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정국에도 서비스·투자시장 개방 논의 가속도 내고 있어
수출길 대로 닦는 KOTRA…6월 ‘한-러 산업·기술협력 온라인 상담’ 가동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러시아가 서비스·투자 시장 개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러시아가 서비스·투자 시장 개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올해는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다.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러시아가 서비스·투자 시장 개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COVID-19) 정국 상황이지만 화상회의 등 ‘비대면(언택트 Untact)’으로 신북방정책 추동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신북방 외교의 중심에 러시아가 있다.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다자체제를 만드는 데 러시아는 중요한 파트너다. 

그래서 올해 한·러 수교 30주년은 한 단계 더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에 정부는 ‘신북방’ ‘신남방’ 정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4월 27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신남방·신북방 추진에 추동력을 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공적개발원조(ODA) 승인 규모를 8조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공적개발원조(ODA)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하며, 개발도상국 정부 및 지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또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지렛대 삼아 국제 경제협력의 심화하고, 국내 수출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주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도 5월부터 가동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13차 대외경제장관회’에서 코로나19로 급변하는 대외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대외경제정책에 수출력 견지와 방역 국제공조 등을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19를 감안해 우리기업들의 대외수출과 해외진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 강화와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세계교역 급감, 국제 이동성 제한 등 대외경제환경의 급격한 악화가 올해 매우 우려되는 대외변수들로 선제적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며 “올해 대외경제정책은 급변하는 대외여건과 ‘포스트-코로나19’라는 모멘텀을 감안해 4가지 방향에 중점을 두고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는 먼저 수출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역금융 등 수출촉진을 위한 지원 강화와 입국제한·교역차질 등과 관련된 기업애로 해소 등 코로나19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해외인프라 수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우리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발굴·기획·입찰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신북방의 해’를 맞아 ODA가 경제협력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KOTRA)
정부는 ‘2020년 신북방의 해’를 맞아 ODA가 경제협력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KOTRA)

@ 신북방 외교의 핵심에 ‘러시아’가 중심

우리나라 신북방 외교의 핵심에는 러시아가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신북방 지역에 대해 ‘2020년 신북방의 해’를 맞아 ODA가 경제협력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정부는 러시아 등 신북방 핵심국가와의 경협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3년간 신남방·신북방 ODA 승인 규모를 최근 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약 70억 달러(8조5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러시아·우즈벡 경제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달 한·우즈벡 부총리 간 화상회의를 열고 보건의료분야 협력에 우선순위를 둔 50여개 투자사업 등 협력을 구체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또한 한·러 수교 30주년 계기 양측 30개씩의 공동브랜드 단위사업을 확정하는 러시아·우즈벡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이와 일관하여 지난 3일 정세균 총리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3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1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통화는 한-러 수교 30주년이자 ‘신북방협력의 해’인 올해 들어 최초로 이루어진 한-러 정상급 교류이자, 정 총리의 ‘K-방역 글로벌화’ 외교 행보 일환이다.

한편, 코로나19 정국이지만 지난 3월에 2산업통상자원부는 나흘간 한·러 서비스·투자 부문 자유무역협정(FTA) 회기간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6월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지금까지 세 차례 공식협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시장 자유화방식, 협정문 구조 등에 합의하며 본격 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둔 상태다.

정부는 코로나19로 대면회의가 어려워 화상회의를 활용했다. 양국은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협정문 협상을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도 서비스·투자·총칙 분과별로 협정문 협상을 이어갔다. 

KOTRA가 6월 한 달간 ‘한-러 산업·기술협력 온라인 상담회’를 개최 중이다.(사진=KOTRA)
KOTRA가 6월 한 달간 ‘한-러 산업·기술협력 온라인 상담회’를 개최 중이다.(사진=KOTRA)

@ KOTRA, 한-러 산업·기술협력도 ‘비대면’으로

이와 일관하여 코트라(KOTRA)는 한·러 수교 30주년 및 ‘신북방 협력의 해’를 맞아 6월 한 달 간 ‘한-러 산업·기술협력 온라인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한-러 수출길 대로를 만들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 4월에도 32개 한국기업과 23개 러시아 바이어의 2300만 달러 교역 상담을 주선했다. 세 번째 상담회도 하반기에 열어 산업·기술 협력 논의를 이어간다.

러시아는 자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수입대체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러시아 중심 독립 국가 연합(CIS) 역내공급망(RVC)이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이번 상담회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나온 80개 바이어와 120개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150건 거래 논의를 하고 있다. 

비대면 상담회를 통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으로는 러시아가 대체산업으로 육성하는 의료기기, 제약·바이오, 항공·우주, 조선기자재, 농업기술 분야에서 상담이 활발하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러시아 전 무역관에 설치된 ‘한-러 산업기술 협력 데스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이 CIS 역내 공급망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트라는 수출 경험이 없는 국내 내수 기업들을 위해 해외지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코트라는 긴급예산 39억원을 투입해 ‘내수기업 전용 지사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코트라의 국내외 무역 전문가들이 내수 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하면서 6개월간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해외 현지에서 바이어를 발굴하고, 시장 조사, 거래처 관리 등을 해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실무상담과 컨설팅도 해준다.

기업별 제품 소개서를 전자책 형태로 제작하고 샘플을 보낸 다음 해외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 마케팅’도 지원한다.

코트라는 이 사업을 코로나19 특별 대응 사업으로 시범 운영한 뒤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정식 사업으로 만들 예정이다. 참가기업 모집은 이달 19일까지이며, 코트라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부는 2020~2021년을 ‘한·러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상호 이해 제고와 문화교류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