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역 잘 하는 편이지만
언제든지 제2의 신천지로 갈 수 있다
방역 수칙 어기고 불법행위 하면 강경하게 대응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19로 8개월째 전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전세계 시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4일을 기점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다시 세 자릿수(103명)로 접어들었다. 광복절인 15일 166명, 16일에는 279명이었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속이 탄다. 일요일(16일) 오전 페이스북에 단호한 글이 올라왔다.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폭증하며 하루 사이에 279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부 교회에 대한 확진자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들에 의한 2차·3차 감염의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 당분간 큰 규모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지난 2~3월) 신천지 이후 맞이한 우리 방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대고비”라고 환기했다.

이어 “(광복절 서울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에 대해) 격리 조치가 필요한 사람들 다수가 거리 집회에 참여까지 함으로써 전국에서 온 집회 참석자들에게 코로나가 전파되었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온 국민이 오랫동안 애써온 상황에서 국민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대단히 비상식적 행태”라며 “국가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협조를 구함과 동시에 불법행위에 대한 엄단을 공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정부는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를 엄단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고 법치를 확고히 세워나가는 정부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한국은 방역을 매우 잘 하고 있는 괜찮은 나라다. 미국이 확진자 수가 553만여명으로 1위이고, 10위까지의 국가들을 보면 수십만명의 확진자들이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은 17일 오전 기준으로 77위인데 △확진자 1만5318명 △사망자 305명 △완치자 1만3910명 △사망률 2% △완치율 90.8%의 상황이다.

그래도 코로나는 전파율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다. 그래서 다시 신천지 사태로 돌아갈 수도 있는 길목에서 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수도권 확산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전국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고위험 시설과 업종의 이용을 제한하고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되고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다방면의 조치가 시행된다”고 정리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협조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반드시 실천해주는 것과 함께 밀집, 밀폐, 밀접의 3밀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소모임 활동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특히 대규모 집단 감염원이 되고 있는 일부 교회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집단 감염 이후에도 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큰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교회의 교인들, 가족, 접촉자들, 어제(15일) 집회 참석자들과 가족, 그들의 접촉자들은 조속한 진단 등 방역 조치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중대 고비에 처한 코로나 상황에서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오직 국민에게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 저지에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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