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선수 폭력]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에 이유 있었다
[특별기획:선수 폭력]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에 이유 있었다
  • 윤장섭
  • 승인 2020.07.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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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가해자 지목된 ’팀 닥터 안 모 씨’...그는 누구인가
머리숙인 대한체육회의 약속...이번엔 정말 믿어도 되나
체육계의 폭력 자연스런 현상 아닌 범죄...폭력 대물림 뿌리 뽑아야
감독도 쩔쩔맨 '의문의 팀 닥터'..."돈 상납하고 매맞았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스포츠계의 만연된 폭력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늘 반복되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메달 중심주의, 엘리트 스포츠 정책 등으로 위장된 폭력이 지도자들과 팀 동료들에게 은폐되고 침묵으로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에 대한 폭력은 그 동안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어온 모두의 잘못이다. 꼭 찝어서 어느 누구 한 명의 잘 못 이라고 탓할 수 없다. 결국 성적지상주의가 낳은 병폐의 희생양이라 할 수 있다.

<시사주간 중앙뉴스>는 철인3종 국가대표를 지낸 20대 초반의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스포츠계의 “메달 중심주의"의 실상을 들여다 본다.

▲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최 선수 죽음 둘러싼 진실 게임 시작

최 선수 죽음 둘러싼 진실 게임 시작(사진=방송캡처)
최 선수 죽음 둘러싼 진실 게임 시작(사진=방송캡처)

지난 2일 철인3종 국가대표를 지낸 20대 초반의 선수가 부산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고교 시절부터 트라이애슬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6월) 26일 새벽 부산의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 선수는 세상을 떠나기 전 엄마에게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마지막으로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선수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게임이 시작됐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엄마에게 보낸 휴대폰 메시지(사진=방송캡처)
고(故) 최숙현 선수가 엄마에게 보낸 휴대폰 메시지(사진=방송캡처)

대한 체육회는 2일 故 최숙현 선수의 사망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와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이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故 최숙현 선수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오랫동안 폭력에 방치된 고인과 헤아릴 수 없이 큰 상처를 입었을 유가족들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죄를 드리며 선수의 고통을 돌보지 못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비록 늦은감은 있지만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건 가해자를 중징계로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사건 외에도 스포츠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 조사나 수사 중이라도 가해자에게는 자격정지와 제명 등 선제적 처벌로 철퇴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에 이유 있었다

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에 이유 있었다.(사진=방송캡처)
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에 이유 있었다.(사진=방송캡처)

야 이 XX야. 체중이 는 게 문제가 아니라고, 응?”, “이빨 깨물어. 어디서 양아치 짓을” ...故 최숙현 선수가 녹취한 파일에 담겨있던 가해자의 음성이다.

최 선수가 수년간 가해자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 정황이 담긴 음성을 녹취해 왔다는 사실은 최 선수가 사망을 한 뒤에 공개됐다.

최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일 때 감독, 팀닥터, 선배들로부터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이 최 선수의 녹취파일이 공개 되면서 고스란이 증명됐다.

유족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전 소속팀 관계자들이 내뱉는 욕설과 구타의 정황이 가감없이 담겨져있다.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고문에 가까운 폭식을 강요하기도 했다는 목격자가 있고 고인이된 최 선수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故 최숙현 선수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린 곳은 무려 6곳에 달했으나 어느 한 곳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방송캡처)
故 최숙현 선수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린 곳은 무려 6곳에 달했으나 어느 한 곳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방송캡처)

故 최숙현 선수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린 곳은 무려 6곳에 달했으나 어느 한 곳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최 선수가 도움을 요청한 곳은 △대한체육회를 비롯해 △산하 스포츠인권센터,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찰서 등 모두 6곳이다.

이들 기관은 한결같이 최 선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져 주지 않았고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해도 미온적이거나 사건 무마에 바빴다. 오히려 가해자측과의 합의를 종용했다는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이정도로 무관심 보이자 최 선수는 자신을 도와줄 단체나 기관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최 선수가 얼마나 많은 절망감을 느꼈겠는지는 당사자 외에는 알 수가 없으나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국민들이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분노하는 건 고인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보여주었다면 유능한 스포츠 스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스포츠계가 정말 분골쇄신하고 달라져야 하는 이유는 최 선수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미리 선수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졌어야 하는데 꼭 극단적인 일들이 일어나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 때문이다.

지난해 쇼트트랙의 심석희 선수의 용기 있는 폭로 이후 정부와 체육단체는 체육계에 만연한 수많은 인권유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갖가지 근절책을 내놓았다. →전수 실태 조사, →처벌 강화, →신고센터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많지 않다.

