매 취득은 2012년에 있었던 일이라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④에 대해서는 이 할머니의 최초 기자회견 전부터 어느정도 소명된 부분이 있었는데 윤 당선인은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됐다”며 “그외 부족한 비용은 내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⑤도 중대한 문제다. 

윤 당선인은 입장문과 질의응답을 통해 “외교부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결과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피해자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구절이 있다”며 “저희 정대협은 2015년 한일 합의가 발생하고 나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방문하고 그 내용을 설명했다는 것을 할머니들을 통해서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보고를 받았냐면 일본 정부가 사죄했대, 배상했대 그래서 돈을 준대라는 식으로 정부가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 단체 활동가들이 내가 직접 다 전화를 할 순 없었고 활동가들과 함께 할머니들 전체에게 전화를 했고 합의 내용 전체를 설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억원을 받는 것은 할머니들의 자유라고 말씀드렸다”며 “수요시위에서 시간만 되면 비록 할머니들이 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할머니들에게 탓을 돌리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로 촉발된 ⑥ 문제에 대해 윤 당선인은 “피해자 할머니들은 성폭력 피해자, 인권운동 관련 당사자, 활동가를 초청하여 식사하고 교류회를 통해 밥상공동체를 형성하는 만남을 종종 가져왔다”며 “2018년 11월 남편과 장경욱 변호사는 정대협 측에 탈북 종업원들이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만남을 제안했고 이를 길원옥 할머니께 전달했더니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양이 고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길원옥 할머니와 탈북 종업원들은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며 “나와 정대협이 탈북 종업원들에게 금전을 지원했다거나 월북을 권유했다는 등 일부 언론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닌 허위”라고 반박했다. 

⑦은 어떻게 공적 모금을 개인 계좌로 할 수 있냐는 비판 여론이 형성된 문제다.

윤 당선인은 입장문과 질의응답을 통해서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대표인 나의 개인 계좌로 모금을 했다”며 총 4개의 계좌로 9건의 모금이 이뤄졌고 약 2억8000만원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중 모금 목적에 따라 2억3000만원을 사용했고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윤 당선인은 “이제 보니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김복동 할머니 장례 비용 △길원옥·김복동 할머니 유럽 여행 비행기 비즈니스석 등의 상황이 있었고 “일시적인 후원금이나 장례비를 모금하기 위해 단체 대표자 개인 명의 계좌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나도 크게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며 “금액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한 점은 죄송하다.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돈을 정대협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나름대로 정산해왔지만 최근 계좌 이체 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고 고백했다.

⑧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해명이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윤 당선인은 “정의연이 1년에 1회 창립달인 11월에 한 해의 활동을 보고하고 향후 주요 사업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의 소식지를 발간하고 있다. 2019년 정의연은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수원시민신문을 포함 4개 업체에 견적을 확인했고 당시 최저 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소식지 디자인과 편집 및 인쇄를 맡긴 것”이라며 “소식지 제작 등의 과정에서 남편이나 내가 어떠한 이득을 취한 일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시민단체의 일감 발주를 남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주는 것 자체가 문제적이다. 더구나 디자인인쇄 전문 업체가 매우 많은데 언론사가 본업인 곳에 그 일감을 맡긴다는 게 상식적으로 수긍되지 않는다.

(사진=박효영 기자)
윤 당선인은 17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진=박효영 기자)

⑫은 최근 녹취록과 함께 보도된 사안인데 윤 당선인은 관련 질문을 받고 “내가 특별히 말렸다라기 보다는 녹취가 있어서 기사가 실렸다는 것을 접했다. 그때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할머니께서 일본 대사관 거리에서 전화를 했고 그 전화 목소리를 통해서 내가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정황은 사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그냥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쉽게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말씀을 드린 것 같다”고 해명했다.

⑬과 관련 윤 당선인은 최대한 억울함이나 반기를 드는 모양새를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에게 내가 배신자가 되어 있다. 사실 1992년부터 할머니와 30년간 같이 활동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 했고 배신자라 느낄 만큼 내가 신뢰를 드리지 못 했던 것은 지금이라도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뒤에 내가 할머니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것은 이미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도 할머니에게 내 마음의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친문 그룹(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 윤 당선인은 “할머니에 대한 비난은 중단해줬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라는 그 아픔을 겪은 것만으로도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한국사회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어서 피해를 억압당하고 침묵을 강요하고 있을 때 내가 피해자였다고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도 용감하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평가받고 그렇게 역사가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0여년 동안 한국 정부가 하지 않은 일, 한국 시민사회가 침묵하고 있던 일을 몸소 노구를 이끌고 세계 각지를 돌면서 운동했던 것 그래서 세계 여성인권운동의 중심에 섰던 할머니들 그분들의 그 삶을 지금 우리가 오히려 미안해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시민사회에는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마지막 ⑭에 대해 윤 당선인은 “(검찰의 소환 요청을) 아직 받지 않았고 정의연 활동가들이 조사에 임하고 있다. 나는 (불체포 특권을 통해) 피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이나 그 이후에 따르는 모든 책임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당내 사퇴 권유는?) 없었다. (국민 여론의 대다수가 사퇴해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내가 맡을 역할과 조사들에 대해 성실히 임하겠다”고 공언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