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 2021년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문 발표
중소제조업 가동률 66.2%...경영상황 ‘악화’되었다 76.7% 응답
소기업의 구조적 요인으로 충격 더욱 심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

중소기업계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계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중소기업계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7일 여의도에서 2021년 최저임금 관련 긴급 기자회견 개최하고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현 주소를 밝히고 현재 대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폐업 직전까지 몰리고 있는 가운데 대출과 정부지원금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최근 3년간 32.8% 오른 만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동계와 정부가 최저임금 동결에 협조해달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중소기업(제조업체)은 지난 1분기는 지난해에 수주한 물량으로 근근히 이어왔으나 2분기부터는 수주 물량이 끊기고 중단되면서 앞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또 대구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현재 대구지역의 제조업 가동률이 30%가 채 안된다고 했다.그러면서 부산은 대구보다 더 떨어진 25%의 가동률을 보인다며 근로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감이 없어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금도 인건비는 정부지원을 받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라며 4개월 째 10%도 벌지 못했고 폐수 처리 비용을 4개월간 연장까지 해주었지만 공장을 못 돌리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중소제조업 가동률 66.2%...경영상황 ‘악화’되었다는 응답 76.7%

중소기업계는 5월 기준 중소제조업 가동률이 66.2%로 금융위기 후 최저 수준이라고 했다.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2.7% 급감했다며 “올해 경제성장은 마이너스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중기단체는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이 32.8% 인상되어 임금 상승에 따른 경영이 악화되면서 최저임금 조차 주지 못 하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식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종은 이미 40%가 넘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단체는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이 32.8% 인상되어 임금 상승에 따른 경영이 악화되면서 최저임금 조차 주지 못 하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한다고 했다.(사진=김기문 회장)
중기단체는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이 32.8% 인상되어 임금 상승에 따른 경영이 악화되면서 최저임금 조차 주지 못 하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한다고 했다.(사진=김기문 회장)

올해 최저 시급 8590원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근로자가 받는 급여는 180만원이지만, 실제 경영자가 지불하는 인건비는 4대 보험료, 퇴직충당금 등 법정 비용을 포함해 월 223만원에 달한다.

많은 기업들이 최저임금조차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문을닫는 기업들이 더 늘어나게 되고 근로자들은 직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며 “현장 근로자들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이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및 금액 추이(중소기업중앙회 자료)
사진=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및 금액 추이(중소기업중앙회 자료)

중소기업계는 “최근 최저임금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 대표자의 88.1%, 근로자의 56.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고통분담을 통해서라도 기업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지켜야겠다는 간절한 의지의 표출”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83.4%가 가장 시급한 정부 노동정책으로 고용유지를 꼽았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가 참여했다.

전년 대비 올해 중소기업 고용 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는 지난 5월에 실시됐다. 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내수와 수출기업 모두가 어려움을 격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①대내적 영향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 내수 소비 감소 → 서비스업 매출 감소 → 서비스업 납품 제조업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②대외적 영향으로는 코로나19 감염병 해외 주요국 확산 → 수출기업 납품물량 축소 및 수출 중단 → 관련 하청 기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1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전문)

▶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경제위기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5월 기준 중소제조업 가동률은 66.2%로 금융위기 후 최저 수준입니다. 중소기업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2.7%를 기록하면서 급감하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은 마이너스가 확실시 되는 상황입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담이 너무 큽니다. 최근 3년간 32.8%의 인상으로 최저임금을 못 주는 사업장이 이미 16.5%에 달하고, 음식점 등 소상공인 업종은 40%가 넘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8,590원이고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월급 180만원이지만, 실제 경영자가 지불하는 인건비는 4대 보험료, 퇴직충당금 등 법정 비용을 포함하면 월 223만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금 각종 대출과 정부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너무 힘겹습니다.

▶현장 근로자들이 느끼는 어려움도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조사에서 중소기업 대표자의 88.1%와 근로자의 56.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고통분담을 통해서라도 기업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지켜야겠다는 간절한 의지의 표출입니다.

