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미디 연극 '그림자 재판'...정치 검찰에 대한 신랄한 비판적 풍자극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긴 장마가 나와 내 가족은 물론, 친구와 이웃 등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더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정치권은 여당의 폭거로 모든것이 일방통행이 된지 오래다. 국회는 아예 민주당 손아귀에서 좌지우지되는 형국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3법 마저 붕괴되어 이제는 무소불휘 정부를 견제할 수단도 다 사라졌다.

성역없는 수사를 약속했던 검찰은 맹견이 아닌 애완견으로 전락된지 오래다. 이러한 때에 검찰을 비판하는 연극 한편이 대학로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고있다. 비록 무겁고 딱딱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재미와 의미를 모두 챙긴 연극으로 기대감이 높다. 

기나긴 장마로 올여름 휴가는 대다수가 방콕이다. 이러한 때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연극 한편을 보면서 휴가를 즐기면 어떨까?

검찰을 비판하는 연극 한편이 대학로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고있다.
검찰을 비판하는 연극 한편이 대학로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고있다.

▲제목까지 재미있는  '그림자 재판'... 그림자 폭행은 또 뭐야?

검찰 풍자 블랙 코미디 연극인 '그림자 재판'은 극작가 오태영의 신작이다.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됐으나 군사정권시절에 사회 비판적 성격의 연극으로 작품 활동이 수월하지 못했다. 이후 1981년 한국 희곡문학상, 1987년 현대문학상, 2006년 한국문학상 등을 차지하는 등 필력을 인정 받았다. 그런 그가 정치 검찰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는 풍자극 한편을 대학로 무대에 올리며 주목을 받고있다. 

'그림자 재판'은 '정치 검찰 풍자 블랙코미디'로 보는이의 관점에 다라 "유치한 조롱일 수도 있고 온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다".연출은 영화와 연극에서 활동하는 양태진이 맡았다.

검찰 풍자 블랙 코미디 연극 '그림자 재판'
검찰 풍자 블랙 코미디 연극 '그림자 재판'

주인공 최박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어느 날 검찰에 소환된다. 얼마 전 꾼 꿈이 불온하다는 이유때문이다.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한 검찰은 최박의 꿈이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이라 몰아붙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에 주인공인 최박은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외치지만, 검찰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주인공 최박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어느 날 검찰에 소환된다.
주인공 최박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어느 날 검찰에 소환된다.

구속적부심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망신을 당한 검찰은 ‘털면 뭐라도 나온다’는 정신으로 최박의 새로운 혐의를 찾는다. 언론에서 ~~~카더라 한 기사를 근거로 이번엔 ‘성폭행’으로 주인공을 엮는다.

성폭행으로. 기래기를 통해 혐의를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를 시작하고, 다시 수사과정을 발표한다. 연극 '그림자 재판'에서는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한 단편일 뿐, 그것이 드러날 땐 이미 낙인은 찍힌 뒤다.

연극 '그림자 재판'의 기본 이야기 구조는 요즘 시끌벅적한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 검찰들의 독단적이고 불법스러운 형태를 비판하는 것이지만,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은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 한 편을 본 듯하게 웃음과 긴장이 끊이질 않는다.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방송, 영화, 연극판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열기를 뿜어내고, 젊은 배우들도 경쟁이라도 하듯 열정을 쏟아낸다. 그래서 더 생동감이 넘치는 연극이다.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방송, 영화, 연극판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방송, 영화, 연극판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연극의 소재로 활용된 사건들은 지난시간동인 봤던 것 같은 사건들이고,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이야기들도 왠지 익숙한 사건들이다. 공연을 보는 내내 관객들은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조금 헷갈릴 수도 있겠다. 이번 연극을 위해 연극계의 베타량들이 함께한다.

시트콤에서 유쾌한 연기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열정적 연기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홍경인과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에서 활약한 김현균이 주인공 최박 역으로 관객들과 조우한다.

연극의 설정 상 악역인 부장검사 역에는 연극 카프카 변신, 부장들 등에서 활약한 손성호와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는 최진석이 출연하며, 젊은 검사역으로는 드라마 녹두꽃, 연극 싸이킥, 히스테리아 등에 출연한 김명식과 영화 블랙아웃, 학교 가는 길, 연극 로미오 지구착륙기 등에서 활약한 정경훈, 드라마 언제나 해피엔딩, 노춘예찬 등에 등장했던 박근형이 출연한다.

수사기법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인 이자 이들 검사를 돕는 프로파일러 역에는 영화 사랑의 선물, 명량, 홀리데이, 유리, 연극 손님들, 변태 등에 출연했던 문영동이 출연한다.

판사 역으로는 영화 박수건달, 드라마 비켜라 운명아, 연극 오구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인 김경룡과 영화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연극 태풍, 등신과 머저리 등에서 활약한 김영웅이 출연하고,

영화 느블레싱, 연극 처음처럼, 사흘동안 등에 출연하고 SK 텔레콤 등의 광고에서도 익숙하게 보던 안수현, 영화 기방도령, 연극 독심의술사, 의자는 잘못없다 등에 출연한 조영지, 영화 메이킹 패밀리, 아빠가 돌아왔다와 다양한 광고에서 이쁨을 뽐내던 김용주가 유희 역으로 출연하고, 다희 역에는 연극 모텔판문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에서 열연한 김진아가 출연한다.

연극 '그림자 재판' 어떤 주의나 주장 등을 대중에게 널리 설명하여 이해와 동의를 얻으려는 활동으로 주로 정치적 선전이나 검찰을 비판하는 목적을 가진 '프로파간다(propaganda)'일 수도 있다. 한쪽의 시선을 보다 강하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기억해야 할 교훈을 준다면 연극 '그림자 재판' 은 연극이 의도한 대로 소기의 목적을 이룬 것이라 볼 수 있다.

연극 '그림자 재판'은 8월 4일부터 10월4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된다.

연극 '그림자 재판'포스터
연극 '그림자 재판'포스터

▲시놉시스

평범한 시민 최박이 검찰에 소환된다. 최박은 거부하지만 끌려갈 수 밖에 없다. 사유는 꿈이 불온하다는 것. 꿈에 문제가 있으면 꿈을 소환할 일이지, 왜 꿈 꾼 사람을 소환하는 것인가? 억울하기 짝이없다. 또한 꿈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검찰은 그의 꿈이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이라 몰아붙이지만, 그는 프로이드의 학설에 따라 성적(性的)인 꿈이라 호소한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만 법원에서 기각되는 망신을 당한다. 기각 사유는 “꿈을 재판정에 세울 수 없지 않소?”

그러나 검찰은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습성에 따라 최박을 쉽게 풀어주지 않으려 한다. 다른 건(件)을 만들어 어떻게 해서든 잡아넣으려 하는 것이다. 혐의는 얼마든지 만들어내면 된다. 가짜 증인도 만들어내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두 번째 혐의가 그림자 폭행이다. 그렇게 그림자 재판이 이어진다.

꿈에 실체가 없듯, 그림자도 실체가 없다. 그런데 검찰은 왜 실체가 없는 것에 집착하면서까지 최박을 감옥에 쳐 넣으려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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