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침수차 방치하면 고장차 될 수 있어..반드시 일광욕
자동차시민연합, “경유차는 빗물 유입되면 DPF(매연포집필터) 점검해야”
전기차, 하이브리드 친환경차도 습기 제거는 기본
심한 침수차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요령

강원도 44번국도에 빗길을 달리던 한 차량의 시동이 꺼져 견인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44번국도에 빗길을 달리던 한 차량의 시동이 꺼져 견인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장마철의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되면서 자동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릴라성 폭우에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침수피해를 입은 차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4일 강원도 홍천의 한 자동차 공업사는 12대의 침수차량이 입고됐다. 휴가철을 맞아 계곡을 찾은 차량들이 게릴라성 폭우를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침수피해를 입어 인근의 공업사에 견인된 것이다.

이 같은 침수피해를 경험한 한 A씨는 “차가 침수를 당한 건 처음이라 견적이 먼저인지 보험사에 알리는 것이 우선인지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평소 장마철 차량의 안전관리 요령과 특히 침수차량 대처법을 익혀두는 것이 운전자들에게는 필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폭우에 갑작스럽게 시동이 꺼져 공업사에 견인된 차량의 B씨는“ 빗속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가 갑자기 멎어 눈앞이 아찔했다.”며 “가족들이 타고 있는데 대형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게 천운이다.

평소 빗길 안전운전 요령을 숙지해두지 못한 내 불찰로 모든 걸 다 잃을 뻔 했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같은 장마철 차량사고 발생에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이하 자동차시민연합)이 장마철 폭우 시 운전법과 차량 관리법을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자동차시민연합의 폭우 시 차량 관리법에 따르면, 폭우에 장시간 주행 및 주차한 경우 브레이크 관련 장치에 물이 들어가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특히 폭우에 장시간 주차한 경우 습기로 인해 전기 계통 고장이 급증한다.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을 탈착해 점검하고 1년이 지난 브레이크 오일은 교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에 이상 없던 자동차 온도 게이지가 상승하거나 간헐적으로 차가 떨리거나 시동이 꺼져도 점검 대상이다.

또 차가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폭우에 주차 및 주행한 자동차는 반침수차일 만큼 위험할 정도로 많은 습기를 품고 있다. 자동차에 습기는 사람으로 따졌을 때 피부암과 같은 부식을 발생시킨다. 이 같은 차량은 햇볕이 좋은 날 본네트와 앞, 뒷문, 트렁크를 모두 열고 바닥 매트와 스페어타이어를 들어내고 흙과 같은 이물질은 세척, 제거한 후 일광욕으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송풍구도 습기와 냄새 제거를 위해 에어컨과 히터를 최고 단수로 약 10분간 교대 작동해야 한다.

경유차 경우는 DPF(매연포집필터) 점검과 고속도로 주행은 보약이다. 경유차 DPF(매연포집필터)는 장착하면 약 90% 이상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환경 부품이자 고성능 백금 촉매이다. 2007년 이후 신차에는 의무 부착해야 하며 이전 배출가스 5등급 노후 경유차의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90% 지원해 부착 가능하다. 

백금촉매인 DPF 필터는 세라믹 Honeycomb(벌집 구조)이기 때문에 만약 하체 머플러 중간 부분, 뒷부분에 토사 등 오염 빗물이 역류하면 막혀 버린다. 하체가 부분 침수되면 즉시 DPF 클리닝을 하는 것이 좋다. 파손된 경우 성능이 낮아지고 수백만 원의 교체 비용이 들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날씨 좋은 날, 정체 도로보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면 차에는 보약이 될 수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해 자기 청정온도가 약 300℃ 이상 되면 카본(유해물질)이 제거된다. 재생을 통해 DPF 상태를 유지해주지 못하면 필터에 쌓인 오염 물질이 누적되면서 저감 성능이 떨어진다.

장마로 인해  핸들의 습기와 시트 등도 특별히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19발발에 따른  청결한 소독이 필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차량 내부 세균 검사 결과에 따르면 차량 관리가 부족할 경우 화장실 변기 오염도 26배까지의 수치가 차량에서 검출될 수 있다.

특히 침수 피해차는 선 ‘견적서’, 후 ‘정비’를 유념해야 혹 발생될 피해를 줄인다.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제134조에 따라 정비하기 전 반드시 견적서를 교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만약 견적서를 받지 않고 정비를 의뢰할 경우 추가 비용을 요구하거나 과잉 정비의 피해를 볼 수 있다. 폭우로 인한 정비는 반드시 두 군데 이상의 정비업소를 들러 견적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비 내역서와 관련 영수증을 보관하면 보증 수리도 가능하다.

심한 침수차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침수차는 아무리 정비를 잘해도 고장 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차 값과 맞먹는 정비 비용이 나오는 심한 침수차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보험에서 전부 보상하는 경우 사고로 인한 차의 파손 정도가 심각해 차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전손)가 되거나 수리비가 자기차량손해 보험가입금액을 초과할 때다.

완전히 침수된 차는 모든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모두 1~2회 정도 교환해야 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줘야 한다. 침수 이후 차의 부식이 가장 큰 후유증이기에 반드시 깨끗한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부식을 최소화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친환경차도 습기 제거는 기본이다. 300V 이상의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침수되거나 비에 노출될 시 감전 우려가 별로 없다. 겹겹이 안전장치가 탑재되어 있고 기밀 및 방수 기능으로 밀폐되어 있어 차량 침수 시에도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배터리 등 주요 장치에는 수분 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전기차 엔진룸은 절연 성분이 함유된 특수 전용 세척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밖에 장마철 차량관리의 에어컨 필터와 에어클리너는 먼지가 장마철 습기에 찌들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가급적 교환하는 것이 좋다. 차내 필터(에어컨 필터)는 도로상의 매연이나 미세먼지를 걸러주기 때문에 오염이 심하며 필터 크기의 1㎠당 850종의 세균이 존재한다. 자동차 마스크이기 때문에 필터는 6개월 또는 1만㎞ 주행 시마다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한편, 보험업계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폭우 시 침수차량의 경우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따라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했더라도 자기차량손해 담보를 들지 않았다면 보상받기가 어렵다.

피해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 가입 때 정한 한도 내에서 차량 가액을 고려해 보험사가 보상해 준다. 단 이 경우도 지자체 과실로 인한 피해가 있다면 보험사가 지자체에 구상권 청구 소송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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