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내준 ‘보따리 숙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내준 ‘보따리 숙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7.17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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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법으로 21대 국회 압박
협치의 명분
시대적 과제 나열
한국판 뉴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우여곡절 끝에 21대 국회가 양당 합의하에 열리게 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숙제 한 보따리를 풀어놨다. 시대적 과제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문 대통령은 16일 14시10분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개원식 연설을 했다. 연설은 31분간 진행됐다. 매번 그렇듯이 여당 의원들은 계속 박수를 쳤고 야당 의원들(미래통합당)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문 대통령이 설정한 시대적 과제는 △한국판 뉴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 △뉴노멀 규제 혁파 △부동산 대책 △한반도 평화 실현(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 3대 원칙)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1분간 연설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문 대통령은 “우리 국회는 연대와 협력의 전통으로 위기 때마다 힘을 발휘했다. 한국 전쟁 시기 국회는 대구와 부산의 피난 시절에도 계속 문을 열어 민생을 논의했고 피란민 구호와 장병 위문으로 국민과 함께 했다”며 “국회의원 제명과 가택 연금 속에서도 선배 의원들은 민주주의의 불씨를 지키며 독재를 이겨냈다”고 밝혀 협치적 전통을 21대 국회가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에 대해 △일본의 수출 규제 극복 △1·2차 추경(추가경정예산) 신속히 처리 △코로나 위기 대응 등을 잘 해줬다고 전제하면서도 “뼈아픈 말씀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정치 의식은 계속 높아지는데 현실 정치가 뒤따라가지 못 했다.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국회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실천이 이어지지 못 했다.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말미에 야당만이 아닌 여권을 포함한 전체의 책임이라고 언급했으나 사실상 20대 국회에서 보이콧 정치에 몰두한 구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21대 국회에서는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국회 압박은 이런 식으로도 전개됐다. 국민은 코로나19 정국 때 슬기롭게 대처했는데 정치권은 싸우기만 했으니 정치만 잘 하면 되고 정부는 최선을 다할테니 국회도 입법적 뒷받침을 해달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정치가 뒷받침해야 할 때”라며 “국민에 의해 재발견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국민들께서 모아준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고 상정했다. 

이어 “정부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흔들림 없이 방역 전선을 사수해 나가겠습니다. 국회도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국회에 한 보따리의 숙제를 내줬다.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 국회에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등의 조직 개편안 신속히 논의 및 처리 △기업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입법적 뒷받침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한 협력 △한국판 뉴딜을 지역으로 확산할 좋은 아이디어 제안 △공수처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임명 절차 준수 및 권력기관 개혁 완수 △공정의 가치 실현 위해 앞장서기 △미래에 발생할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고 통합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입법 △임대차 3법을 비롯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입법적 뒷받침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 감독법-대중소기업 상생법-유통산업발전법 조속히 처리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 담보 △역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들에 대한 제도화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 성사 등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정부와 국회가 빠르게 법 제도를 개선해나가도 더 빨리 발전하는 현실을 뒤쫓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며 “국회의 입법 속도를 대폭 높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을 위한 정책들이 적시에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가 주도하여 정부를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며 “여야와 정부가 정례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고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고 의원들 자리를 지나 돌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러 시대적 과제들 중에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파트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국회의 협조가 가장 필수적인 분야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미래로 가는 열쇠다.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발전전략이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며 “한국판 뉴딜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 최고의 ICT 경쟁력, 반도체 1등 국가로서 디지털 혁명을 선도해 나갈 기술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 비대면 산업이 발전할 충분한 토양을 가지고 있고 혁신벤처 창업 열풍이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그린 분야에서도 우리의 장점을 살려낸다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이미 세계 1위 태양광 기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개발로 수소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기 배터리 분야에서도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다”고 나열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전국민 대상 고용안전망 단계적 확대 △부양의무자 기준 2022년까지 완전 폐지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 시범 도입 △인재양성과 직업훈련체계 강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투자 △2025년까지 160조원(정부 114조+지자체 46조)원 투입 △공공 일자리 2025년까지 190만개 창출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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