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협상 파행된 15일 이후
칩거 중
장외투쟁과 강경 저항 빼고 다해야
민주당의 압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구성협상 파행 뒤에도 국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래통합당 패싱이 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핫한 대북 이슈와 코로나 경제 등에 대한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가 진행되고 있다. 15일 6개 상임위원장(법사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외교통일위원장·국방위원장·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이 선출된 뒤 통합당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지만 고심이 깊다. 

의사일정은 보이콧하고 있지만 자체 당내 기구를 통해 현안 대응과 논평 정치는 지속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는 상시적으로 열리고 있고, 외교안보특별위원회와 경제혁신특위도 가동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하태경 의원 등을 중심으로 외교안보 상임위(국방위·외통위·정보위)에 부분적으로 출석해서 현안 대응에 나서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표결을 강행했고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도 사수하지 못 한 마당에 배수진을 쳐야 한다는 여론이 다수다. 법사위를 뺏길 바에는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민주당에 넘겨주자는 강경론이 우세한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통합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에 홀로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통합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에 홀로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지키지 못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 당내에서 만류하고 있고 양측이 평행선이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 충청과 호남 지역 사찰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 복귀할 마음이 없다. (민주당이) 바뀐 게 있어야지”라며 “(외교안보 상임위 중심으로 부분 복귀하는 주장에 대해) 원구성 여부는 이 사태 수습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민주당이 매번 우리가 발목 잡는다고 했는데 단독으로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통합당은 20대 국회에서 보이콧 정치의 일환으로 의상일정 거부, 삭발, 단식, 장외투쟁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전혀 받지 못 했고 총선에서 참패했다. 보이콧을 할 때마다 나름대로 명분은 있었으나 무조건 반대만 하는 정당으로 낙인찍혔다. 그래서 통합당 원내지도부도 원구성협상 파행의 일환으로 보이콧을 하고는 있지만 원내에서 투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 원내대표 입장에서 장외투쟁을 제외한 민주당 압박 카드를 최대한 많이 들이밀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사의 표명과 칩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표결하겠다고 공언한 본회의 날짜는 19일이다. 하루 남았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오후 논평을 내고 “국가 비상상황 앞에서는 정쟁을 중지하고 국회와 각 상임위를 조속히 정상화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며 “법사위 논란이 종결된 상황에서 더 이상 국회가 마비되어서는 안 된다. 여야는 외교안보에 있어서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 국방위와 외통위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당시 여야 경색 국면에서 새누리당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전쟁이 나도 국회 국방위는 돌아가야 한다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접고 국방위원회 사회를 맡기도 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초당적인 협력을 공언한 만큼 통합당은 내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을 마무리 하고 일하는 국회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 입법, 코로나 경제 대응, 국회법상 개원 법정시한 등을 명분으로 제시하며 원구성협상에서 통합당이 한 수 접고 순응할 것을 촉구했는데 최근에는 남북관계 이슈까지 추가됐다. 

통합당이 당장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민주당이 이대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차지 할 수도 있는 가운데 19일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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