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 대출 만기 연장 쪽으로 
금융사들과 연장하자는 방향으로 의견 모아
얼떨결에 공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코로나 국면이 무려 7개월이 넘어갈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을 것이다. 대구에서 신천지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2~3월에 600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위기가 부각됐었다. 그때 금융위가 내놨던 각종 코로나 지원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냥 해주는 것도 아니고 매출 부진을 입증해서 겨우 대출을 받았는데 벌써 갚아야 한다. 

은 위원장은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오늘 5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회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겠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말했다.

그러자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간단하게 대출 만기를 연장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은 위원장은 “나홀로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대략 만기를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답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대출 만기 연장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도 현 상황을 잘 알고 있어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고 5대 금융지주 뿐 아니라 제2금융권과도 이야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에 연장하면 두 번째다. 은행권은 이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이자 상환 만기를 1차적으로 연장한 바 있다. 9월까지다. 은 위원장 입장에서 코로나 종식이 요원한 만큼 9월을 넘어 더 길게 연장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사전에 국회에서 공개하기 꺼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과 확실히 합의를 본 뒤에 만기 대책을 공식적으로 내놓으려고 했는데 윤 의원이 재촉하자 어쩌다가 중간 상황을 공개해버렸다.

은 위원장은 6월26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은행이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에 기조 연설자로 참여해 “9월에 (대출과 보증) 만기를 다시 한 번 연장하자는 말이 제 입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9월 말까지 6개월간 대출과 보증 만기를 연장했는데 계획대로 끝나면 해피엔딩이지만 다시 연장하고 2라운드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 9월까지 잘 집행할 것”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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