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장관이 총대 멨다
6월초부터 남북관계 최악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최악으로 치닫는 남북관계의 책임을 지고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관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장관은 17일 15시가 넘은 시각 정부서울청사 6층 기자실에서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김연철 통일부장관.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 담화문이 발표된 직후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10월 북미 스톡홀롬 실무 회담 역시 무위로 끝나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외교안보 라인 교체설이 나올 때마 그 대상으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메인이었다. 

조명균 전 통일부장관과 달리 김 장관은 작년 4월 이미 남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들 때 취임한 만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총대를 멘 측면이 있다.

김 장관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내게 주어진 책무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6월 초부터 김 부부장이 전면에 나서서 대북전단 살포를 트집잡아 △남북 연락망 차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무력 도발 △비난 성명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지역에 군부대 재주둔 △비무장지대 감시초소 등지에서 군사훈련 재개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을 거절했다는 사실 폭로 등을 자행해왔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 행사>에 참석해 “남북관계 역사에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와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을 것이고 6.15 정신은 사대가 아니라 자주, 대결이 아니라 평화, 분단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