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 국회 복귀 ‘YES’ 민주당과의 협상 ‘NO’
주호영 ·· 국회 복귀 ‘YES’ 민주당과의 협상 ‘NO’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22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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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합의본 주호영
민주당과 협상 거부
등원하되 다 주자
아직 치열한 원구성협상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원내 보이콧 방침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다 넘겨주고 정책 정당으로 가자는 방향을 정했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를 내놓지 않는 이상 더불어민주당과 원구성협상에 임해 합의를 모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저녁 출고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다음주쯤 국회로 돌아가서 상임위원 구성을 고민하겠다”며 “국회를 제대로 열고 우리가 정책으로 싸우면 국민도 알아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0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만났다. (사진=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법사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외교통일위원장·국방위원장·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 단독 표결에 항의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고 전국의 사찰을 돌며 칩거 정치를 이어갔다. 

토요일(20일)까지만 해도 주 원내대표는 국회 상황이 변한 게 없다면서 원내 보이콧을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 차원에서 장외투쟁을 할 수는 없으니 주 원내대표가 홀로 밖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 대신 당은 자체 기구로 현안에 대응하면서 논평 정치로 응수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대북 문제가 시급하게 돌아가더라도 원구성협상이나 등원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안보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국방위 열면 군사 대비 태세 점검할텐데 철저한 비공개다. 그래서 우리가 외교안보특위 구성해서 우리한테 비공개로 보고하라고 했다”며 “안보를 빌미로 얼렁뚱땅 원구성하고 지나가지 말라. 야당에 책임 분산하기 위해서 끌어들이지 말라”고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원구성협상에 집착하는 이미지를 노출하지 말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18개 다 넘기고 △정책 정당으로 승부를 걸고 △각자 전문성에 맞는 상임위를 선택하고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이미지를 구축하자는 등의 메시지를 냈다. 20일에는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 위치한 법주사에서 주 원내대표와 만나 전략을 공유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께서) 상임위원장 협상은 놓자고 하시더라. 상임위원장은 민주당에 18석 다 가져가라고 해라. 우리가 부여한 야당의 역할은 방기할 수 없으니 상임위원은 우리가 배정하고 들어가자. 국민만 보고 팩트와 정책 대안을 가지고 국민에게 호소하자고 그러시더라”고 전했다.

그렇게 김 위원장과 소통을 한 뒤 주 원내대표는 “취부득사부득(取不得捨不得).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다. 상임위원장은 버리기로 했다. 그래도 의원으로서 역할은 버릴 수가 없다. 상임위는 우리 나름대로 짜서 정책 투쟁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5선의 주 원내대표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국민의 지지 밖에 없다. 특히 총선에서 통합당의 보이콧 정치가 심판을 받은 만큼 더 이상의 원내 보이콧은 무리수가 되기 때문에 떠밀려 등원하기 보다는 스스로 등원하는 게 더 낫다.

주 원내대표는 굳이 사찰에 전전했던 이유에 대해 “상유십이척(尙有十二隻).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이 있는 이곳에서 충무공의 정신을 생각했다. 열두 척으로도 300척 배를 물리친 상황이 지금 여야 상황과 비슷했다”며 “적은 숫자로도 거대 여당을 막을 방법이 뭔지를 고민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충무공 리더십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충성을 바쳐야 할 건 백성 뿐이다. 적은 숫자로 많은 수를 이기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솔선수범하고 애민 사상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진심을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김 위원장과 깊은 대화를 나눈 주 원내대표. (사진=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상임위원장을 다 내준다는 것과, 법사위를 자신들이 갖고 11대 7로 배분하자는 민주당의 안에 동의해주는 것은 정치적 의미가 다르다. 현실적으로 힘이 모자라서 확실한 실리(법사위)를 챙길 수 없다면 부분적 실리마저 다 내놓고 명분을 택하는 것이다. 

대신 실력과 전문성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어보자는 김 위원장의 제안을 주 원내대표가 수용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사수와 함께 입법 절차 효율화를 의미하는 ‘일하는 국회’를 밀고 있는데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할 일은 정부를 견제하는 일이다. 지금 민주당은 엉뚱한 일하는 국회다. 민주당이 한 번이라도 청와대를 비판한 적이 있나. 앞잡이 짓만 했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참 이상한 사람 외계에서 온 사람 같다. 상생과 협치 좋은 얘기는 본인이 다 하고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악역은 민주당에 맡기기로 역할 분담한 거 같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 표결을 위해 통합당 의원들을 포함해서 상임위 강제 배분권을 행사한 바 있다. 상임위가 강제로 정해진 통합당 의원들은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 등원하는 대신 이를 원상복구 시켜서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를 재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내대표의 등원 시그널 및 18개 다 내주자는 의중이 보도되자 민주당은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 입장에서 통합당이 11대 7 배분안을 받아들여야 양보했다는 명분과 함께 법사위 실리를 다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이 18개를 전부 맡게 되면 다수당의 횡포로 비춰지는 부분도 있고 국정 난맥이 발생하면 오롯이 여권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주 원내대표가 이렇게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다.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국회로 돌아오면 최대한 교섭을 진행해서 상임위원장 몇 군데를 쥐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측면에서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으로부터) 두 번,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두 번 전화했었는데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협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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