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남북 통신선 차단 속셈은.. 33%가 “미국 관심 끌기 위해”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가장 주된 이유 (자료=나우앤서베이)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가장 주된 이유는?' (자료=나우앤서베이)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16일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우리 돈 180억이 투입된 4층 건물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탈북민간단체의 삐라 살포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0일 탈북민간단체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아울러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가 대북전단 활동을 통해 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통일부가 대처한 것이었다.

즉, 지난달 이들 단체가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미화 1달러 지폐, 한국의 경제 발전 영상 등이 담긴 메모리카드 등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으로 보낸 것에 따른 대응 조치였다. 또 이들은 8일에도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강화군 삼산면의 한 바닷가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북측에 띄워 보내려다 강화군민들의 반발에 실패로 끝났다.

이를 문제 삼은 북한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문을 통해"남조선 당국이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응분의 조치를 세우지 못하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을 심의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같은 북한 김여정의 담화문 발표 이후, 청와대는 대북전단을 살포한 이들 단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대북전단(삐라) 살포는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 국내 관련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대북전단 행사를 강행할 것을 고집했고, 주민 간의 갈등을 고조시킨 데 이어 16일 북한 제1부부장 김여정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관계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는 질타를 면할 수 없게 됐다.

통일부 역시도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16일 21대 국회 첫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통일부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고 둔감했다”며 질타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계속해서 대북전단 살포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통일부에서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여론 역시도 탈북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관련에 통일부가 단호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반응에 이어 온라인 여론에서는 통일부의 대북전단 강경 조치를 찬성한다는 댓글이 5,742로 반대 382를 월등히 앞섰다.

이처럼 남북교류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나우앤서베이가 지난10일~15일까지 패널을 대상으로 ‘북한’ 관련 설문조사(응답자 1740명; 남성 947명, 여성 793명)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가장 주된 이유’의 질문에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서라는 답이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서(31%)’, ‘김정은을 비방하는 삐라 때문이라는 답이 16%를 차지했다. 이어, ‘남한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15%)’,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 때문에(5%)’ 순이었다.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차단한 가장 주된 이유’를 삐라 살포 찬성자 63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서(34%)’가 가장 많은 답을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31%)’였다. 이어 ‘김정은 비방하는 삐라 때문에(16%)’, ‘남한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15%)’,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 때문에(4%)’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삐라 살포에 대해 반대하는 응답자 110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는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34%)’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내부 동요를 잠재우기 위해서(29%)’, ‘남한의 경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16%)’, ‘김정은을 비방하는 삐라 때문에(15%)’, ‘한국 정부에 대한 실망 때문에(6%)’ 순이었다.

다음은 ‘당신은 삐라를 북한에 보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대하여 ‘찬성(37%)’과 ‘반대(63%)’로 나타났다. 남녀별 교차분석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삐라 살포에 대해 반대 응답비율이 12%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집단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가 찬성을 표본 오차 범위 밖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삐라 살포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응답이 5:5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와대는 16일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를 열고 대비책을 논의하면서 강력유감을 표명했다. 또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추후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을 군사 지역화한다”고 발표, 한반도에 급격한 냉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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