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일찍부터 해야
10대 과제 관련 여러 사업들
기념사업 2020년
총선 평가 명암
생태평화위원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노동당이 총선 끝나고 2022년 지방선거를 일찍부터 준비하고 당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린 노동당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당 문화예술위원회 모임 공간 ‘비트’에서 기자와 만나 “빨리 지방선거 기획단을 준비해야 된다”며 “사실 우리 당이 지방선거를 사전에 미리 미리 준비해야 된다는 것은 늘 하던 얘기였고 8기 대표단(이갑용 전 대표+이경자·임석영 전 부대표)이 2016년이 되자 마자 지방선거 워크숍을 열고 지역 의정활동 경험있는 당원들 초대하고 시도 담당자들을 불러서 진행했는데 항상 그게 끊어졌다. 지속되지 않고 뭔 일이 터지면 그랬다”고 밝혔다.

더 이상 언더 조직이나 당명 개정 등 갈등 격화 요인이 없기 때문에 이제는 당 차원에서 지방선거 준비를 미리부터 꾸준히 할 수 있다.

현린 대표는 10대 과제를 선정해서 미리부터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현린 대표는 10대 과제를 선정해서 미리부터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노동당은 5월3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올해 사업안을 통과시켰다. 사업은 10대 과제별로 마련될 계획이다. 

10대 과제는 △사회주의 정체성 정립 △당 조직 재건 강화 △지역 부문 현장 당 정치력 강화 △정책 역량 강화 △교육 확대 강화 △선전 전략 수립 및 매체 확대 △당원 참여 확대 △좌파연대 강화 △20대 대선 및 8회 지방선거 준비 △기념사업 준비 등이다. 

관련해서 현 대표는 “(기념사업에 대해) 올해는 할 게 많다. 엥겔스 탄생 200주년이고, 제주 4.3 빨치산 사령관이었던 이덕구 사령관이 탄생 100주년이고, 전태일 열사 서거 50주년”이라고 열거했고 정책 문제에 대해 “(당원들이) 노동당 하면 딱 떠오르는 정책과 공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노동당을 대표하는 정책 생산이 주요 사업 과제로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총선 기간에 당에서 제안한 여러 정책들 중에서 그야말로 사회적 전환을 요구하는 그런 정책들을 디테일하게 외부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총선에서 5×3 15대 핵심 공약(공공무상정책/5대 불평등 세습 근절/5대 사회 대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①의료인 양성 국가책임제 및 무상의료 실현
②국가공공무상주택 1000만호 공급
③국공립대학 평준화 및 무상교육 실현
④버스·지하철·철도 등 대중교통 완전 공영화 및 무상교통 실현
⑤통신기간산업 공영화 및 무상통신 실현

⑥파견업 전면 금지 및 특수고용직 기간제법 폐지
⑦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⑧비동의간음죄 도입
⑨군 동성애 처벌조항 삭제 및 동성혼 법제화
⑩만 35세 이하 및 장애인 출마자 선거비용 완전공영제

⑪평등·평화·생태 사회주의 헌법 제정
⑫주 30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문화사회법 제정
⑬지금 즉시 탈핵 및 2050년 탄소제로 실현을 위한 사업정지특별조치법 제정
⑭지분으로 매년 2%씩 납부하는 토지보유세 신설
⑮노동·성평등·차별금지 교육 정규 교과목화

전국위에서 통과된 총선 평가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모두 있었다.

먼저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현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선거였다. 그동안 선거 나가면서 노동당은 강령에 있는 사회주의를 확실히 한 적이 없었고 그에 맞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일이 부족했다”며 “이번 선거 같은 경우 사회주의 노동자 계급 정당이라고 선언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러 지역의 평당원들이 모여 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주 각 의제별로 세미나를 해서 주요 공약들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또한 “당원들이 생각보다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총선을 통해 나름의 당 조직 재건 동력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현 대표는 △지역 정치활동 부족 △비례대표 선거 운동이 너무 지역에 치우침 △15대 핵심 공약을 효과적으로 알리지 못 함 등 3가지를 꼽았다.

현 대표는 “2016년 총선 이후 4년간 우리 당이 각 부문이나 지역에서 제대로 된 정치활동을 했었느냐. 선거 시기에만 현장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사실 4년 동안 일상에서 계속 해서 노동자나 주민들을 만나는 정치 사업들을 했어야 했다”며 “울산에서도 총선 평가를 할 때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했고 중앙당도 공중전만이 아니라 지역 현장에서 민중들과 만나는 것을 많이 했느냐고 했을 때 그러지 못 했다는 것이 첫 번째 평가”라고 전제했다.

나아가 단순히 핵심 당직자가 행사에 방문하는 것을 뛰어넘어 “가능하면 당원들과 참여하는 방식을 만들어야 하고 이미 당원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분들을 주인공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선거 운동에 대해 현 대표는 “지나고 나서 보니까 우리가 비례 후보 운동을 너무 지역 차원(지역구 후보가 있는 울산과 광주 위주)에서만 했더라. 물론 수도권에서 당 인지도가 낮지만 우리가 수도권 차원에서 비례 운동을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닌가”라며 “일상적으로 선전전을 준비해야 하고 특정 계층과 연령층에 맞게끔 정책 마케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짧은 기간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도 벅찼지만 그걸 어떻게 선거 기간 동안 공론화하고 알릴 것인가에 대한 준비도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현 대표가 레닌 사진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노동당은 최근 생태평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현 대표는 “코로나19 전부터 기후위기 때문에 당원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만들어졌다”며 “(당원들이 오랫동안 탈핵 등) 생태평화 쪽에서 활동을 해왔는데 중앙당 차원에서 볼 수 없었던 꽤 전문적인 영역이 등장했고 생태평화위를 통해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제 조직이 각 당마다 위원회들이 많이 있는데 한국 정당 민주주의 제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더 연구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게 당 지도부에서 결정해서 생기는 구조”라며 “이런 것들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비효율적인지 알아야 한다. 당내에서 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당원들이 요구하고 참여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대 과제와 연관되어 있기도 한데 현 대표는 △정치 △정책 △조직 △교육 △선전 등 5개 부문에서 “내용을 채우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공유하고 외부에 드러낼 것인가의 형식 측면에서 좌파 정당이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래야 대중들도 ‘저 사회주의 정당 무슨 저런 소리를 해’ 이런 게 아니라 ‘바로 지금이니까 저런 이야기가 필요하겠구나’ 그런 평가를 받는 노동당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고 나는 천천히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백 걸음 가지 않고 함께 한 걸음을 가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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