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탐 창작지원 취지로 기획, 신작 발표와 함께 영상과 조형 등 새로운 매체 시도 선보여

 

젊은 작가 박제경의 개인전‘U-TOPOS’가 오는 7월 1일(수)부터 7월 6일(월)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젊은 작가 박제경의 개인전‘U-TOPOS’가 오는 7월 1일(수)부터 7월 6일(월)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염색 안료인 구타를 이용한 독창적인 선묘로 호평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 박제경의 개인전‘U-TOPOS’가 오는 7월 1일(수)부터 7월 6일(월)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작품을 통해 유기적 형태와 몽환적 느낌의 색상, 리드미컬한 곡선 등으로 평소에 꿈꾸는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 박제경의 작품속으로 들어가 보자.

박제경은 선묘를 통해 연상하는 것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박제경은 선묘를 통해 연상하는 것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박제경은 선묘를 통해 연상하는 것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선의 반복된 겹침은 마치 거미줄 같기도 하며 가느다란 실로 짠 ‘레이스’와 같은 형상을 만들어 선을 통해 상상적이며 직관적인 내면을 들어다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자신만의 표현기법을 통해 유기적 형태와 몽환적 느낌의 색상, 리드미컬한 곡선 등으로 작가가 평소에 꿈꾸는 내면의 ‘유토피아(utopia)’ 이미지를 선을 통해 형상화한다.

작가가 평소에 꿈꾸는 내면의 ‘유토피아(utopia)’ 이미지를 선을 통해 형상화한다.
작가가 평소에 꿈꾸는 내면의 ‘유토피아(utopia)’ 이미지를 선을 통해 형상화한다.

그녀의 작품은 실타래와 같은 선들이 중첩되고 때로는 번짐의 안료와 만나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의 공간을 채워나가는 듯한 그녀의 작업은 곡선이 주는 미적인 아름다움 속에서도 마치 연연히 이어져 있는 삶의 미로를 풀어가는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다채로운 유희와 상상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탐앤탐스의 문화예술후원프로젝트인 ‘갤러리탐’의 주최로 기획된 창작지원 전시다.

탐앤탐스는 지난 2013년도부터 신진작가 발굴 및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일부 매장 전체를 신진작가의 전시 공간으로 제공해 갤러리 카페로 운영하고 홍보 등을 지원하는 갤러리탐을 운영해오고 있다. 박제경 작가와는 2016년 갤러리탐 제5회 공모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보다 넓은 주류 미술무대에서의 작가 양성 및 지원을 목적으로 이번 제20회 개인전을 기획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박제경 작가의 유토포스 신작 발표와 함께 영상과 조형 등 매체의 지경을 확장한 새로운 시도를 선 보일 예정이다. 3D펜으로 작업한 조형물과 비주얼 아티스트 류한솔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유토포스의 숨은 스토리와 움직임이 각각 2D 애니메이션과 3D 모션으로 구현된다. 또한 특수 유리 제조 전문 기업 코닝의 프리미엄 액자 브랜드인 마스터픽스의 후원으로, 일부 작품은 강화유리 판화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박제경 작가의 유토포스 신작 발표와 함께 영상과 조형 등 매체의 지경을 확장한 새로운 시도를 선 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박제경 작가의 유토포스 신작 발표와 함께 영상과 조형 등 매체의 지경을 확장한 새로운 시도를 선 보일 예정이다.

갤러리탐은 “흑사병이라는 잿더미 속에서도 붓을 쥐고 희망을 채색하던 예술가들에 의해 르네상스가 꽃을 피워 냈듯이,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상과 희망을 전하는 유토포스 전시를 통해 위로와 자유로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박제경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졸업 후, 이랜드스페이스와 아트스페이스루 등 20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으며, 2016년 광화문 국제 아트페스티벌 청년작가 공모전 대상 등 6회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바 있다.

