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석수 깡패’ ·· 본회의 방망이까지 무력한 통합당
민주당 ‘의석수 깡패’ ·· 본회의 방망이까지 무력한 통합당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05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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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3법 속전속결 
“3분 즉석요리로 세금폭탄”
민주당식 일하는 국회 예고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월초 당선되자마자 ‘일하는 국회’를 표방했다. 이는 곧 입법 절차의 효율화를 의미하고 야당의 견제권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이었다. 그런 기조 아래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협상이 이뤄졌고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비롯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독식했다. 176석의 의석수 파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그 실력행사가 처음으로 현실화됐다.

민주당은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 3법(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을 통과시켰다. 이밖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법안 등 15개 안건이 처리됐다. 미래통합당은 표결을 보이콧했지만 아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 하고 민주당 주도의 의결 절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15개 안건이 미래통합당 패싱으로 통과됐다. (사진=박효영 기자)

여권 입장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시급하긴 시급했다. 

6월부터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이 연일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22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봤자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거권 문화와 멀어져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수도권 10만호 이상’이라는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이 발표됐다. 

민주당이 보유한 의석수 파워가 발휘되어 부동산 액션을 뒷받침하게 됐는데 이번에 통과된 부동산 3법은 △2년 미만 단기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부 주택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법인세 추가세율 20% 인상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최고세율 6% 인상 등을 골자로 한다.

이날 통과된 지방세법은 △조정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받을 때 취득세율 최대 12%로 인상 △신혼부부에게만 허용하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시 취득세 50% 감면 혜택을 나이와 혼인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확대 적용 등으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극강의 속도전을 보여줬다. 

본회의에 올라갈 법안들은 지난 7월말부터 소관 상임위(기획재정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에서 통상 거치게 되는 절차들을 패싱하고 바로 처리됐다. 기립 투표가 있었고 통합당의 거친 저항이 있었다. 상임위 상정부터 본회의 가결까지 일주일 안에 휘뚜루마뚜루 이뤄졌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세제, 금융, 공급 등 종합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당정청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 국민을 믿고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에 다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본회의장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는 이낙연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실 국회에서의 입법 절차는 복잡하다. 

입법 절차는 ①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 ②상임위 전체회의 ③법제사법위원회 ④본회의 등이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 체제 이후 국회는 ① 회의를 개의하는 것 자체부터 거대 양당 교섭단체의 합의가 필요했고 ①에 법안을 상정하는 것도 합의가 필요했다. ① 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때는 과반 출석의 과반 동의라는 국회법상 의결정족수가 아닌 만장일치제가 통용됐다. 20대 국회만 복기해봐도 2017년부터 야당이 된 구 자유한국당의 발목잡기가 어마어마했는데 그게 가능했던 것은 이러한 관례 때문이었다.

통합당은 ‘민주당만 일하는 국회’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는 입장이고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본회의 찬반 토론에서 추경호 의원은 “수도권 다주택 소유자를 부도덕한 투기꾼이나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화풀이하듯 또 세금 폭탄을 안긴다. 이에 따른 분노로 나라가 네 것이냐라며 현 정권을 향해 신발을 던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의원은 “소위원회·상임위 패싱 등 3분 즉석 요리처럼 법안을 만들었다. 지난 전월세상한제 등이 바로 시행된 날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췄다고 하는데, 오늘 통과된 부동산법도 시장에서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석준 의원은 이날 통과된 부동산거래법에 대해 “일일이 정부가 신고를 받아 가격과 기간을 통제하면 오히려 전월세 시장의 혼란만 초래할 것이고 (증세 법안에 대해서는) 때려잡기식 과세를 하니 부동산 시장이 격투기장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류성걸·김희국 의원 등이 나섰고 본회의장에는 통합당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가득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103석에 불과하고 힘이 없다. 민주당이 이번에 처음 실력행사를 보여줬지만 향후 8월 결산국회, 9월 정기국회 등에서 통합당 패싱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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