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의 ‘전략’ ·· 김대중 정신+영남 300만표 확보
김부겸의 ‘전략’ ·· 김대중 정신+영남 300만표 확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7.0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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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조화냐 영남표냐
권력의지 만발
책임국가론
이낙연 견제에 집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988년 故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면서 꺼내든 것은 김대중 정신이었다. 규범과 현실의 조화를 강조했던 김 대통령의 정치 감각을 전면에 내세운 의미가 있다.

김 전 의원은 9일 오전 국회 주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오늘 아침 현충원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묘역에 다녀왔다. 30년 전 나는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다. 총재께 인사드리러 간 첫 날 내 손을 잡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을 일러주셨다”며 “김대중 총재의 가르침을 따르는 당대표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 전 의원은 “전국에서 골고루 사랑받는 좋은 정당의 대표가 나의 오랜 꿈이었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김대중 정신을 맨 먼저 꺼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모두에 처음 제도 정치권에 들어갔을 때 김대중 총재께서 내 손을 잡고 해준 말이 이 사람아. 정치라는 것은 운동과 달라! 서생적 문제의식을 상인적 현실 감각으로 그렇게 풀어내면서 국민의 한 발짝 앞에서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 그게 정치인의 일이라고 가르쳐주신 것을 그런 자세를 아직 잊지 않고 있다”고 환기했다.

출마선언문 서두와 마지막 발언으로 김대중 정신을 거론한 것은 의도가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영남의 벽을 넘기 위해 도전했던 김 전 의원이 호남의 상징 김 대통령을 소환함으로써 영호남을 아우르겠다고 어필한 것이다. 

물론 영남의 중도 표심을 파고들 수 있는 본인의 강점도 부각했다.

김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승리의 확실한 길을 알고 있다. 영남 300만표를 책임지겠다. 지난 총선에서 750만명이 영남에서 투표했다. 그중 40%를 내가 얻어오겠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졌을 때도 나는 40%(41만8891표)를 얻었다. 그래서 자신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대선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있다. 그 1년 6개월 동안 영남에서 정당 지지율 40%를 만들겠다. 5년 재집권을 이루고 100년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은 ‘정권 재창출’이나 스스로 ‘유력 대권 주자’인 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도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겠다는 스탠스다. 그런 권력욕이나 정치적 욕망을 최소하해서 겸손 모드로 가는 것이다. 반면 김 전 의원은 적극적으로 권력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의원은 “호남을 싣고 영남을 싣고 대한민국 모두를 책임지는 민주당의 선장이 되겠다. 광주 금남로, 대구 동성로, 부산 남포동을 하나로 잇겠다”며 영호남 화합에 방점을 찍는 것처럼 발언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김 전 의원은 “이번 싸움을 언론에서 대선 전초전, 영호남 당내 대결이라고 하는데 그런 시각은 가져주지 말아 달라. 그건 이 후보나 내가 살아온 삶 자체, 정치적 자산 자체를 부인하는 못 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전망과 대한민국 공동체에 대한 비전으로 대결하고 싶다. 대선 전초전, 영호남 대결이 돼 버리면 상처뿐인 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굳이 콕 집어 영남표를 끌어오겠다고 하는 것은 후발 주자로서 호남 대표성이 강한 이 의원과의 차별화를 부각하기 위한 김 전 의원의 전략이다. 

13개월간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은 누가 봐도 대세다. 두 주자 모두 친문재인계가 아닌 비문재인계이고, 화끈함 보다는 안정감에 가깝다. 이미지가 겹친다. 김 전 의원이 이 의원의 약점을 공략하고 견제 전략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김 전 의원은 △재보궐 선거(2021년 4월7일) △대선 후보 당내 경선(2021년 9월) △대선(2022년 3월9일) △지방선거(2022년 6월1일) 등 4차례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2021년) 3월에 당대표가 (대선 출마로 인해)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는가?”라며 “(4차례의 선거 모두) 하나같이 사활이 걸린 선거다. 그 모두가 이번에 뽑을 당대표가 책임져야 할 선거다.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당대표, 선거 현장을 발로 뛰는 당대표, 무엇보다 선거 승리를 책임질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언론이 이번 전대를 대선 전초전이라고 한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대선 전초전이 아니다. 당대표를 뽑는 정기 전당대회다. 김부겸은 끝까지 책임지겠다. 당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낙연 의원에 대한 견제에 신경쓰는 모양새였다. (사진=연합뉴스)

좀 더 직접적인 표현도 등장했다.

김 전 의원은 “176석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이라며 “부자 몸조심하고 대세론에 안주하는 것이 자만이다. 자만은 오만을 낳고 오만은 오판을 낳는다. 오판은 국민적 심판을 부른다. 김부겸은 꽃가마 타는 당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젓는 책임 당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자체가 겸손과 신중으로 상징되지만 김 전 의원은 대세론을 자만과 오만 프레임으로 규정한 것이다.

대선 플레이어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이 의원이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밀어달라는 의미다.

김 전 의원은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김부겸이 저어갈 배에 태워달라. 험한 파도 거센 바람을 내가 다 막고 간다. 내게 당대표 자리는 딛고 (대권으로) 오르기 위한 발판이 아니다. 승리를 끝까지 책임지는 사령탑이다. 굳게 약속한다. 임기 2년 당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력을 총결집해서 재집권의 확실한 해법을 준비하겠다.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설파했다.

이밖에도 김 전 의원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겠다”며 6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①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기본소득 중장기적 도입)
②검찰개혁 완수 
③남북관계의 교착 상태 돌파 위해 대북 제재의 틀을 넘어 인도적 지원 확대 
④부동산 자산 불평등 해소(다주택 종부세 강화+공급 확대+분양가 상한제 실시)
⑤광역 상생 발전 추진(수도권 중심 체제를 복수의 광역권 체제로 전환)
⑥노동과 일자리 문제 해결(양질의 일자리 제공+상생형 노동시장 구조 구축+지역별 일자리 성공 모델 늘리기)

이런 공약들을 김 전 의원은 ‘책임 국가론’으로 설명했고 “당정청의 삼두 마차가 속도를 더하면서도 안정을 이루도록 당부터 책임을 다하겠다. 책임 국가 실현을 뒷받침하는 책임 정당 민주당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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