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조심스러운 ‘보이콧’ 방침
미래통합당의 조심스러운 ‘보이콧’ 방침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16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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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9일 제시
통합당은 조금만 보이콧
장외투쟁 안 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고심 중
민주당은 현안 시급성으로 압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좀 쉬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가 직을 내던질 정도로 원구성협상에서의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수호를 천명한 만큼 목표 실패는 뼈아프다.

원내대표까지 저러고 있는데 통합당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독기가 오를 만큼 올랐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장외투쟁 등 보이콧 정치가 철퇴를 맞았기 때문에 고민스럽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회 일정에 대해 소규모 보이콧을 하기로 했다. 

당분간 의사일정 보이콧을 천명한 것인데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개최된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통합당의 의원들이 그동안 주 원내대표와 많은 노력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즉 국회가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구성되어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다 많은 기여할 수 있는 노력을 경주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완전히 다수라는 힘의 논리로 인해 무산돼버리고 말았다”며 “거대여당의 출연으로 인해서 결국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남은 시간에 원이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에 대해 여당 스스로 잘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런 식으로 당면한 문제를 의회가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거기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결국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가운데) 등 비대위원들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 25명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30분간 면담을 진행한 뒤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대해 항의했다. 

전날(15일) 본회의에서 박 의장과 민주당 위주로 선출한 6개 상임위원장은 법사위원장(윤호중), 기획재정위원장(윤후덕), 외교통일위원장(송영길), 국방위원장(민홍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학영), 보건복지위원장(한정애) 등인데 그전에 통합당 의원들을 포함 강제 상임위 배정이 이뤄졌다.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들은 박 의장에게 전부 사임계를 제출했다. 오후에 예정된 상임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민주당은 이번주 내에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 코로나발 경제 대응, 대북 문제 등 시급한 현안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아침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과 코로나 팬더믹을 거치고 달라진 세상을 통합당은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통합당은 일하는 국회에 헌신할 좋은 기회를 낭비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통합당은 21대 국회의 첫 발을 전면 보이콧으로 시작했다”며 “통합당은 정작 민생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를 권력 투쟁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못 하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까닭은 일부 통합당 의원들 중에서 실력으로 승부를 보자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링 안에서 정책과 법안으로 싸우는 것이 국회 본연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차는 출발했지만 문은 열려있다. 언제든 탈 수 있다. 민주당은 19일까지 기다리겠다. 19일에 남은 원구성을 모두 마치고 민생을 위한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선출된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제시한 날짜는 이번주 금요일(19일)이다. 그때까지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도 단독 표결로 선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은 6월 국회 회기 내 처리와 7월 초 예산 집행이라는 일정표가 지켜질 수 있도록 심사 착수에 돌입해야 한다”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7월 출범을 위한 인사청문회법과 공수처법 등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며 통합당을 압박했다.

통합당은 법사위를 가져간 마당에 나머지 알짜 상임위로 달래려는 민주당에 대해 차라리 18개를 다 가져가라는 강경한 분위기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아침 방송된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법사위를 빼앗아간 마당에 다른 상임위원장을 대가로 준다는 것 자체가 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의 폭주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투쟁의 장은 국회다. 국회 내에서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심스러운 보이콧 방침을 세운 것인데 무엇보다 민주당에 항의만 하고 현안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인 당내 TF를 결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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