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에 일부 생산 설비 가동 중단...포스코의 창사 이래 첫 유급휴직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철강업계...이유있는 휴직

 

포스코는 “다음주 화요일(16일)부터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는 등 탄력 조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중앙뉴스 DB)
포스코는 “다음주 화요일(16일)부터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는 등 탄력 조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중앙뉴스 DB)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19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pandemic)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 조선, 건설 등 핵심 산업들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있다. 포스코는 철강 산업에 대한 수요가 국내외 적으로 크게 줄어들자 최근 개, 보수를 마친 광양 3고로의 가동 재개를 연기하는 한편 포항, 광양 제철소 일부 생산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감산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감산을 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포스코는 유급휴직도 단행했다. 포스코 창사 이래 첫 유급휴직이다. 포스코는 회복 시점도 가늠하기도 어려워 정상화가 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세계철강협회(WSA)도 올해 세계 철강 수요에 대해 5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철강 업체로 알려진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한 '일본제철', 'US스틸' 등 주요 철강사들은 이미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포스코의 탄식...일부 설비 가동 멈춘다

포스코가 감산을 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중앙뉴스 DB)
포스코가 감산을 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중앙뉴스 DB)

철강업체 포스코는 “다음주 화요일(16일)부터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는 등 탄력 조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19 등으로 철강산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포스코는 비록 탄력 조업을 시행하지만 생산직원 들에 대한 “희망퇴직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조선 등 전방 산업이 크게 위축이 되면서 감산과 함께 유급 휴업에 들어가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가 멈춘 사업장의 직원의 경우 교육이나 정비 활동에 참여하며 사흘 이상 설비가 멈춘 사업장의 직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 휴업을 실시한다. 유급 휴업 직원의 경우 평균 급여에서 70%를 지급한다.

포스코는 일부 설비가 가동을 멈춘 적은 있으나 유급 휴업을 실시하는 것은 역대 처음이라고 밝혔다.

철강업체는 한번 설비를 멈추면 재가동하는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감산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감산 결정은 그 만큼 철강 시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포스코는 이번에 가동을 중단하는 설비에 대해서 아직 구체화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탄력적 설비 운영을 예고하고 올해 조강 생산량을 당초 3670만t에서 3410만t으로, 260만t을 줄였고 제품 판매량도 3500만t에서 269만t 줄어든 3240만t으로 각각 수정했다.

이런 점들을 반영하 듯 철강협회는 “3~5월 주요 경제 활동이 중단되면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1분기 보다 악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철강 수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줄어

2020·2021년은 전망치,(자료=세계철강협회)
2020·2021년은 전망치,(자료=세계철강협회)

철강에 대한 수요 감소는 포스코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 주요 철강사도 감산에 나서고 있다.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US스틸 등도 고로나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고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제철의 경우도 내년 3월까지 매달 2회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과 무급 휴업 등을 진행중이다. 국내 철강사 가운데 현대제철도 지난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박판 열연 가동을 15년 만에 중단했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철강산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수요가 줄어든 것과 맞물려 철강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인 철광석값이 3월 말 t당 78.5달러에서 지난 3일 99.8달러로 뛰어 오른 것도 한 몫 했다. 다시말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것,

물론 “중국에서 철강제품 가격이 다소 오르기는 했으나 철광석값도 함께 상승해 철강사들이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비수기인 계절적인 요인도 반영됐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 수요에 대한 단기전망(SRO)을 통해 올해 철강 수요는 지난해보다 6.4% 감소한 16억5400만t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철강협회의 전망대로라면 철강 수요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줄어들게 된다.

세계철강협회는 또 매년 4·10월 정기적으로 내놓던 단기전망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연기했다. 세계철강협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직전 전망치는 1.6% 증가였다.

알 레미티(Al Remeithi) 세계철강협회 경제위원장은 “코로나19로 철강 고객사는 소비가 얼어붙고 가동 중단과 공급망 붕괴까지 겹치며 타격을 받았다”며 “5월 이동제한(lockdown) 등 조치가 완화하면서 점진적으로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회복세는 느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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