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관리통제 효율화 높여야
장마 폭우의 양삼 심각
대통령의 지시
재정 투입 속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폭우 피해를 계기로 주요 시설물의 관리통제 기능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침 문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밀고 있는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에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를 열고 “SOC 디지털화를 통해 주요 시설물의 재난 대비 관리통제 기능을 한 단계 높이는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예상치 못 한 재난재해가 언제든지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다”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안전 기준을 높이고 시설물을 보강해왔지만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확인됐다. 안전관리 기준을 새롭게 재정비하는 한편 피해 시설물 복구 과정에서도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하여 앞으로 닥칠 재난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SOC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홍수조절 통제를 자동화하는 하천과 댐 관리체계의 스마트화 등 한국판 뉴딜의 대표 과제 중 하나인 SOC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해 주기 바란다”며 “재난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는 대응체계도 더욱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재난 경고가 적기에 전달되지 못 해 제때에 대피하지 못 하고 피해가 발생한 사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사태에서 특히 이런 경우가 많았다. 위험을 탐지하고, 알리고, 통제하고, 대피하는 매뉴얼을 더욱 세밀히 가다듬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SOC 디지털화를 완료해야 재난 대응체계가 고도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 긴급점검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매번 그렇듯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는 이번에도 자화자찬이 빠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과 함께 6개월 넘게 코로나와 끝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들께서 방역의 주체가 되어준 덕분에 우리는 국경과 지역 봉쇄없이 방역에서 가장 성공한 모범 국가가 됐고 경제에서도 확장 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으로 OECD 37개국 중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인트로를 깔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렇게 모두가 힘을 모아 국가적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시기에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로 최악의 물난리까지 겪게 됐다”고 환기했다.
 
이번 장마 폭우의 양상이 심상치 않다.

문 대통령은 “오늘로서 이번 장마는 가장 오랫동안 가장 늦게까지 지속된 장마로 기록됐다”며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을 오가며 장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어느 곳도 안전지대가 되지 못 했다. 산사태와 매몰, 제방유실과 범람 등에 의한 침수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다. 피해 규모도 매우 심각하다”고 묘사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긴장의 고삐를 놓아선 안 된다.

문 대통령은 “막바지이지만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미 지반이 매우 약화되어 있고 댐과 하천의 수위도 최고로 높아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집중 호우가 더해지면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장마가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위험 지역 사전 대피 조치 철저히 △접경 지역에서 집중호우로 유실된 지뢰가 발견되는데 지뢰 탐색에 충분한 군 인력과 장비 투입 △도로·철도·댐·제방 등 주요 시설과 침수된 주택·상가·농경지를 신속히 복구하는데 범정부적 역량 집중 △피해 복구에 차질이 없도록 재정지원 대책도 다각도로 검토 △침수 농경지 복구+피해 농가 긴급지원+병충해 확산 방지+농작물 생육과 약제 지원 △농수산물 물가 관리를 위한 공공비축물량 출하 등을 지시했다.

피해 복구도 재정 투입도 스피드가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피해 복구의 핵심은 속도다.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예비비와 재난재해 기금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하여 충분한 재정 지원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이 먼저 요구하고 있는 4차 추경론(추가경정예산)까지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도 예비비와 재난재해 기금 등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국회에서 추경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국민 격려도 빠질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이웃이 어려울 때마다 남일이 아닌 내일처럼 여기고 함께 아파하며 서로 돕는 공동체 정신을 발휘해왔다”며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라고 평가받는 코로나 대응도 연대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악의 물난리를 이겨내는 데도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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