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학습능력의 양극화 심해져...중위권 붕괴
초·중등교원 1000여 명 온라인으로 SW교육 연수 진행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연수 모델 구축

코로나 이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결과, 중위권의 규모가 줄고 학력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신종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로 백년지대계로 칭하는 공교육에도 적색불이 켜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코로나 발발 이후 원격수업에 의존한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심화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달 31일 반재천 충남대 교수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6차 대화'에서 "코로나19로 원격·등교 수업이 병행되면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 관리에 어려움은 물론 중간 능력 집단 학생도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 기초학력 진단 검사 후 기초학력 경계선 위에 있는 학생이라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학교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고 교대와 사대의 교원 양성 과정에서 기초학력 지도 방안을 수업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형 A씨는 “온라인 수업은 중고등부 아닌 초등부 경우는 학부모의 조력 없이 수업과정을 따라 하기는 힘든 것 아니냐.”며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초등학교에서부터 부모의 경제력 여하에 수업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런 시스템(비대면 수업)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교사들 역시도 원격수업 경험이 많지 않아 학생들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드러나 보인다”며 “공교육만 의존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습능력이 하위권으로 내려앉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교육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을 시 중고등부까지도 학습능력의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서울 시내의 고등학교 교사 S씨는 "코로나 이후  중위권을 유지하던 학생들이 하위권으로 내려앉아 사실상 중위권이 붕괴되고 있다"며 "상위권 경우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18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결과  중위권의 타격이 컸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상위권인 1등급 학생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2~4등급 학생 비율은 모두 감소했다.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6월 말, 전국 초중고 420개교, 교사 총 2100명 대상으로  ‘초,중,고 원격 수업 운영 실태’ 설문 결과, 초중고 교사 55%가 학습부진아 지도 물음에 '지도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전혀 지도가 되고 있지 않다'고 답한 교사도 17.2%를 차지했다. 이로써 원격수업으로 학습부진아 지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총 72.2%로 교사 10명 중 7명 수준이었다.

이 같은 교육현장의 실태에 교육부는 2학기에도 코로나로 인한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한다는 방침과 동시에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초중등 교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 핵심 교원 연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연수는 2021년까지 1만 명의 핵심 교원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단위 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교육대상자는 시·도교육청 추천으로 선정된다.

특히 이번 연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그간 집합 연수로 운영해왔던 방식을 ‘체험형 원격 연수’로 진행된다. 이에 참여 교사는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에 안내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 원격수업을 위한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또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교육을 위한 학생 참여 중심 수업 설계와 과정 중심 평가 역량을 제고한다. 먼저 실시간 쌍방향 방식으로 학생 참여 중심 소프트웨어 수업을 설계하고, 소그룹 활동을 통해 협력 수업의 모델을 체험한다.

콘텐츠 활용 방식으로는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소개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연계하여 프로젝트 활동을 위한 사전 지식을 쌓고 과제 수행방식은 개인별 프로젝트를 수행해 산출물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원격 연수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2회에 걸친 강사 워크숍을 통해 모의 연수를 실시했다”며“강사와 연수생 사이의 상호작용과 소그룹 활동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해 연수 진행을 보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해 학교의 수업 뿐 아니라 교사 연수 방법도 변화해야 하며, 교육부는 교사의 수업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연수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송경희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위해서는 교사의 미래교육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과기정통부는 학교 중심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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