각종 인맥으로 얽힌 체육계의 폐쇄성 때문에 선수들은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못했고 설사 알린다 해도 사실 규명이나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거나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다.

▲머리숙인 대한체육회의 약속...이번엔 정말 믿어도 되나

머리숙인 대한체육회의 약속...이번엔 정말 믿어도 되나(중앙뉴스 DB)
머리숙인 대한체육회의 약속...이번엔 정말 믿어도 되나(중앙뉴스 DB)

대한체육회 김승호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대한체육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철인 3종 경기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를 중징계로 처벌하고 "이번 사건 외에 스포츠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 조사나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가해자로 판명이 자격정지와 제명 등 선제적 처벌로 철퇴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덧붙여서 체육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무엇보다 강력한 발본색원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것과 동시에 개인의 문제부터 제도적 허점까지 아우르는 신속하고 합당한 조처를 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총장은 상대적으로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학생이나 실업팀 선수에 대한 폭력 및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학교, 교육청, 지방체육회 등 소속기관의 우선 징계 처분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대한체육회는 안전한 훈련 환경 조성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선수들이 있는 모든 현정에 CCTV와 카메라 등 영상 수집 장치를 도입해 사각지대와 우범지대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훈련 외에 지도자와 접촉할 때도 영상 기록 등을 통해 인권 침해 행위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가대표선수를 비롯해 실업팀과 학생 선수 등을 대상으로도 권역별 교육을 진행하고 선수와 지도자 의식 개선에도 한층 더 노력하겠다는 것도 약속했다.

사실 한국 체육은 불과 2~30년전만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 체육, 다시말해서 대표급 선수들의 훈련 방식은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한국 체육이라는 것이 뿌리부터 폭력이라는 거름을 먹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의 좋은 성적은 코치나 감독의 능력으로 평가를 받다보니 지도자들의 과한 욕심 때문에 폭력이 일상화 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을 받고 평생 연금, 병역 혜택을 받는 등 성적만 좋으면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성적지상주의가 스포츠 현장의 폭력을 용인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무관치는 않다.

▶다음은 체육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故 최?? 철인3종 선수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오랫동안 폭력에 방치되어 있던 고인과 헤아릴 수 없이 큰 상처를 입었을 유가족들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올리며 선수의 고통을 돌보지 못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또한, 스포츠를 아끼고 성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도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지난해 조재범 빙상 코치의 폭력·성폭력 사건은 스포츠계에 만연해 있던 인권 부재에 경종을 울렸으며 이후 스포츠 인권 향상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져 이에 대한 각종 방책과 노력이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 본 사건을 계기로 사각지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스포츠 폭력에 대한 더 강력한 근절 대책이 절실함을 통감합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에 있어 인권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금 상기하고 스포츠 폭력·성폭력 사건 대책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돌아봄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한 조처를 할 것입니다. 특히 금번 사건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7월 6일(월)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중징계로 단호히 처벌하여 다시는 체육계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①첫째, 스포츠 폭력·성폭력에 대하여 조사 및 수사과정 중이라도 즉시 자격정지 및 제명 등 선제적 처벌로 강력한 철퇴를 내리겠습니다. 다툼의 여지는 향후 수사결과로서 명명백백히 밝혀내는 것으로 하고, 조사 및 수사 도중에는 2차 피해에 대비하여 피해자 보호를 제1의 원칙으로 할 것입니다.

②둘째, 상대적으로 스포츠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학생 선수 및 실업팀 선수의 폭력·성폭력에 대하여 소속기관(학교·교육청, 지방체육회 등)에서 우선적으로 징계 처분을 하도록 촉구하고자 합니다.

③셋째, 무엇보다 강력한 발본색원을 통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면면을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을 물어 폭력·성폭력의 가해자가 다시는 스포츠계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뿌리 뽑을 것이며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개연성 있는 모든 범위의 수사는 물론, 개인의 문제부터 제도적 허점까지 모두 아우르는 신속하고 합당한 조처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④넷째, 선수들이 있는 모든 현장에 CCTV, 카메라 등 영상수집 장치를 도입하여 사각지대와 우범지대를 최소화하고 경기영상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토록 하겠으며, 훈련 외 지도자와 접촉 시에도 영상기록 등을 통해 선수의 인권침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안전한 환경에서 훈련에 임하도록 할 것입니다.

