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적대감 극복
북한에도 메시지
함께 잘 살자
진정한 종전
돌아온 전사자 유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6.25 전쟁이 발생한지 70년이 흘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남북간의 적대 감정은 여전하다. 최근 들어 남북관계는 다시 2017년 최악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20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엄수된 <6.25 전쟁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아직 우리는 6.25 전쟁을 진정으로 기념할 수 없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 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물리적인 것을 넘어 정서적 분단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모든 남성이 군대에 가는 징병제가 유지되고 있고 한 해 국방비로만 50조1527억원을 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6.25 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독립선열의 정신이 호국영령의 정신으로 이어져 다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거대한 정신이 되었듯 6.25 전쟁에서 실천한 애국과 가슴에 담은 자유민주주의를 평화와 번영의 동력으로 되살려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전쟁을 기념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최고의 긴장 국면에서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GDP는 북한의 50배가 넘고 무역액은 북한의 400배를 넘는다. 남북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며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고 함께 잘 살고자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고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유해 앞에서 묵념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북한도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은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며 “남과 북 온 겨레가 겪은 전쟁의 비극이 후세들에게 공동의 기억으로 전해져 평화를 열어가는 힘이 되길 기원한다.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전세계에 희망으로 전해질 때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장진호 전투에서 산화한 147구의 유해 국내 귀환 △12만3000여명의 전사자 유해를 모두 찾기 위해 노력 △대한민국 위해 맞서 싸워준 해외 참전국에 대한 감사 △평범한 사람들의 전쟁 비극과 극복 △전쟁의 참혹함 △전쟁을 이겨낸 국력 등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으로 돌아온 전사자들의 동료인 노병의 복귀 신고와 거수경례를 받았다. 그리고 전사자들 앞에서 묵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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