▶지금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일자리 지키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최고의 안전망은 일자리입니다. 노사정 모두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중소기업근로자의 83.4%가 가장 시급한 정부 노동정책으로 고용유지를 꼽고 있습니다. 그만큼 현장에서는 절박합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되어야 합니다. 우리 중소기업계도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지만,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20. 7. 7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일동(①중소기업중앙회, ②대한전문건설협회, ③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④한국여성경제인협회, ⑤소상공인연합회, ⑥한국외식업중앙회, ⑦한국벤처캐피탈협회, ⑧벤처기업협회, ⑨중소기업융합중앙회, ⑩한국여성벤처협회, ⑪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⑫코스닥협회, ⑬IT여성기업인협회, ⑭이노비즈협회, ⑮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소기업의 구조적 요인으로 그 충격은 더욱 심화

2018년 통계청, 영리법인기업체행정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0.3%인 대기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64.1% 차지하는 반면, 99%의 중소기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제조업 절반이 매출의 대부분을 납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제조업의 46.8%가 수급기업으로 매출액 대비 모기업 납품 비율은 81.8%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수급기업의 공급원가 중 인상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 노무비이고 절반 이상의 업체(53.4%)가 노무비가 인상되었음에도 인상된 노무비가 납품단가에 반영된 비중은 27%에 불과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원청기업의 재고증가 및 수출중단 등의 어려움이 수급중소기업에 전가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원청 기업도 힘이드는 상황이다 보니 그 부담을 하청업체가 같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청업체의 경우 그런 상황에서 계약 하나라도 유지하려면 원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니 중소기업 절반가량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4.1 → 2018년 47.2 →2019년은 48.0다. 중소기업의 대출도 역대 최대폭으로 지속 증가 중이어서 그 위험도도 높은 상황이다.

사진=중소기업 자금사정 지수(중소기업중앙회 자료)
사진=중소기업 자금사정 지수(중소기업중앙회 자료)

기업 은행대출 증가 규모를 살펴보면 (3월)19조 → (4월)28조 → (5월)16조다. 5월 대출 증가분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대기업 3조, 중소기업 13조) 기업들의 1분기 대출은 51조4천억으로 급증했다.

2008년1분기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 중 73.3%가 인건비 등 운전자금(37조7천억)이다.

한 중소 제조업 대표는 그나마 기존에 있던 대출도 만기 연장돼서 버티고 있다며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방법은 없다며 문을 닫을까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가 언제 끝이날지 몰라 불안감이 더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성질상 2차‧3차 유행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기 때문에 중소.중견 기업들의 고민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중소기업의 72.5%는 올해 하반기 경영환경이 상반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연구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고용 전망과 정책과제를 통해 중소기업포커스 2020.6월에 밝힌 내용이다.

경기 회복시점에 대해 서도 그리 밝은편은 아니다. 중소기업 53.6%는 경기 회복시점이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기업도 1/3 이상(32.0%)나 됐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언제 또 생산중단 위기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2차 팬데믹이 온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어 이 시점에 누가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늘리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출을 다 끌어와서 더이상 자금을 통용할 곳이 없어 한 번 더 위기가 오면 이제는 두손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서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이미 현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시급 8,590원은 주휴수당 포함시 1만원을 넘고(10,310원) 월 단위로 환산시(주40시간 기준 주휴 포함, 월 209시간)하면 1,795,310원이나 된다. 여기에 4대 보험료, 퇴직금, 연차수당 등 법정비용을 포함하면 월 약44만원(24%)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여 실제 최소 인건비는 월 223만원이 된다.

실제 최소 인건비는 월 223만원 소요(중소기업중앙회 자료)
실제 최소 인건비는 월 223만원 소요(중소기업중앙회 자료)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의 17.4%가 최저임금 영향권에 있고 영향근로자 절반 이상(62%)은 10인 미만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최저임금 영향 근로자는 358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17.4%에 해당한다. 이 중 76.9%는 30인 미만 기업에서 근무중이다.

영향근로자 분포(%)도를 보면 →(1-4인) 38.6, →(5-9인) 23.4, →(10-29인) 14.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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