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공세 줄이고
현장 행보에 집중해야
지지율 상승세 방심 말아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원내 모든 정당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래통합당도 이틀 연속 폭우 피해 복구에 힘쓰고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월요일(10일)부터 화요일까지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단, 보좌진, 지역 당원 등으로 총 100명을 모아 2개조로 편성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당이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 해야 한다. 호남이 외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봉사활동을) 하루로 끝낼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은 10일간의 폭우가 시작된 8월초에도 경기 이천, 충북 충주와 단양 등을 찾았다. 정치인들이 굳이 오프라인 현장을 찾아 쇼를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안 가는 것보다는 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주 찾아가면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통합당은 지역 시도당의 봉사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마일리지 방식의 평가제를 도입했다. ‘현장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시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과 일맥상통한다.

승자독식 선거제도라 모든 권력을 과잉 독점하고 있지만 어차피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고 있다. 주권자인 국민은 쥐어준 권력을 언제든지 다시 회수할 수 있지만 통합당이 대여 공세에만 몰입하면 되려 비호감 지수만 커질 수 있다. 그 결과 실제 4.15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대여 공세에 힘을 쓰고 있지만 거기에 투입할 에너지를 현장 행보에 배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김영록 전남지사 등의 안내를 받으며 침수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은 30% 초중반으로 상승세다. 민주당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통합당이 폭우 재난이 심각한 이때 정부를 비난하기 보다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부동산 정책의 늪에 빠진 여권과 차별화를 시도하면 다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 

특히 호남 지역이 무덤으로 다가오는 통합당에게 그곳에 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총선에서 영호남 지역주의 색채가 강해졌다지만 민주당은 되려 영남에서의 득표율이 상승했다. 그에 비해 통합당은 호남에서 전혀 지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통합당 내에서는 “최근 지지율이 오른 것이 고무적이지만 정부여당의 헛발질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에도 수긍이 간다. 국민이 우리를 돌아볼 계기는 마련했으니 이제는 진정성을 보여줄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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