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협상 ‘전운’ 감도는 12일 ·· “법사위 절대 양보 불가”
원구성협상 ‘전운’ 감도는 12일 ·· “법사위 절대 양보 불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12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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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의장 12시까지 공고
상임위 명단 제출 공문
강제 배분권 행사하나
법사위 쟁탈전
주호영 체념 속 양보 불가 천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날(11일) 양당 원내 지도부에 공문을 보내 12일 정오까지 상임위원회 배정표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본회의도 14시에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무조건 12일 안에 상임위 배정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원구성협상을 통해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해 합의를 이룬 뒤에 상임위 배정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32년간 지속되어온 원구성협상 관례를 강조하는 통합당과, 총선 결과 177석을 확보한 만큼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민주당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핵심은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다. 

통합당은 모든 상임위에 과반 이상 위원을 배치할 수 있는 민주당이 법사위까지 가져가면 야당의 견제권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끝까지 법사위를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2일 아침 방송된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양당 원내 지도부가) 만나기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는데 진척은 전혀 없다”며 “저희들도 법사위는 절대 양보할 수가 없고 민주당이 처음부터 법사위를 양보했으면 조금 더 쉽게 원구성이 됐을텐데 지금은 민주당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서 법사위원장을 저희가 맡는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카드로) 120일이 지나면 본회의로 법안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민주당이 하는 주장들이 별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사위를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아마 법원과 검찰 이런 데 대한 장악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통합당이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악용해서 법안 발목잡기를 일삼았고 그 결과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반드시 가져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5월8일 주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한 달 넘게 원구성협상이 진행됐지만 결국 법사위 문제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 합의되지 않으면 결국 강대 강 싸움에서 민주당의 의석수 파워가 그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법 48조 1항에 따르면 교섭단체 정당이 상임위 배정표를 내지 않을 경우 의장은 강제 배분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01년이나 2013년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다.

그렇게 18개 상임위 상임위원이 배정된 뒤에는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임을 위한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 단독 과반 이상을 확보한 민주당은 당초 표결로 하면 18개를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서 통합당을 압박해왔다. 

을이 된 통합당과 밀어붙이는 민주당 모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타결되지 않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위와 사법위를 나눠서 양당이 나눠갖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한다면 양보할 수도 있다는 카드를 내밀었다. 

주 원내대표는 “권한을 넘어서서 (법사위의) 발목잡는 역할을 못 하게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지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는 건 이건 너무 위험하다”고 발언했지만 사실상 법사위원장을 통해 법안을 잡아두는 권한이라도 보유해야 민주당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는 위기감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입법 성과를 속도감있게 내기 위해 법사위원장을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체계자구심사권의 악용 사례를 어필하는 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 박병석 의장, 김태년 원내대표의 회동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5선의 관록으로 ‘체계 심사’와 ‘자구 심사’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상세히 부각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4년간 본회의 통과한 법안 2870건 중 체계자구가 수정된 경우는 58%나 되고 △이중 위헌 법률이 45건인데다 △상임위들 간에 통과시킨 법안 취지와 성격이 상반되는 경우 체계 심사로 조정을 해야 하고 △여야 누구라도 법사위원장을 맡게 되면 정치적인 이유로 법안을 잡아두는 사례는 빈번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어필하고 있다.

다만 그런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반드시 법사위가 맡아야 한다는 절대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별 상임위에서 별도 인력을 배치해서 수행하게 하거나, 국회 법제 조직을 별도로 설치하거나,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행사 기간을 제한해두는 등 여러 대안들이 있다. 주 원내대표는 결국 야당이 법사위의 견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속내를 갖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주 원내대표는 국회법상 개원 법정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민주당의 명분 피력에 대해 “연립 정부 연정을 하는 서유럽의 독일 같은 나라도 총선 끝나고 서로 간에 4년간 어떻게 국회를 운영할지 6개월 이상 협의한다. 연정 협의를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이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잘 협의가 되면 4년 내내 상생 협치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의장의 데드라인 제시 행위에 대해) 국회의장으로서는 또 계속 지속적으로 독려를 해야 할 측면이 있다”며 “그 독려가 민주당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예전에 저희들이 국회의장 할 때 언제 이렇게 6월5일, 6월8일, 6월12일에 하겠다고 압박을 가한 의장이 있었는가? 서로 간에 원만히 합의하라고 했지”라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밀어붙이면 “짓밟히는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보이콧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본회의에 출석해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서 부당함을 강하게 항의하고 표결에는 참여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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