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재보궐 관심에 선 그어
서울시장 재도전 자체가 무덤이라
통합당 후보군 지지부진
이준석이 거론해서 더더욱 기분 나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손사레를 쳤다. 박 시장의 장례 절차가 이제 막 끝났는데 벌써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관심을 두는 것 자체가 정치권의 욕심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지나치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온국민 공부방>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벌써부터 잿밥만 관심있는 정치권에 국민들은 엄청나게 큰 실망을 할 것”이라며 “지금 선거를 생각할 때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나라가 사자 모욕과 피해자의 2차 가해로 (여론이) 완전히 나뉘어져 있다. 도덕 기준 등 여러 가지 무너진 것들을 살리는 것이 정치권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또 다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대표. (사진=연합뉴스)

사실 안 대표를 띄운 주체가 견원지간으로 평가받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라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 대표와 서울 노원병 지역구 선거(2016년 총선)에서 몇 차례 맞붙은 바 있고 바른미래당으로 한솥밥을 먹을 때도 노원병 공천 문제(2018년 지방선거 당시 안 대표의 사퇴로 인한 재보궐 선거)로 갈등 관계였던 적이 있다. 

그런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에 나한테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 인사 중에 한 분이 출마 어때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서”라며 “직접 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는데 나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선택이고 지금의 국민의당이 처한 어쨌든 원내 현실에서 봤을 때는 안철수 대표가 최고의 상품 아니냐. 안철수 대표가 물론 대선 때까지 가서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전에 보궐 선거에서 역할을 해서 좋은 성과가 난다고 하면 국민의당 전체 분위기가 살 것이다라는 취지로 답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측근발 뉴스 그러는 데 믿을 것 하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 안 대표는 2016년 터진 국정농단 이후 조기 대선 정국이 형성되던 2017년 초에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만큼 강력한 대권 주자였다. 

하지만 TV 토론 이후 실망한 민심이 떠나가면서 3위로 낙선했고 바른미래당이 창당된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역시 3위로 낙선했다. 당시 안 대표는 3선이 유력했던 박 시장에 대해 “비선실세가 지배하는 서울시청”으로 규정하며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를 일삼았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구 자유한국당)와의 단일화 실패 등이 영향을 미쳐 허무하게 졌다. 그 이후 독일에서 마라톤에 심취하는 등 1년 4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 그런 안 대표에게 당선이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서울시장에 나가보라는 것은 일종의 등 떠밀기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안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고 띄웠다. (캡처사진=CBS)

이 전 최고위원 입장에서 부산시장이든 서울시장이든 제1야당 통합당의 후보군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안 대표를 굳이 거론해서 긁어부스럼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물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나경원 전 의원, 김세연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의원, 홍정욱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과연 더불어민주당의 거물급 주자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뉴스쇼에 같이 출연한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 지금 부산과 서울 두 군 데서 보궐 선거가 열린텐데 안 대표에 대해서 언론에 보면 부산시장 후보로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이런 관측이 떠도는데 전혀 아닐 것 같다”며 “그런 선택을 하려면 진작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것 같고 서울시장 재도전을 할텐데 사실 통합당 내에서도 이런 저런 분들이 거론되지만 공통적인 한계의 문제점은 참신성이 굉장히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이유로든지 조금씩 흠집이 나 있는 분들이 많이 있고 아니면 홍종욱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정치하고 거리를 둔지가 꽤 오래 돼서 그런 점도 있고 그런 면에서 자연스럽게 국민의당과 공조 하에 안철수 대표 카드가 떠오를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국민의당이나 안철수 대표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걸 강렬하게 바라고 있다. 과거에 박원순 시장과 얽혀 있던 정치적 일화(2011년 지지율 5%인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안 대표)가 있다”고 부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