⑤다섯째, 대한체육회는 올 하반기에 국가대표 선수를 넘어 실업팀 선수, 학생 선수 등을 대상으로 권역별 교육(7~8월)을 실시할 방침이며 스포츠 폭력 근절은 체육인들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선수 및 지도자들의 의식을 개선하여 폭력 없는 스포츠 환경을 구축하겠습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스포츠 100주년을 맞는 올해, 그동안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던 스포츠가 다시 한 번 스포츠의 본질적 정신인 정의와 공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체육계의 폭력 자연스런 현상 아닌 범죄...폭력 대물림 뿌리 뽑아야

체육계의 폭력 자연스런 현상 아닌 범죄...폭력 대물림 뿌리 뽑아야(사진=방송캡처)
체육계의 폭력 자연스런 현상 아닌 범죄...폭력 대물림 뿌리 뽑아야(사진=방송캡처)

한 체육 고등학교 축구부 주장 A군은 "운동선수는 하루라도 맞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산다며 매를 맞어야 정신을 차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때렸으니까 저희도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되더라는 것,

국내 축구 명문고의 3학년 A군은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권위의 조사관은 이를 `피해의 자기내면화`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이 선배들이나 코치에게 폭력을 당하더라도 폭력은 순전히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의 소극적 대처로 이어져 폭력의 악순환을 지속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폭력이 학교 체육까지 깊숙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학생 선수 때부터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인권 실태 전수조사와 (성)폭력 판례 분석 결과 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인권 실태 전수조사는 지난해 2월 빙상 스포츠계 선수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맡아서 진행했다.

토론회에서 인권위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학생 선수가 있는 전국 5274개교 초·중·고 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에는 5만7557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3가지 유형의 피해 선수들이 나타났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학생 선수는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9035명(15.7%)이 언어폭력을 당했다. 이어 두번째는 △8440명(14.7%)이 신체적 폭력을 당했으며 세번째는 △2212명(3.8%)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나눠 살펴보자.

먼저 ▶초등학교 학생 선수는 응답자 중 12.9%가 신체폭력 경험을 호소했다. 이는 교육부에서 실시한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9.2%와 비교했을 때 1.4배 높다.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중학교 학생 선수는 응답자 중 15%가, ▶고등학교 학생 선수는 응답자 중 16.1%가 신체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학생보다 각각 2.2배, 2.6배 높은 수치다.

실제로 역기를 전공하는 선수는 "본인이 원하고 스스로 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선배나 코치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과도한 훈련으로 학생 선수의 학습권과 휴식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도 전수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런 것들은 학년이 높이 올라갈 수록 심각했고 특히 고등학생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중 대다수는 수업 불참 시 보충수업조차 받지 못했다. 고학년의 경우 하루 3~5시간 이상의 훈련이 계속 되고 있었다.

신체적인 고통과 별개로 성폭력에 대한 피해도 심각하다. 성폭력을 당하는 경우 적극적인 방어를 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대처만 했다고 답한 학생 선수들도 다수여서 초등학생 때 부터 성폭력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가 주관한 토론회에서는 인권위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판례 127개를 분석한 결과도 공개됐다.

인권위는 "공적인 피해 구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 선수 인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다각도로 검토해 종합적인 정책 개선안을 마련한 후 관련 부처 등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체계 정교화 △상시 합숙 훈련과 합숙소 폐지 △과잉 훈련 예방 조치 마련 △체육 특기자 제도 재검토 △학생 선수 인권 실태 전수조사 정례화 검토 등을 제시했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포츠분야 성폭력·폭력 사건은 선수와 지도 간의 위계적인 구조, 체육 권력 등이 결합해 일상성, 지속성, 폭력성 등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메달 중심주의, 엘리트 스포츠 정책 등으로 말미암아 폭력·성폭력 사건은 은폐될 뿐 아니라 침묵이 강요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포츠의 폭력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사건의 대부분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1997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스포츠 폭력과 관련한 127건의 판례 가운데 성폭력 사건은 71건이었다. 이 중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이 절반이 넘는 38건이나 됐다. 스포츠 분야 폭력·성폭력 사건에서 거의 대부분 가해자는 ‘교육자’인 성인이었고 피해자는 미성년자인 학생이었다.

상습적이고 장기적인 폭력으로 학생 선수들의 인권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래서 스포츠 분야 폭력에서 폭행 횟수는 한번으로 끝이 나지않는다. 최소한 2회 이상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전체 선수의 95%에 이른다.

도구를 사용하는 종목에서 야구 배트, 하키 스틱 등으로 폭행하는 특수폭행이 많았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일이다.

한편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세상에 알린건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의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했으며 온갖 방법을 동원한 회유 시도에 23세의 어린 선수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과 부담은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는 좌절감은 결국 그녀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고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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