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와 손보사?
이미 융합되어
당장 경계선 사라지지는 않을 것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질병과 상해를 주로 취급하는 ‘손해보험’과 사망을 주로 보장해주는 ‘생명보험’ 간의 구분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이미 4차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른 물리적 소유물의 디지털화가 핵심 배경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했고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사진=박효영 기자)

이 위원은 “디지털화에 따라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간 장벽이 굳이 유지될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며 “가계성 손해보험의 주된 담보 위험은 재산상 손실인데 공유 경제로 재산 소유가 무의미해짐에 따라 결국 남게 되는 위험은 피보험자의 상해와 배상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미 손보사와 생보사 간에 각자 영역으로 여겨지던 상품들이 크로스 취급된지는 오래됐다. 무엇보다 종합 금융사는 손보와 생보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미래 시대에 자동차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생보사가 자동차 보험을 취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경계선이 당장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갈수록 그런 경계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이 위원은 “위험을 결정짓는 개인의 특성조차도 초연결성과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실시간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고 현행 상법상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계약 분류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보험업법상 구분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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