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를 위해
속도전이 중요
김정숙 여사도 비공개로 봉사활동
현장에서 피해 상황 절절하게 느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여야 정당 지도부가 연일 폭우 피해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12일 하루를 통으로 할애해서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충남 천안 등을 방문했다. 9시간 동안 KTX와 버스를 타고 767km의 거리를 이동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문 대통령은 최근 야당에서 먼저 거론됐던 4차 추경론(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이 부족할까봐 염려해 충분히 (피해 복구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추경 이야기가 나오는데 추경은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아직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충분히 비축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천안 병천천 제방 붕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집중호우 피해현장인 병천천 제방을 둘러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천안시 폭우 피해 현장인 병천천 제방을 둘러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무래도 문 대통령이 직접 움직이면 현장에서 의전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수행 인원을 최소화했고 전용차가 아닌 KTX와 버스를 이용했고 이동 중에 도시락으로 식사를 챙겼다.

문 대통령은 KTX 열차 안에서 “한창 피해 복구 작업을 하는데 의전적인 문제로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방문을 망설였다. 하지만 피해 상황이 심각해서 대통령이 가는 것 자체가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행정 지원 독려의 의미가 있어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도 같은 날 비공개로 강원 철원군에 방문해서 피해 복구 봉사활동에 힘을 보탰다. 김 여사는 가재도구 정리, 세척 작업, 배식 봉사를 진행했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 등 소규모의 수행 인원이 동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 (사진=청와대)

가장 먼저 문 대통령은 영호남의 경계 지역으로 유명한 하동 화개장터를 찾아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면서 피해로 고통받는 상인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화개장터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재해 복구 통합 상황실 천막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보니까 얼마나 피해가 큰지 또 그 때문에 얼마나 상심할지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빠르게 지원이 되느냐가 관건이라는 점을 실감했다. 국민들이 함께 하고 또 중앙정부가 함께 한다. 믿음을 가지고 하루라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구례에서는 5일시장을 찾아갔는데 문 대통령은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현장 방문이) 부담을 주거나 누가 되지 않을까 늘 망설여지는 면이 있다. (정부가)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복구에)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KTX 열차 안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KTX 회의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절차를 빠르게 밟는 차원에서) 시군 단위로 여건이 안 되면 읍면동 단위로 세부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김계조 재난안전관리본부장(행정안전부)에게 “인명 피해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거듭해서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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