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유해 147구 70년 만에 고국 품에
하와이서 韓.美 공동 감식 통해 한국군 판정...최대 규모 유해 송환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다. 6.25 전쟁은 우리 현대사의 커다란 분수령이었다. 같은 민족끼리 총뿌리를 겨누고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를 죽였고 이웃을 처형했다. 이런 비극의 역사가 반세기를 넘으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듯 해서 안타깝다.

6.25의 교훈은 우리가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다.(사진=윤장섭 기자)
6.25의 교훈은 우리가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다.(사진=윤장섭 기자)

6.25의 교훈은 우리가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다. 돌이켜보면 6·25는 남북 대결 와중에 공포와 증오의 근원으로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70주년을 맞이하는 비극의 전쟁 역사가 최근 또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70년전, 목숨 받쳐 나라를 지키다 장렬하게 숨져간 국군 유해가 미국의 도움으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북한에서 발굴된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으로 옮겨졌다가 한미 공동 감식을 통해 한국군으로 최종 판정을 받고 미국에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6.25 참전 용사 유해는 모두 147구이며 유해 중 7구는 신원이 확인되었고 한국의 가족들도 확인됐다.

▲ 한국전 참전 국군 유해 147구...어떻게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나

자료사진=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자료사진=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국군 유해 147구가 70년만에 고국의 품에 안기는 것은 미국의 도움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었다. 북한과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로 북한에 묻힌 전사자의 유해 봉환에 합의한 바 있다.

국방부는 24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에 있는 우리나라 '6.25전쟁 영웅' 147구의 유해를 공군 공중급유기 시그너스(KC-330)로 봉환한다고 밝혔다.

'6.25전쟁 영웅' 147구의 유해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6.25전쟁 영웅' 147구의 유해는 북한에서 발굴돼 그동안 미국 하와이 DPAA에서 보관되어 있었다. 

'6.25전쟁 영웅' 147구의 유해는 △북한 평안남도 개천과 △평안북도 운산,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1990년부터 1994년까지 발굴된 유해(208개 상자)와 2018년 6월 12일 북미 1차 정상회담(싱가포르)후 미국으로 보내졌던 유해(55개 상자) 중에서 2차례의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국군 유해로 판정받았다.

국방부는 발굴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던 △미국 7사단, △2사단, △25사단의 전사기록과 전사자 명부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이 미군에 소속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미군 기록을 분석해서 신원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한미 공동감식으로 3차례에 걸쳐 국군 전사자 92구의 유해가 봉환된 바 있다. △2012년 12구, △2016년 15구, △2018년 65구가 봉환됐고 이날 147구가 봉환되면 총 239구가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미국과 한국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국군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하는 행사를 하와이에서 가졌다.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미수습 전사자를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것은 그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라며 우리는 모두 호국영령과 유가족들에게 평생의 빚을 졌다고 했다.

정부는 전사자 예우 차원에서 최초로 공중급유기까지 지원했으며 유해를 화물칸이 아닌 승객 좌석에 안치해 예를 갖췄다.

이번 봉환을 위해 이달 21일 박재민 국방부 차관(봉환유해인수단장)과 관계자 등 48명이 공중급유기 시그너스를 타고 하와이로 이동했다.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JBPHH)에서 열리는 인수식에는 △박재민 차관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6·25전쟁 70주년 사업단장, △하와이 총영사 등이 참석했고 미국에서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DPAA 부국장, △현지 참전용사, △유엔군사령부 참모장 등이 참석했다.

인수식이 끝나면 곧바로 공중급유기 시그너스에 유해가 안치된다.(사진=연합)
인수식이 끝나면 곧바로 공중급유기 시그너스에 유해가 안치된다.(사진=연합)

인수식은 →박 차관과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추념사, →인계·인수 서명식, →유해 인계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인수식에서 우리  '6.25전쟁 영웅' 들은 유엔사 참모장이 성조기로 관포된 유해 1구를 유엔기로 교체하고, 박 차관이 태극기로 다시 관포한 뒤 유해발굴감식단장에게 유해를 전달하면 인계가 마무리된다.

인수식이 끝나면 곧바로 공중급유기 시그너스에 유해가 안치된다.

한편 하와이를 이륙한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4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뒤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게 된다. 엄호기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부대의 후예인 공군 △101·102·103 전투비행대대 소속 전투기 F-5 2대, F-15K 2대, FA-50 2대다.

이날 엄호기 F-15K를 조종하는 강병준 대위는 6.25전쟁 참전 조종사 고(故) 강호륜 예비역 준장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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