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10은 IBM 서버용 CPU 제품군의 진화를 상징한다”
삼성전자 7나노 경쟁력 입증…대만 TSMC와 격차 좁혀
이재용 부회장, IBM 수주에 결정적 역할…‘비전 2030’ 결실

IBM은 17일(현지시간) 차세대 서버용 CPU인 ‘POWER(파워) 10’(2021년 하반기 출시)을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최첨단 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IBM은 17일(현지시간) 차세대 서버용 CPU인 ‘POWER(파워) 10’(2021년 하반기 출시)을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최첨단 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IBM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 맡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년의 역할이 주목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언한 ‘반도체 비전 2030’의 구체적인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1위 대만 TSMC와의 7나노 경쟁에서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대형 거래처 제품을 수주함에 따라 추격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BM은 17일(현지시간) 차세대 서버용 CPU인 ‘POWER(파워) 10’(2021년 하반기 출시)을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최첨단 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IBM이 차세대 CPU를 삼성전자에 위탁생산하기로 한 것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로 여겨진다는 평가다.

IBM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아니라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해서 글로벌 기업 고객들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IBM의 CPU 라인업 중 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은 파워10이 처음이다. (사진=삼성전자)
IBM의 CPU 라인업 중 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은 파워10이 처음이다. (사진=삼성전자)

@ 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은 ‘파워10’이 처음

IBM의 CPU 라인업 중 EUV 기반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은 파워10이 처음이다. 

양사는 2015년 업계 최초의 7나노 테스트 칩 발표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공정 기술 R&D(연구·개발) 분야에서 협업해왔는데 이번에 중요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파워1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의 결정체다. 7나노 공정을 적용해 전작(파워9) 대비 성능을 최대 3배까지 향상시켰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이후 올 2분기 기준 분기와 반기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IBM의 차세대 서버용 CPU까지 수주하며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를 맹추격하게 됐다.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생산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현재 TSMC와 삼성전자 단 2곳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는 5나노 공정 양산에도 돌입했다. 아울러 성능이 크게 개선된 5나노 및 4나노 2세대 기술 개발에 착수하는 등 초미세 공정 기술을 주도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워 10은 IBM 서버용 CPU 제품군의 진화를 상징한다”며 “EUV 기반 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집약시키는 등 ‘초격차’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작년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작년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 IBM CPU 생산 수주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입증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대형 거래선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IBM이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서버용 CPU 생산을 삼성에 맡김으로써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이 입증됐다”며 “새로운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7나노 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삼성전자와 TSMC 양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1위 기업을 제쳤다는 평가와 함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8.8%를 기록했다.

1위 대만 TSMC(51.5%)보다 32.7%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1분기(38.2%포인트)보다는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CPU 시장에서는 아직 미국 인텔의 영향력이 독보적이다.

최근 인텔이 CPU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양사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TSMC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6조원대 투자 계획을 승인하는 등 독주 체제를 굳힌다는 전략이어서 삼성 또한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작년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IBM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이번 위탁생산 수주에는 이 부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IBM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이번 위탁생산 수주에는 이 부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삼성전자)

@ IBM CPU 위탁생산 수주에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큰 몫’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IBM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이번 위탁생산 수주에는 이 부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와 IBM은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7나노 테스트 칩을 구현하는 등 10년 이상 공정 기술 분야 협력을 이어왔다.

지난 2016년에는 이 부회장과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만나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지니 로메티는 올 초 CEO에서 퇴임한 뒤 현재 IBM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활동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지난 2월 화성사업장을 찾아 EUV 라인을 직접 살펴보는 등 시스템 반도체를 직접 챙겨왔다.

올 6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공정기술 중장기 전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뒤 미세 공정 기술 리더십을 굳혀나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13일에 업계 최초로 7나노 기반 시스템 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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