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새로운 경제위기 발생
자국중심주의와 사회적 약자 고통
기후위기에 대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세계 경제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 콘퍼런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금융의 미래>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각국은 이번 팬데믹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공동으로 협력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종식과 예방을 위해서는 지식이 매우 중요하기에 백신 관련 특허 풀을 만드는 등 협력이 필요하다”며 “코로나가 가져올 경기 불황은 장기적이고 극심할 것이다. 우리는 대공황에서 회복하는데 10년이 걸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공황 당시에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을 못 했지만 이번에는 공조를 필요로 하는 전세계 문제임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보가 비대칭적이라는 시장의 불완전성을 입증한 경제학의 대가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코로나 여파로 직접 방한하지 못 하고 영상을 통해 발언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코로나는 우리가 만든 경제가 예비타이어 없는 자동차와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문제가 없을 때는 잘 작동하지만 문제가 생기는 순간 회복력이 없다”며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보다 회복력 있는 경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장기 투자자의 목소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등 단기 수익보다 장기 안목을 중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발 경제 위기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자국중심주의를 강화시킨다.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 수석부총재(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현재 각국 중앙은행은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1인당 소득은 대단히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저소득 노동자들이 실직 등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영세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저성장과 불평등 심화 문제가 나타났을 때 많은 국가가 고립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보호무역주의가 늘었다. 지금처럼 세계 1·2위 경제 국가가 갈등하는 상태에서는 더욱 문제”라고 환기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양적 경제성장 만을 추구할 수는 없게 됐다.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경제학자들이 아직도 앞으로 10년 2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비용 추정을 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 활동이 활력을 잃었고 혁신도 큰 타격을 받았다. 자기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들면 국가 붕괴나 사회 소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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