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조류’, ‘양서·파충류’, ‘어류’의 적색목록(Red List)을 선정하고, 멸종위기종별로 분포 및 서식현황을 수록한 적색자료집을 발간한다. 이번 적색자료집의 발간은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발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적색자료집(Red Data Book)이란 이름은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1966년 발간한 책자의 표지 색에서 유래되었다. IUCN은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의 상태를 널리 알리고 보호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빨간색 표지의 책자에 지구상의 멸종위기종을 수록하였다.

적색목록(Red List)은 적색자료집에 수록된 종의 목록으로, IUCN에서 제시하는 범주와 기준에 따라 선정한다.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에 따라 9개 범주로 구분되는데, 이중 위급(CR), 위기(EN), 취약(VU)에 해당하는 종을 멸종우려(Threatened)종이라 하고, 멸종위기종이라 함은 이 범주에 들어가는 종을 말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의 멸종위기종을 선정해 국가 차원의 적색자료집을 발간하여, 자국의 국가 멸종위기종 총서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109개 국가에서 적색자료집을 발간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이내에 개정판을 발간한 국가도 70개국에 이른다.

일본은 1991년에 적색자료집을 발간하기 시작하였으며, 2000년부터 개정판을 발간하였고, 2006-2007년에는 적색목록을 수정하여 발표하였다. 중국은 1992년 발간을 시작하여 2004년부터 개정판을 발간하고 있다. 북한은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척추동물(2002년), 식물(2005년)에 대해 적색자료집을 발간하였다.

이번에 발간된 적색자료집에는 “조류”(95종), “양서·파충류”(43종), “어류”(76종) 등 총 214종에 대한 평가 결과가 수록되어 있다.

따오기, 원앙사촌, 크낙새의 조류 3종과 어류인 종어가 지역절멸(Regionally Extinct)범주에 해당하여,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고 평가되었다.

따오기,19세기 말까지는 전국에서 관찰되었으나, 1979년 이후 자연 상태에서 관찰기록이 없다. 원앙사촌 전 세계에 표본이 3점밖에 없으며, 1916년 낙동강에서 채집된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크낙새 경기도 광릉에서 번식하였으나, 1981년 이후 관찰기록이 없다. 종어 1930년 전후까지 한강, 임진강, 금강에 서식하였으나, 1970년대 이후 절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위급 5종, 위기 36종, 취약 50종 등 총 91종이 멸종우려 범주로 평가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멸종위기종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하여, 멸종위기종의 지정·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멸종위기종별로 분포, 서식지·개체수 현황 및 위협요인 등이 수록된 적색자료집이 발간되어, 멸종위기종 보호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적색자료집 발간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기 전에, 적색자료집이 발간되어 총회 개최국으로서의 명예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 WCC) : 자연보전, 생물다양성, 기후변화를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개최하는 자연, 환경 분야의 올림픽으로, 제5회 총회가 2012년 9월 제주도에서 개최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주도 총회가 개최되기 전에 “포유류” 및 “관속식물” 적색자료집과 적색목록(Red List) 영문판을 발간, 총회 참가자에 배포하여,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 보호 노력을 국내외에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