 ▲끊길 듯 끊이지 않는 영원성...‘U-Topos Sequence'

끊길 듯 끊이지 않는 영원성...‘U-Topos Sequence'
끊길 듯 끊이지 않는 영원성...‘U-Topos Sequence'

박제경 작가는 오랜 기간 동안 ‘U-Topos’ 시리즈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토리와 조형기법을 모색해왔다. 작품의 제목에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성이 무엇인지 잘 표출되어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U-Topos’ 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박제경작가의 작품에서는 유토피아의 장소로서 관념의 공간을 의미한다.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초월성을 추구하는 ‘U-Topos’는 작가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방식과 같은 의도로 제작된 작업이다.

부드럽고 유연한 곡선을 연결하여 끊길 듯 그러나 끊기지 않는 영원성이 강조되어 있는 ‘U-Topos’는 우아한 여성성과 로맨틱한 장식성이 강조된 레이스(lace)의 선적인 묘사로부터 시작된다.

섬세하게 구멍 난 레이스의 겹친 선들의 묘사는 여성의 ‘시스루(seethrough)’를 가능케 하여 유혹과 감춤, 열림과 닫힘의 동시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동시성을 투영한 선적인 묘사가 초기에는 ‘레이스(lace) 기법’으로 알려졌으나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로 최근에는 ‘거미줄 잣기’(spiderweb spinning)로 불리고 있다. 

▲거미줄 잣기(spiderweb spinning)

시리즈의 조형적 공통점은 유하면서도 연연히 이어져있는 삶의 미로와 같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시리즈의 조형적 공통점은 유하면서도 연연히 이어져있는 삶의 미로와 같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조형적 공통점은 유하면서도 연연히 이어져있는 삶의 미로와 같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선은 반복되어 중첩되면서 겹쳐지고 있는데 선과 선이 얽히고설키는 틈새로 간간이 속이 드러나게 만들었다.

이러한 작업과정에서 화가의 생각을 정밀하고 유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지속적인 곡선 레이스(lace)의 미술적 재발견은 박제경작가에게 작업과제와 함께 작업의 방향을 제시하여 주었다.

‘거미줄 잣기(spiderweb spinning)’는 평면의 선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구타에(gutta)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섬세하게 돌출된 선묘로 묘사되었다. 구타에는 튜브(tube)형 염색안료로 짜서 사용해야 하므로 힘의 강약 조절이 요구되는데 표현의 극적인 순간에는 숨을 멈추고, 빠른 손놀림으로 원하는 조형을 구성한다.

그 순간 작가는 즉흥적인 자아의 몰입을 경험하며 드로잉의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되고 작품과 함께 혼연일체의 온전한 모습으로 환상적인 ‘U-Topos’의 세계에 다다른다.

▲U-Topos의 변주

캔버스를 충만하게 채우고 있는 거미줄 잣기의 리드미컬한 곡선의 시각적인 이미지는 마음의 평화를 주며 시기 질투 다툼과 욕망으로부터 유토피아의 세계로 순화시킨다.

구체적인 스토리를 배제한 채 풍만하고 평화로운 다채로운 선의 유희는 유토피아를 항해 손짓하며 비상하고 초월적인 세계를 향한 조형적 상상력의 완성이다.

작품의 형식은 추상으로 보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은 형상들을 찾아 낼 수 있는데 이는 추상에서 나타나는 모호함과 긴장감을 우려하여 여유를 연출하고자 하는 의도로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작가의 끊임없는 변주가운데 하나이다.

유토피아의 세계를 향해가는 여정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상징적인 동물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인생과 연계되어 있다. ‘U-Topos’ 시리즈에서 몽환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다채로운 색채는 본연의 색채를 유지하며 눈에서는 서로 섞여 보이고 때로는 현란하게 혼재되어 신비로운 색으로 가득 차 있는데 작가의 내면이 투사된 ‘드러내고 싶으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색채들의 향연이다.

박제경작가의 ‘U-Topos’ 시퀀스는 무한한 작가적 독창성의 충만함으로 현재의 아우라를 드러내고 있으므로 여전히 앞으로의 작업이 기대되는 작가이다.
 
김 향 숙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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