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12개국 11편 영화 상영...문화 저변확대·대중화 기여

21일 서울아트하후스 모모에서  제 9회 아랍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사진=아랍영화제)
21일 서울아트하후스 모모에서 제 9회 아랍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사진=아랍영화제)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에 개최된 제9회 아랍영화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랍영화제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아랍의 대중 영화부터 유명 아랍 감독의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하며 관객들의 관심과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이번 아랍영화제는 이집트의 중견 감독 타미르 아슈리의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를 시작으로 아랍 12개국 11편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상영하면서 국내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고 해외 감독 및 게스트 초청조차 불가한 상황에서도개막 전부터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이러한 열기는 영화제 기간에도 이어져 좌석 간 거리 두기로 예년에 비해 운영 좌석 수에 제한이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회차마다 매진 또는 95% 이상의 높은 좌석점유율을 보였다.

제9회 아랍영화제 (사진=아랍영화제)
제9회 아랍영화제 (사진=아랍영화제)

뿐만 아니라 동시대 아랍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아라비안 웨이브’와 아랍의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섹션으로 아랍 감독들의 다양해진 시선과 새로운 세대의 감독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해외 감독 및 게스트 초청 대신 온라인으로 감독과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아라비안 시네토크’를 진행해 일반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개막작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를 연출한 타미르 아슈리 감독부터 레바논 영화 ‘유산’의 필립 아락틴지 감독, 이어 2020년 세자르영화상에서 최우수데뷔작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한 ‘파피차’의 무니야 맛두르 감독까지, 랜선을 통해 관객들은 아랍 사회와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하고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상영관 안의 뜨거운 열기를 실시간으로 보며 질의응답을 하던 타미르 아슈리 감독은 “많은 분이 노력하고 고생한 것에 감사드린다. 코로나 이후 극장에 안 가봤는데 극장에 가고 싶다”라며 한국 관객과 직접 만나지 못하고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코로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전했다.

필립 아락틴지 감독도 "한국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고 이야기하게 된 것은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크 중 즉흥적으로 공동제작자, 프로듀서, 배우 등 일인 다역으로 영화 제작에 힘을 실어 준 아내 디안을 토크에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를 만드는 작업 과정은 어땠냐는 관객의 질문에 디안 아락틴지는 “강렬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가족 관계를 위해 남편과 함께 일하는 것은 안 좋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대답해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무니야 맛두르 감독은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가는 개인, 여성들의 힘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라며 많은 의미를 함축한 강렬한 인사로 토크를 마쳤다.

이 외에도 신은실 영화평론가와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의 저자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하는 ‘오픈 토크: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을 통해서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억압, 금기와 차별에 맞서는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담아내며 아랍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여성 감독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이어졌다.

‘여기가 천국’ 상영 후에는 이상용 영화평론가와 ‘세상의 모든 천국들 - 술레이만의 끝나지 않는 탐험’이란 주제 아래 일리야 술레이만 감독의 작품세계를 탐구하는 오프라인 시네토크도 진행되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제9회 아랍영화제는 1회부터 꾸준히 참여한 관객들은 물론 국내 거주하고 있는 아랍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들을 포함해 1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들이 영화제를 찾았다. 

이 같은 관심에 영화제 측은 “뜨거운 관심과 폭발적인 호응은 아랍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의 수요를 입증하며, 아랍영화제가 아랍 문화에 대한 대중적인 저변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과 아랍 국가 간의 문화 교류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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