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토목건설 발주 투자
환매액 5000억원에 이르러
NH투자증권 뒤늦게 알아?
옵티머스도 로펌 탓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작년 ‘DLF’와 ‘라임’이라는 금융권 투자금 회수 중단의 망령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 사모펀드가 환매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규모만 5000억원 가량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18일 만기인 옵티머스크리에이터 펀드 25호와 26호에 관하여 만기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그 직후 18일 옵티 펀드는 380억원 가량 환매가 중단됐다. 

기본적으로 옵티 펀드는 6개월짜리인데다 투자 항목의 95% 이상이 공공기관의 토목건설 분야다. 즉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들의 매출 채권이다.

금융업계에서는 25와 26호 외에 다른 옵티 펀드들도 모조리 투자금 회수 불능이 예정돼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원금의 상당액이 손실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상품 설계 자체가 공공기관 발주 상황에 지나치게 연계돼 있다 보니 그야말로 도박성이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금융사들에게 넘긴 옵티 펀드가 환매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19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이 팔아치운 옵티 펀드 중 환매 중단 및 만기가 남은 펀드는 약 4407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것도 120억원 정도 되고 여타 금융사들도 400억원 가량 취급했다.

전체의 88%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은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은근슬쩍 자기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기도 피해자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를테면 NH투자증권은 18일 고객들에게 “운용사와 신탁 은행을 통해 펀드의 실제 자산 편입 내역을 재차 확인한 결과 이전에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운용사가 제공한 자료에 위변조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설계한 펀드와는 다른 내용으로 담당 로펌이 허위 문서를 작성해서 뒤늦게 알게 됐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이런 책임 떠넘기기에 피해자들은 속이 탄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19일 환매 중단 사유와 자산 편입 내역 위변조 여부 등을 살펴보기 위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에 인력을 파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