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어진 전당대회
이재명 뜬다 
안타까운 김부겸 전 의원
이낙연 약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박주민 의원까지 뛰어들어 3파전이 된 더불어민주당 당권 구도가 엄청난 변수가 있지 않는 한 ‘이낙연 대세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실상 박 의원은 당선가능성 보다는 체급 상승에 뜻이 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20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별로 흥행 안 된다. 뭘 하든 이낙연이다. 더워 죽겠는데 무슨. 온오프라인 민심 모두 이낙연”이라며 “지금 이낙연 의원이 나온다니까 홍영표 의원이나 우원식 의원도 그만두고. 송영길 의원도 그만두고. 그렇게 되면 자타가 공인하는 1위 대권 후보에 상처주는 것이니까 민주당 당원들이 그런 행동은 안 한다. 무난하게 조용히 압승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함께 출연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장 의원의 무를 자르는 듯한 긴장감 빼는 결론에 대해서 나도 나름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낙연 대세론을 인정했다. (캡처사진=MBN)

사실 김부겸 전 의원도 영남권에 기반이 있고 나름 경쟁력이 강하다. 하지만 무 자르듯 단호하게 이낙연 대세론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장 의원은 “아쉬운 점은 있다. 김 전 의원 같은 분이 당대표를 하면 민주당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을 경우에도 김부겸 대표가 만약에 된다면 차별화를 통해 민주당 지지율을 지탱할 수 있다. 그 다음에 대구 출신이라 보수 지지층에도 거부감이 없다.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대표로서 킹메이커 역할을 굉장히 잘 할 수 있는 분”이라면서도 “(다만 모든 것은) 이낙연 후보가 안 나왔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낙연 후보가 나왔다. 당원들이 이 후보를 버리면서까지 김부겸이라는 가치가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내가 말씀드린 김부겸 의원의 장점이 이낙연 후보의 대선 1위라는 것 때문에 그 장점이 발휘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풀어냈다.

이어 “이낙연 의원이 출마하지 않고 대선으로 바로 직행하는 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도 김 전 의원이 불리하다는 점을 환기했다.

정 의원은 “가장 위험 요인은 뭐냐면 장 의원이 다 얘기했다. 김부겸 되겠는가? 이 의원이 되겠지. 대선 1위 주자 상처내면 되겠는가. 이런 것들이 김부겸 후보로서는 가장 뼈아픈 위험 요인”이라며 “어쨌든 현역이 아니다. 현역과 원외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세를 몰아가는 데 있어서”라고 말했다.

(캡처사진=MBN)
장제원 의원은 어차피 이낙연 대세론으로 전당대회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캡처사진=MBN)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전당대회도 김 전 의원에게 불리하다.

정 의원은 “보통 이변이 속출하고 드라마 같은 반전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그럴 기회가 많이 봉쇄돼 있다. 전국 대의원도 오프라인에 참석을 못 한다. 거기서 연설을 해야 하는데 막 손 흔들면서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을 한다. 이런 걸 못 한다. 그러다보니 조용 조용한 선거가 된다”며 “오프라인에서 극적인 반전이라든가 연설로 뭘 뒤집는다든가 이런 게 없고 그래서 내가 온라인 민심을 얻어야 최후 승자가 된다고 한 게 뭐냐면 이런 선거 구도 자체가 이낙연 후보에게는 굉장히 유리한 김부겸 후보에게는 불리한 이런 객관적인 조건이 되어 버렸다”고 정리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장 의원은 “내가 볼 땐 정청래 선배께서 친낙으로 갔네”라고 말했고 정 의원은 “꽃이 졌는가?”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철학자인 탁석산 박사도 “예전에 체육관에서 많이 했는데 후보의 마음을 결정 안 하고 많이 간다더라. 누구 꼭 찍어야지 그런 게 아닌데 현장에서 분위기에 휩싸인다는 것”이라며 “내가 듣기로 노무현 후보가 엄청 잘 했다. 연설을 들으면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런 게 없다는 것은 소수자가 역전하기 굉장히 어려운 조건이 됐다. 왜냐면 소수자는 그 현장에서 휘어잡아야 한다. 그래야 입소문이 난다. 그런 시간들이 없어서 (김 전 의원에) 굉장히 불리하다”고 내다봤다. 

