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안팎, “삼성의 ‘반도체 비전2030’ 달성 이재용 총수에 달렸다”
이 부회장, 반도체 미래전략 및 환경안전 점검 등 발 빠른 행보 보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미래전략에 대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미래전략에 대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2030’ 달성이 이재용 총수에 달렸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위기로 감돌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미래전략에 대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총수 부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운명이 이번 주에 이르면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추동력에 제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 부회장의 기소권고 여부가 판가름 나는 수사심의위원회가 이번 주 26일에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재계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반도체 패권갈등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총수의 공백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삼성은 과감한 투자와 그동안 미뤄왔던 해외 인수·합병(MA)에 빨간불이 들어 올 것이라는 관측으로 풀이된다.

만약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로 글로벌 반도체시장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 글로벌 반도체시장 불확실성에 더욱 바빠져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개발 현황 ▲설비/소재 및 공정기술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 ▲글로벌 반도체산업환경 변화 및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참석함으로써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에 대한 내구성을 만드는데 진력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은 간담회 이후, 반도체 연구소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중인 연구원들을 찾아 격려하며 임직원들과 함께 ‘반도체 비전2030’ 달성 의지를 더욱 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제시한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특히 이는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도 조만간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명실상부한 ‘반도체 코리아’의 기반 구축을 위한 민관 공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연구소에서는 ▲선행 공정 및 패키징 기술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연구 등 차세대 반도체에 적용 가능한 미래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받고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당부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중앙뉴스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중앙뉴스 DB)

@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 달성 위해 강행군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 주요 사업장 책임자들을 만나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강행군은 계속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같은 날인 19일 삼성전자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사업장 수도 늘어나고 규모도 커짐에 따라 환경안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고, 인근 주민들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 부회장은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다”며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지원을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중소업체가 반도체 칩 설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SAFE-CDP)을 제공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팹리스는 고객들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상의 설계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공정이 미세화 될수록 반도체 칩 설계는 복잡해지고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면 자체 서버 구축 대비 소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쟁력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국내 팹리스 업체인 ‘가온칩스’는 차량용 반도체의 설계 기간을 약 30% 단축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 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함께 생산하는 방식) 프로그램도 매년 공정당 3~4회로 확대 운영하고, 최첨단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팹리스, 디자인하우스(칩 디자인 업체) 등 국내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레이아웃, 설계 방법론·검증 등을 포함한 기술 교육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생태계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중소 업체들과 협력해온 제품은 올해 말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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