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법사위 2년씩’ vs 김태년 ‘대선 승리 당이 맡자’
주호영 ‘법사위 2년씩’ vs 김태년 ‘대선 승리 당이 맡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2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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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더디고 더딘 여야 원구성협상
박병석 의장 중재안 민주당 거절
민주당 역제안 주호영 거절
원구성협상 히스토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구성협상 정국이 시작된 5월초부터 기세 좋게 압도할 것 같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선뜻 그러지 못 하고 있다. 끝까지 법사위 고수론만 내세울 것 같던 통합당도 민주당에 절충안을 내민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로 막혀 있는 원구성협상 정국에서 한 발짝 나아갔다. 하지만 협상 타결을 이뤄내진 못 했다.

이날 저녁 전까지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에 성공했다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졋지만 저녁이 되자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 했다는 소식이 타전됐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박병석 의장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상 여야는 4년 임기 중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2년에 한 번씩 원구성협상을 해서 국회를 운영해왔다. 

주 원내대표의 새로운 카드는 법사위를 전후반기로 나누는 것이다. 사실 이 카드는 통합당 내부에서 일찌감치 나왔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김 원내대표에게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결코 법사위를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다수 여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를 갖고 11대 7로 배분하자는 절충안에 대해 손사레를 쳐왔다. 176석 대 103석으로 의석수에서 현저하게 밀리는데 법사위까지 없다면 존재감이 너무 약해진다는 위기감이 있었고 과거 반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당이 압박 수단으로 구사했던 △법사위 사수 못 하면 상임위원장과 국회부의장 전부 포기 △주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 △주 원내대표의 1인 장외투쟁 △18개 상임위원장 전부 포기 등이 생각보다 민주당의 큰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 한 탓에 법사위를 절반만이라도 가져오자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읽혀진다.

김 원내대표는 역제안을 내놨다. 

2022년 3월9일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후반기 법사위를 가져가자고 한 것이다. 누가 봐도 민주당은 대권 주자(이낙연·이재명·박원순·김부겸 등)가 차고 넘치지만 통합당은 황교안 전 대표의 퇴장 이후 극심한 대권 주자 가뭄 현상을 겪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후반기에 어느 당이 법사위를 맡는다고 약속할 수 없지만 국회 제도 정비 차원에서 당 규모와 상관없이 집권당이 법사위를 맡는 것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이기는 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회 원구성을 무슨 그런 식으로 하냐”고 반발했다.

결국 돌고 돌아 법사위다. 

원구성협상 초반에 함께 거론됐던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쏙 들어갔다. 양당 모두 법사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른 협상 조건들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서 있다. 타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을 잡아둘 수 있는 체계자구심사권이 가장 크지만 검찰과 법원에 대한 컨트롤 권능도 무시 못 할 실익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사법위와 법제위를 분리해서 상호 나눠갖자는 제안을 했다. 견제권을 갖고 싶은 통합당, 검찰과 법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은 민주당의 의중을 염두에 둔 나름의 묘수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받지 않았다.

기자들에게 협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주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 이후 민주당과 박 의장은 15일 본회의를 열고 통합당 없이 6개 상임위원장(법사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외교통일위원장·국방위원장·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에 대한 표결을 밀어붙었다.

그 여파로 주 원내대표는 칩거 정치(15일~24일)에 들어갔고 전국의 사찰을 돌면서 언론 플레이를 구사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은 원내 보이콧으로 호응했는데 그게 먹혀들었는지 박 의장은 19일 예정된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 민주당은 연일 코로나 대응용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과 북한 문제로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명분을 부각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박 의장이 민주당의 돌진에 제동을 걸 만큼 통합당의 전략은 영향력이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양당도 피로감이 극심하다. 그래서 모든 길은 법사위로 통하던 것이 조금씩 다른 빈틈으로 열리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법사위 포기를 전제한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주면 정권 차원에서 부담스러운 국정조사를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흘리고 있다. 통합당은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대북 외교 전반 △한유라(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의혹+라임 사태) 등 3대 국조를 요구하고 있다.

차라리 국조를 받더라도 법사위를 내놓을 수 없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엿보인다. 

26일 교섭 결과에 대해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끝내 법사위 포기를 전제한 국회 정상화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조도 이뤄질 수 없었고 협상도 결렬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은 다시 한 번 29일 14시로 본회의 예정일을 설정했다. 일요일(28일)에는 양당 원내대표와 공식 회동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8일에 모이기 전 토요일(27일) 양당이 실질적인 물밑 합의를 이뤄놓지 않으면 일요일 최종 협상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박 의장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7월4일) 내에 반드시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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