(캡처사진=MBN)
탁석산 박사는 김부겸 전 의원이 왜 출마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캡처사진=MBN)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법적으로 자유로워진 것도 김 전 의원에게 별로 호재가 되지 못 한다. 안 그래도 관심을 끌지 못 하는 전당대회가 대권 구도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탁 박사는 “맥 빠지는 하나의 요인은 이재명 지사가 기사회생을 했다. 근데 (대권) 지지도가 (1위인 이 의원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관심이 그쪽으로 옮아갔다. 당대표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더 관심이 없어졌다”며 “이재명 지사가 대표에 출마했으면 볼만했을 것이다. 그러면 예측 기사를 쓰느라 난리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실 이 지사는 묘하게 김 전 의원을 지지하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20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가 공개적으로 지원을 하면 김부겸 후보한테 도움이 되겠나. 나는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면서도 “故 김대중 대통령께서 못 한 게 있다. 동진을 못 하셨지 않은가? 사실 절반까지 밖에 못 갔다. 지금 이 지역색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거듭되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역주의가 완벽하게 무너질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맞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고질적인 병폐가 지역주의고 그거를 넘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발언했다.

그러니까 김 전 의원이 당대표가 돼서 영남표를 가져오고 호남 출신인 이 의원은 대권으로 가서 완벽한 영호남 균형을 이뤄내면 된다는 그런 뜻을 드러냈다고 해석된다. 이 지사는 현재로써는 2022년 대권이 아닌 경기지사 재선으로 진로를 정한 것처럼 점쳐진다. 

(캡처사진=MBN)
이낙연 의원은 아직까지 대권과 당권에서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대세론이라고 하지만 이 의원도 약점이 있다.  

장 의원은 “당선 이후가 걱정된다. 최근 이낙연 의원께서 당선되자마자 화재 참사 현장에 가서 한 말씀이나 출산 관련 구시대적인 부적절한 발언이 있지 않았는가. (직접 인용하며) 엄마가 되는 경험을 못 해 남자는 철이 없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이 의원께서 대선 후보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표가 되면 본인이 모든 문제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침에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메시지가 나가지 않는가. 물론 보좌를 많이 받겠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또 기자들이 즉석에서 어떤 문제가 터지자마자 마이크를 들이대니까 현장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자신의 모든 입장들이 정리가 돼야 하고 정리가 안 되면 능수능란하게 또 피해가야 하는데 그런 것들 보니까 이분이 정말 학습이 돼 있나?”라며 “국무총리로서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그늘에 있었다. 사실 이낙연 총리가 잘 했다라고 얘기할 게 뭐가 있는가? 문 대통령이 남북 평화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국회에 와서 좋은 보이스로 자랑하는 것밖에 더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이제는 민낯이 나오는 것이다. (민낯이 아닌 본모습으로 표현해달라고 주문) 본모습 좋다. 그런 것들에 대해 임기 동안 실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고 덧붙였다. 

탁 박사도 “전조가 있었다. 이천 화재 현장에서의 그런 냉정함. 나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 나는 그걸 보고 굉장히 놀랐다. 놀라운 반응이었다. 그게 그런 문제가 아니고 일단 유족이니까 어떤 위치가 아니더라도 위로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인간 대 인간으로 하면 되지 거기에서 당대표 지위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직에 있지 않았다.” “내가 (당선인 신분이라) 국회의원이 아니다.” “장난으로 왔겠느냐.” “(사람 많이 모아놓고 뭐하는가) 사람을 내가 모았겠는가.”

장 의원은 “(위의 발언을 인용하며) 너무 너무 맞는 말이다. 너무 너무 정확한 표현이고. 그런데 왜 이렇게 등골이 오싹한가?”라며 “정확한 말도 정치인들은 가슴으로 해야 한다. 머리로만 해서는 되는 게 아니다. 같이 울어야 하고 같이 얼싸안아야 한다. 나는 국회의원 아니라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 보니까 이분이 가슴으로 정치하는 이런 점에서 굉장히 마이너스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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