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라서 가능
곧 공개 사과할 듯
보수 지지자들 뛰어넘어 사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공개 회동에서 중대한 발언을 해서 언론상에 오르내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 지난 6월23일 초선 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백종원 대권 주자론을 거론했던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2일 김 위원장은 최근 여러 비공개 회의들에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당대표급 인사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시를 공개적으로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보수우파라는 명칭 사용 금지, 기본소득 선점, 전일보육제 거론 등 취임 직후부터 통합당의 혁신을 위해 틀을 깨는 행보를 걸어왔다. 여전히 태극기 세력과 친이명박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두 대통령을 끊어내는 정치적 시그널을 내비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위원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메시지가 나온 배경은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부족했다”는 총선 패인을 정리한 백서 초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다.

연합뉴스에 보도된 측근들의 전언에 따라 김 위원장의 생각을 짐작해보면 이런 거다.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으므로 거기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탄핵이 옳았냐 그르냐를 떠나서 어쨌든 탄핵이 됐으므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었다. 진심 어린 반성이 결여된 채 차일피일 미뤄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지지자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만 국민들 보기엔 어쨌든 탄핵당했고 수감된 것인데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조만간 적절한 타이밍을 선택해서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 저자세로 두 정권의 집권 사실 자체를 다 부정하는 형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