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이 치고 올라와
더 이상 예대 마진만으로는 힘들어
초저금리 시대 언제 정상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 기술을 보유한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에 전통적인 금융사는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금융과 빅테크 기업이 경쟁하는 시대에 위협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존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내 또는 금융업권 간 경쟁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금융산업과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비대면,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자금 중개자로서 금융회사의 존재를 약화시키고 인간없는 금융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과제>를 주제로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가 개최됐다.
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이 금융에 가져올 위협 요인과 기회 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 흐름은 간편결제 시장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이 대표적이다. 최근 네이버나 SK텔레콤은 계좌 상품(통장)을 선보였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기반의 측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금융업보다 IT업이 더 유리하다. 금융사가 IT 업체를 인수하거나 그런 쪽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다.
IT 기업의 러시 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물 경제의 침체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도 주요 변수다. 은 위원장이 볼 때 금융사들은 더 이상 예대 마진이나 금융투자업으로만 가게 되면 미래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초저금리 흐름을 벗어나 정상 금리로 돌아와야 하는 타이밍 역시 걱정거리다.
은위원장은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기업과 가계는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등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아직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 시기, 속도, 방식에 대한 선제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